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는 당황했다. 든든하게 믿고있던 블랙스타가 저렇게 어이없이 무너질줄이야...
"형님 빨리 자리를 피하세요."
"아니..너희를 두고 어떻게 나만 가냐?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지..."
"우리는 이미 각오했습니다..형님은 다음을 위해서라도 어떻게 하던 사셔야합니다..
그러니깐...자리를 피하세요..여기는 저희가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겠습니다.
"아니다..그럴수 없다. 나 살자고 너희들만 사지에 두고..."
"형님...그러면 저희들 전부 여기서 할복하는걸 보시고 가겠습니까?"
차마 터질듯한 울음을 참고
"미안하다...못난 나때문에...애꿎은 너희들만...정말 미안하다."
독사는 부하들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일어나자
"형님 다음 세상에서 뵙겠습니다."하고 부하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독사는 뒷문으로 해서 밖으로 빠져나갔다.
독사가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고 서희가 뒤쫓아가자
독사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차를 빼고 있었다.
서희는 날듯이 쫓아가서 운전석유리창을 주먹을 깨버리고
"은진이 어디있어?"
그러자 독사는 황급히 후진으로 뒤로 차를 십여미터를 빼더니 딱 멈추고
서희를 노려보면서
'너만 아니였으면...너만 방해하지 않았으면..애당초에 차승태도 끝나고
그러면 우리애들만 남겨놓고 이렇게 도망가지도 않아...이새끼 죽여버리겠어.'
독사는 액셀을 밟았다.
서희를 향해서 차가 달려오자 서희도 차쪽으로 달려가서 붕~ 날라서 두발을 모아서
앞유리창을 부셔버렸다.
차가 멈추자 서희는 얼굴에 유리파편을 맞아서 피투성이가 된
독사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리고
"다시 묻겠다...은진이 어디있어?"
"모른다..."
"몰라?...모르면 내가 생각나게 해주지..."하고 주먹으로 독사의 옆구리를
세게 가격하자 독사는 비명을 질렀다.
아마도 갈비뼈가 부러진듯했다.
"아직도 모르냐?"
입을 악다물면서 고개를 젓자 서희는 아까 맞은 부위를 꽈악 누르자
독사는 고통을 참지못하고
"안에 있다..안에 사무실에..."
서희는 창고를 향해서 달려가자 창고 안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안에 있던 독사부하들이 미리 준비해둔 화염병을 던져서 입구쪽과 안쪽에 불을 질렀다.
같이 죽겠다는 심사인듯...
차승태와 부하들과 일행들은 창문을 깨고 나가거나 문을 부수고 나갔지만
그와중에 많은 부하들이 목숨을 잃었다.
서희도 안에 들어갈려고 했지만 열기 때문에 주춤하고 뒤로 물러나자..
고수: 왜 안들어가는거야?
"불길이 너무 세"
고수: 그러면 은진씨는?
"고수야~ 미안하다..아무래도 포기해야..."
고수: 무슨소리를 하는거야...들어가자..들어가자구...은진씨가..
은진씨가 저기 있단말이야..
"무리란 말이야..지금 들어가면 너까지 죽을수 있어."
고수: 죽어도 좋아..들어갈거야..돌려줘..원래 내몸으로.....
"고수야~ "
고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다..
으아아아~ 하고 마치 미친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발광을 했다.
"얌마~ 고수야..진정해..고수야~"
고수와 서희가 유지하고 있던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다가
급기야는 고수 자신의 몸을 되찾았다.
고수는 손가락도 움직여보고 목도 움직여보면서
"어..되돌아왔네...다시 되돌아 왔어...내몸으로.."
서희: 축하할일인지 몰라도 아무튼 잘됐네...그런데 무모한 짓은 하지마..
알았지..내가 이렇게 부탁할께.
고수는 귓등으로 듣고 겉옷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뒤로 몇발자욱 물러났다가
크게 심호흡을 몇번하다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길속으로 뛰어들었다.
서희: 얌마 죽으려고 환장했어...무슨짓이야?
"앗~ 뜨거워 눈도 맵고 앞도 잘 안보여..."
서희: 그러면 불인데 뜨겁지 차갑겠냐?
고수는 기침을 하면서 앞으로 달려갔지만 곳곳에 있는 시신때문에 걸려서 넘어졌다가
일어나서 다시 앞으로 뛰었다.
서희는 내심 놀랐다.
평소에 보았던 헤헤거리면서 웃고 조금은 철없어 보였던
그런 모습은 고수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수없고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눈이 빛났다.
거의 끝에 있는 벽으로 와서 철제계단으로 해서 위로 올라가는 난간을 발견하고
위로 올라갔다.
앞이 잘보이지 않자 고수는
"은진씨~ 은진씨 어디 있어요?"
그러자 저쪽 구석에서 기침을 하면서
"고수씨..여기요..여기요."
고수는 벽을 더듬더듬해서 그쪽으로 가서 묶여있는 은진을 풀고
"괜찮아요? 다친데는 없나요?"
"네에..저는 괜찮아요."
"가죠...여기서 빨리나가요..."
고수는 자기가 뒤집어쓰고 온 겉옷을 은진의 머리위에 덮어주고 계단을 내려왔다.
불길은 아까보다 더 세졌다.
은진은 무서운듯이 겁에 질려있자 고수가
"은진씨 걱정마세요..저를 믿어보세요...언제나 은진씨를 지켜주겠다는 그약속을
믿어보세요."
하고 은진의 손을 꼭잡자 은진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은진은 고수의 겉옷을 머리에 쓰고 고개를 숙여서 자세를 낮추고 한손은 고수의 손을
꼭잡고 앞으로 향했다.
고수는 은진의 콜록콜록하는 기침소리가
여기저기 화상입은 자신의 상처보다 더 아프게 다가왔다.
그리고 얼마쯤가자 저쪽에서 입구가 보이는것 같았다.
"은진씨 다왔어요..조금만 힘내세요.."
그런데 갑자기 앞쪽에 천장을 받치고 있던 나무기둥이 쾅소리를 내면서
떨어지자 고수는 은진을 감싸앉고 등을 돌렸다.
다행히 직접 떨어지지 않았지만
나무기둥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반동때문에 바닥에서 몇번 튀어오르다가
고수의 등쪽을 때렸다.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비명마저 그 고통속에 삼켜졌다.
"고수씨 괜찮으세요? 다치신것 같은데..."
"네에..괜찮습니다...나가죠.."
천신만고끝에 겨우 밖으로 나온 고수와 은진...
"고수씨 너무 고마워요.. 아까 안에 갇혀있을때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했는데
고수씨가 아니라면..."
하면서 은진이 눈물을 글썽이자
"아니 별것도 아닌데... 그래도 다행입니다..정말 은진씨한테서 무슨일이라도
생겼으면 절대 저를 용서하지 않았을겁니다."
은진은 고수의 품에 안기면서
" 고마워요...고수씨.."
"아~"
"왜그러세요? 아파요?"
"네에...너무 아프네요.."
은진은 고수의 등을 보면서
"어머..어떻게해요? 등에서 피나요...고수씨 우리 빨리 병원가요.."
하고 고수의 손을 잡고 갈려고 하자 고수는
"네에..그런데 그전에..."
하면서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은진의 얼굴을 닦아주면서
"검댕이 묻었어요... 그런데 그런게 묻어도 은진씨는 어쩜 이렇게 예뻐요?"
은진도 웃으면서 손수건을 꺼내서
"고수씨도 묻었어요... 그런데도 고수씨는 어쩜 이렇게 멋지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웃는 그들을 보고
서희: 아니 이것들이 내 앞에서 염장질대회를 하나...
고수 너는 아프다면서...
고수는 히죽웃으면서
고수: 서희야 부럽지? 히히... 지금은 아파도 안아프다...
서희: 흥~ 부럽기는 개코다.
독사는 정신을 차리고 왼쪽갈비뼈쪽을 만지면서 천천히 일어났다.
조금만 움직여도 깊은곳에서 고통이 전해져왔는데 도리어 그것이 독사의
증오심을 불태웠다.
'이새끼 내가 이렇게 끝날것 같으냐?'
차문을 열고 들어가서 시동을 걸고 고수와 은진이 있는 쪽으로 달려들자
고수는 갑자기 달려오는 차를 보고 깜짝 놀라서 황급히 은진을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고수는 차에 치여서 공중을 붕 날라다가 털썩 땅바닥에 떨어지고
독사의 차는 창고벽을 박고 멈춰섰다.
은진은 고수에게 달려와서
"고수씨 정신차리세요..고수씨...고수씨..흐흑~"
고수의 뒷머리에서 진득한 피가 흘러나왔다.
은진의 눈물이 반쯤감긴 고수의 눈에 떨어져서 고수의 얼굴을 타고 흘렀다.
'은진씨'라고 불렀지만 소리는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고수: 서희야..내가 왜 이래..내가 왜이러냐구.. 왜 목소리가 안나오는거야?
서희: 고수야..
고수: ....
서희: 너 지금 죽어가고 있어..
고수: 거짓말이지?..내가 이렇게 은진씨를 보고 있는데...내가 내가 왜죽어?
은진씨를 두고 왜 죽어...왜 내가 죽냐구...
이때 화령사와 장형사가 창고에 도착하고 장형사는 불타고 있는 창고를 보고
"뭐야 저건...벌써 다 끝난거야?.."
화령사는 고수를 발견하고
"아니 저자는..."
하면서 고수쪽으로 걸어가자 동자승도 같이 따라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