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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혼하러 가요 잠이 안오네요

00210 |2016.01.19 04:14
조회 78,155 |추천 210
원래 성격이 예민하지도 않고 오히려 둔해서 큰 일 아니고는 스트레스도 잘 안받아요
근데 내일 이혼하러가는 것 때문인지 요즘 휴가라 밤낮이 바뀌어서 그런건지 새벽 네시가 되가는데도 잠이 안오네요
어제도 해뜨는거 보고 잤는데 그래서 그런건가요
저 이제 30살인데 결혼하고 6개월만에 이혼해요
아니 별거를 5개월째 하고있으니 11개월만이네요
그냥 안맞더라구요
처음엔 니가 맞네 내가 맞네하며 싸웠는데 그냥 결국 서로 안맞고 다른거였어요
판에서 남녀가 늘 싸우는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문제가 가장 컸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개인의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인 것 같아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는것처럼 남도 나와다른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거겠죠
예전부터 다양성에 대해서 많이 열려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저에게 그런 상황이 오니 다양성이고 뭐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되니 싸움밖에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시댁과의 문제도 조금은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 그게 가장 커져버렸어요
신랑이 시댁에 가서 저와 시댁어른들과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바람에 전 나쁜 며느리가 됐어요
신랑이 가끔 시댁어른들께서 저를 칭찬하시거나 잘 챙겨주시면 질투한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있었는데 저랑 틀어지고나니 시댁에 자기 입장만 또 어떤 부분은 거짓말까지 보태가며 절 미워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더라구요
그래서 그부분은 그래 자기 아들이 가서 저렇게 얘기하는데 어떤 부모가 며느리 예쁘다 하겠냐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신랑보다 시댁이 더 싫어서 헤어지고 싶어요
오해로 빚어진 행동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절 그렇게 대한 시부모님의 행동만 기억에 깊이 남더라구요
남편은 몇개월 전부터 다시 이혼하지 말자고해요
하지만 거절했어요 시댁어른들 보고싶은 마음도 없고 저도 그사람에게 맞출 맘 없거든요
그 사람은 서로 맞춰보자하지만 그게 쉬운게 아니라는 건 이미 결혼 후에 다 느껴버렸어요
이혼에 대해 친정에 처음 말한 날 아침에 혼자 전주로 여행을 갔었어요
사실 얘기 할 생각 없었고 너무 힘들어서 혼자 주말에 급하게 여행 간거였는데 엄마 전화받고 다 무너져내렸어요
너무 힘든데 사실 말할사람 하나 없었거든요
정말 친한 친구들도 있지만 그 친구들한테도 얘기하기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저 정말 잘사는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 제가 6개월만에 별거라니 말하기 힘들었어요 부모님은 당연히 말씀드릴 수 없었고요
엄마한테 전화로 그렇게 말씀드리니 엄마가 당장 전주로 갈테니 만나자 하시더라구요 많이 우시면서요
그래서 제가 가겠다고 하고 친정으로 가서 그날 다 말씀드렸어요
결혼 전 그렇게 잘해주던 그놈이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가슴을 치고 우시는데 안그래도 눈물 많은 엄마와 저는 밤새 껴안고 울었어요
아빠도 우시더라구요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그래도 우리 딸이 그렇게 힘들게 사는건 원치 않으시다며 제 의견 받아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결혼 전에도 남편이 듬직한 부분이 부족한거 같아 맘에 들지 않아 부모님끼리 그부분에대해 대화도 많이 하셨대요 그래도 제가 좋다하고 제 삶이니 제 선택을 믿어주셨다고 하시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셨는줄은 전혀 몰랐어요 매번 우리사위 우리사위 하시며 정말 잘해주셨거든요 심지어 신랑이 나는 너랑 결혼 잘했다고 생각한 것 중에 큰 부분이 장인어른이라고 할정도로요
이혼 준비하면서 제가 직장에 알려지는게 싫어서 별거하고 5개월 뒤 그만 둘 예정이니 그때 이혼서류 넣고 정리하자고 부탁했는데 천성이 나쁜사람은 아니라 들어주더라구요
그리고 내일 아니 오늘 이혼해요
이제 숙려기간인 한달만 지나면 전 이혼녀가 되요
처음엔 해방감에 다시 태어난 것 같았어요
외국 가서 살아보고싶었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하고싶었던 거 다 하며 얽매이지 않고 살아야지 하며 기뻐하기도 했어요
근데 그것도 잠깐이지 이제는 무섭더라구요
이제 나 혼자 평생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나 외국 혼자 갈 생각하니 그것도 무섭고 친구들도 다 결혼하는데 그럼 난 이제 누구를 만나나 외로울 것 같고 그렇게 늙다 죽을 거 같아 순간 머리가 띵하기도 해요
그래도 안맞는 사람과 평생 괴롭게 사는 것보다는 행복할거라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어요

핸드폰으로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글이 왔다갔다 이상하네요
어쨌든 이혼하고 혼자 사시는 분들 어떻게 사는지 얘기도 듣고싶고 응원도 받고싶어요
저도 응원할께요 이혼하신 분들 다들 힘내시고 우리 열심히 살아봐요!
추천수210
반대수8
베플|2016.01.19 08:49
이것또한 지나가리....살다보니 정말 그렇더이다 .힘내고 본인이 행복하게 살면되는겁니다.
베플|2016.01.19 09:01
저도 님과 비슷한 기간 결혼생활했고 비슷한 사유로 곧 이혼해요. 앞으로 고통속에서 70년을 사느니 갈라서는게 나을거 같아서요. 친정부모님께 효도하며 혼자사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내세요. 고난이 있긴해도 이겨낼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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