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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존잘존예커플이 있었다

ㄴㄴ |2016.02.11 00:41
조회 511 |추천 1
남자는 여자에게 잘 해줄 수가 없었고 결국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녀는 부모님 말씀을 따라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했고 그 남자와 그 남자의 아이들을 위해서 살았다.

이따금 가난한 커플이었던 두 남녀는 서로를 궁금해했다.

소심한 그 남자는 독신으로 살았다.

남자는 자신이 만약 결혼해서 아이를 갖게 되면 최소 셋을 낳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셋 모두에게 공평하게 대해주고 싶었고 옥수수 사료와 항생제를 먹지 않은 가축의 고기를 먹이고 싶었고 그들의 용돈이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싶었고 공해가 없는 환경에서 자라나도록 하고 싶었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살도록 하고 싶었고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자라나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그럴수가 없었다.

옥수수 사료를 먹지 않은 풀을 뜯고 자란 건강한 닭의 알을 얻으려면 시골로 가거나 주문하여 택배로 받는 수 밖에 없다.

유기농이란 이름으로 팔리는 식품들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아이들이 세명이니 외풍이 없는 최소 방 네칸짜리 집을 사야한다.

반지하는 안된다.

아파트는 층간소음이 있으니 안된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어야 한다.

놀이터는 안전해야 한다.

CCTV가 설치되어있어야 한다.

근처에 녹이 없고 대장균이 없는 깨끗한 물이 나오는 식수대가 있어야 한다.

근처에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

포름 알데히드, 벤젠, 납, 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도 마찬가지다.

놀이터 흙에는 기생충이 없어야 한다.

아이가 사먹는 음식에는 불량식품이 없어야 한다.

아이와 자주 놀아줄 시간을 내어야 한다.

아이들과의 약속을 깨지 말아야 한다.

아내가 세 아이를 키우는 동안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소심한 그는 예전의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다.

혹시 그녀가 사는 집의 벽면에 석고보드는 없는지,

혹시 바닥에서 라돈가스가 올라오는 건 아닌지,

항생제 달걀은 먹지 않는지,

코팅 후라이팬은 쓰지 않는지,

멜라민 용기는 쓰지 않는지,

어떤 언론사의 뉴스를 보는지.

투표는 누구한테 하는지.



정치에 관심이 없던 그녀는 그녀의 남편을 따라서 투표를 했다.

그녀의 남편은 대한민국 월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능력자였다.

그녀의 남편은 어떤 당이 자신에게 유리한 법안을 만드는지 모를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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