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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앱에서 만난 그 사람.

HER |2015.12.08 19:04
조회 1,239 |추천 5
.얼마전부터 페이스북에 소개팅앱에 대한 광고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나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입절차가 까다로운 앱도 있고 아닌 앱도 있고 다양했다. 앱은 어디까지나 앱이라고 생각한 나는 별생각 없이 설치하고 4명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꽤나 진지한 얘기들이 오갔고 그래도 이사람 저사람 보다 한사람이랑만 연락을 하자 싶어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과 더 많은 얘길 나누기 시작했다. 카톡으로 넘어와서 얘길 하다가 번호도 주고 받고 이런저런 사는 얘기도 하며 제법 가까워진 기분을 느꼈다.그 사람은 공대출신 나는 예체능 . 서로 분야가 다르니 신기하고 재밌었다.그러다가 하루 이틀 지날 수록 나도 모르게 이사람에게 너무 많은 이야길 하고 있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화, 아침마다 오는 카톡, 너무 빨리 일상이 되었다.그도 우리가 너무 빨리 친해진것 같다고 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친구들은 미쳤냐고 너 그러다가 장기 털린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절대 만나지말라고 난리가 났었다.
마치 영화 Her 같은 느낌이었다 . 한번도 본적도 없는 그 사람이 너무 의지되기 시작한거였다.
눈이 많이 왔다고 아침 출근길에 눈사람을 만들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고 손시렵다고 말하면 손잡아주고 싶다 그러고 처음 전화 하던날 아이구 어색해라 말하면 뭐가 어색하냐며 목소리가 좋다고 보고싶다고 말했던 그 사람.
친구들은 뜯어 말렸다. 분명 좋은 사람은 주변에 있다고 제발 만나지말아라 했다. 그래 내생각도 그랬다. 6살이나 연상에 너무 멀리 살고 나는 예술가로 살아야 하는데그사람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야 하니 어찌보면 안맞아도 한참 안맞은거지.
그래도 보고싶었다. 일주일동안 날 설레게 해줬던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나는 보고싶었고 애틋했다. 서로가 걱정했던 것은 둘중 한사람이 실망했을 떄 좀 그럴거 같다며 웃으며 얘기 했다.
드디어 만나는 날이 왔다.치마 입은 여자를 좋아하고 빨간색을 좋아 한다던 그사람을 위해서 3년전 공연 때 입었던 빨간색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그렇다. 맞을리가 없지 너무 몸에 딱 맞아서 숨쉬기도 힘든 그 원피스를 입고 나갔다.조금이라도 그사람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속도 안좋고 너무 심장이 쿵쿵 거렸다.2시까지 만나자고 했는데 결국 내가 10분이나 늦어버렸다.근데 그사람이 더 늦었...ㅠㅠ 1시간이나 일찍 와있었는데 머리를 자르고 오느라늦었다고 했다. 얼마나 억울했을까...싶어 그런가보다 했다.밥을 먹는데 정말이지 너무너무너무 속이 안좋았다.그래도 반은 먹자! 싶어서 꾸역꾸역 먹고 자리를 옮겼다.그사람의 표정은 날 만난 순간부터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급격히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케익을 무진장 좋아한다길래 커피랑 케익을 시켜왔다. 배가 불러서 케익을 먹고싶지 않다고 한다 (계속 시키라고 내가 그래서..ㅜㅜ)커피가 나왔다. 그사람이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He 말해야 할 거 같아서 .. 음.. 내 타입은 아닌거 같애..우리가 너무 빨리 친해졌고 그게 이상했고.. 당황스러웠어..그리고 이렇게 앱으로 사람 만나면 너 몸보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도 있을거야 조심해야해.. 여태 연애를 못하는건 너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거야..
Her 언제부터 그런생각을 한거예요?
He 밥먹을 때 부터? 나 먼저 일어 날까? 그게 맞는거 같애
Her 그럼 이거 커피랑 케익은요?
He 케익 싸달라고 할까? 
Her  오빠 같으면 이거 가지고 가고 싶을까요? 지금 이상황이 고스라니 기억날 텐데?    
뭐가 잘못된거였을까.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내가 다가간 것도 맞고 다 맞는데 그날 아침까지날 설레게 했던 그런 말에 대한 책임은 하나도 없고 그냥 내가 다가가서 당황 스러웠다는 것이 날 더 당황스럽게 만들었다.사진을 보고 본인이 생각했던 이미지가 달라서?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보다 조금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딱 그 나이처럼 보였지.그래도 내가 보는 이모습이 이사람의 전부는 아닐거야.라는 마음 하나로 오늘 재밌게 보내자 생각하고 있었는데이건 무슨 날벼락을 맞아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일주일동안 나와 많은 얘길 한 건 사실이지만그게 나의 전부가 아니고 그대의 전부가 아니라는거.좋은 사람만날 수 있을거야 라고 당신은 날 위로할 자격조차 없는거야.내가 알 수 없는 감정때문에 삐지고 그런게 당황스러웠을 수 있어.그럼 보고싶다고 말하지 말았어야지.괜한 말로 사람을 설레이게 하지 말았어야지.왜 다 나떄문인거야. 계속 왜 자기가 좋냐고 했죠? 내가 호감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면 싫어 할 여자 얼마나 있겠어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부여하지 말아요.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에요. 일주일이 지나면 모든게 다 잊혀지겠지만 좋은경험이라 할 수 없는 경험.
태어나서 앱도 처음 깔아보고 그렇게 짧은 시간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본 것도 처음이지만 그래도 그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좋은 추억이니까 그냥 그만큼만 기억하고 매듭을 짓는걸로.
그리고 영화 Her 을 보며 공감했던 나에게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크나큰 교훈을.
 그가 좋아서 지금 이런 글을 쓰는게 아니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쓰며 서로에게 애썼으니까아직은 내 삶의 일부에 그 사람이 있는 기분이라 그게 싫어서 다 토해내고 싶어서 ..내 진심이 왜곡된거 같아서 . 
추천수5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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