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대학교 졸업을 바라보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빠가 다음주 수요일까지 천 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저희 엄마한테요.
작년 12월 엄마가 아빠를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가서 외할머니댁에서 약 45일 간 생활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학교가 타 지역에 있었기에 혼자 살고 있었고, 동생은 군인이었습니다.
제 기말고사 기간 전날부터 두분이서 싸우시더군요. 엄마는 아빠의 의처증을 문제라 말씀하시고, 아빠는 엄마가 갱년기 우울증때문에 저런 거라고 하시구요.
그렇게 두분은 계속 저를 사이에 두고 이리저리 책임을 전가하시면서 둘이서 풀리지 않는 문제로 힘든 점을 저한테 다 털려고 하셨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호소와 이야기에 동정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저에게 화를 내셨습니다.그리고 아빠는 저보고 자꾸 왜 부모님 문제를 니 문제로 생각 안 하냐고, 왜 모르는 척이냐고 그러셨는데..ㅋㅋ 전 제 할 도리까진 다 했어요. 부부상담센터도 여러 곳 알아보고 부모님 설득시켜서 상담도 받도록 권유했으니까요.. )
거기에 저는 스트레스가 극에 차올라 매일 혼자 울고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과 같은 우울증 증세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다행이도 남자친구와 친구들의 많은 위로와 관심으로 괜찮아졌지만, 그때는 정말 살고싶지 않더라구요..ㅎㅎ
그러다가 동생이 올해 휴가를 나오게 되면서 엄마가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행여 군에 홀로 있는 동생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고생이 심할 거 같아서지요.
그후로 동생이 다시 간 뒤에도 엄마는 계속 집에 남아 있으셨습니다. 그런데 어제 일이 다시 터졌어요.
엄마가 손목도 다치시고 저랑 찜질방을 가고싶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엄마가 아빠에게 딸이랑 같이 찜질방을 가서 좀 자고 지지고 목욕도 하고 올건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셨고, 아빠는 찜질방은 싫다고 사우나만 하시겠다고 하셔서
'같이' 차를 타고 찜질방으로 가서 아빠는 사우나만 요금을 지불하고 저와 엄마는 찜질방 비용까지 내고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찜질방에서 좀 자고 밥도 먹고 난 후 씻으러 탕에 들어갔는데 카운터에서 엄마 이름을 부르면서 찾더라구요.
알고봤더니 엄마가 연락이 안 된다며 아빠가 또 난리를 부렸더라구요. 어디 주부가 찜질방에 그렇게 오래 있냐면서요..ㅋㅋ 저희 총 5시간 있었어요
이게 뭐 잘못한 일인가요? 무료주차시간도 찜질방 이용 고객들은 5시간이던데요..?
이미 좀 오래 있을 거라고 말을 한 상태였고 다른 사람이랑 간 것도 아니라 딸이랑 간 건데 저거 하나로 또 이혼하자고 하더군요..(엄마가 집을 나갔을 때 먼저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가 싹싹 빈 것도 아빠였습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아빠는 없었고 아빠의 누나, 저한테는 고모인 분이 엄마한테 전화가 왔고 저는 아빠의 모든 만행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두 분의 통화내용을 들었거든요.
엄마는 아빠의 폭언으로 이미 많이 지친 상태셨어요. 그런데 동생이 가고 난 후 또 그러셨더군요..
엄마가 자고 있는데 술 먹고 들어와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니 팬티에서 남자 ㅈㅇ 냄새가 난다. 어찌 생각하냐?"
이전에도 여러번 우리집 강아지에게 엄마 팬티 냄새 맡아봐라 다른 남자 냄새 나냐 이러면서 성희롱과 수치심을 주셨다는데, 이번에 또 그러셨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고 저 역시 같은 여자로써 무척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고모가 하는 말은 "참아라. 그냥 같이 자줘라 합방해라. 니가 이상해서 그런거다." 이럽니다. 지금 저 말이 이해가 되나요..? 저만 미워 죽겠나요?
열 받은 엄마는 소리를 지르고 우시면서 전화를 끊었고 술 한잔 하자고 하셔서 동네 술집에서 같이 술한잔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 폰으로 아빠가 전화를 걸었고 엄마는 받기 싫다고 하셔서 제가 받았습니다. 그러자 술에 취한 아빠 목소리가 들렸고 왜 니가 전화를 받냐며, 니가 엄마와 아빠 사이를 가로막는다며 이새끼 저새끼하면서 욕을 하더라구요ㅋ
그래서 전 엄마 화장실 갔다고, 그리고 욕은 하지 말라고 왜 욕을 하냐니까 갑자기 저보고 안하무인이라며..ㅋㅋ 대학교 4학년이 취직도 못하고 뭐하냐고 그러더라구요..ㅋㅋ
제 전공.. 전공으로 취업을 하려면 석사 과정이 기본이고 필수입니다.(전공분야 학회에 구인게시판을 보면 죄다 석사에 경력 1년 이상..) 저 역시 다른 친구들처럼 전공에 대해 자부심도 있고 배우는 게 즐거워 그쪽을 목표로 살아왔지만..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데 어떡해요. 대학교 4년 등록금도 부담인데 대학원까지는.. 차라리 제가 돈을 벌어서 나중에라도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린 상황이었구요. 공무원도 그냥 하려고 한게 아니라, 제가 대학교를 다니면서 그 관련 기관에서 1년 반동안 실습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생기고, 하고싶던 직업 2지망은 되었기에 선택한 길입니다..
그런데 저 말을 들으니까 정말 조금이라도 남았던 정도 우르르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아빠 술 먹었으니까 내일 술 깨고 얘기하자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엄마는 지금 집에 가면 무슨 일 생길지도 모른다고 외할머니집으로 가자고 하셨고, 저 역시 동의하고 지하철 한시간을 타고 할머니댁으로 갔어요.
가는 길에 엄마가 혹시 아빠가 걱정할 수도 있다고 잠이라도 편하게 자도록 하라며 할머니집에 가는 걸 이야기라도 하래서 제가 문자를 넣었구요.
그러니까 아빠가 답으로 너도 엄마아빠 이혼 동의한 걸로 알겠다 이러더라구요?ㅋㅋ..
그래서 걍 답장 안 했어요.
아 집에 안 간 이유는 예전 저 어릴 때 아빠가 술 먹고 엄마를 건드려서 싸우면.. 진짜 큰 일까지 갔었던 안 좋은 경험이 있어서에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던 시절, 부모님이 싸우시고 아빠는 식칼 들고 설치고 엄마를 밀치고.. 그런 아빠를 말리던 어린 저를 던져버리셨습니다.
물론 침대쪽으로 던진 거였지만 그때 전 정말 약하고 작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내내 앞줄만 앉던 아이였거든요..ㅋㅋ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서인지 커서도 그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20살이 되어 아빠와 싸운 후 열받아서 처음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그딴 걸 왜 아직 기억하고 있냐고 그러더라구요.)
외할머니 댁에 도착 후 늦은 시간이라 바로 잠이 들었고, 오늘 낮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누워있던 아빠가 일어나선 천만원을 주면 이 집을 나가겠다네요.
참고로 저희 집 명의는 외할머니입니다. 어릴 때 아빠가 일자리를 잃고 다시 일을 구하며 뜨문뜨문 돈을 벌어 오신 지금까지 산 집입니다. (엄마도 일을 하셔서 맞벌이셨어요.)
뭐 천 만원을 주면 자기가 알아서 원룸 구하고 짐 챙겨소 나가겠다네요. 그것도 다음주 수요일까지요..ㅎㅎ
천 만원이 누구 집 개이름도 아니고.. 진짜 장난하는건지.. 이혼도장을 찍기도 전에 돈을 계속 요구하니 저까지 짜증나고 보기 싫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혼을 반대했지만 이제는 엄마의 길에 걸림돌이 되어주지 않으려구요. 25년간 살면서 엄마가 집을 나가자 그제서야 사랑한다는 말을 한 사람과 계속 살면 죽어서도 불행할 거 같아요..
마음 굳건하게 먹어야겠죠..? 겉으론 아닌 척 하지만..너무 힘들어서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