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말로만 듣던 '갑질'인가요?
샌애긔
|2016.02.14 23:48
조회 35,724 |추천 130
안녕하세요 네이트 판 이용자 여러분:)
저는 올해 스무살이 된 예비 여대생입니다.
법적으로 성년이 되었으니 이제 제 용돈정도는 스스로 벌고 싶어 모 로드샵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얼마 되지도 않아 갑질이라는 큰 벽에 부딪혀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우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가감 없이 전달드릴 걸 약속드릴게요.
업무 도중 손님 한 분이 매장에 방문하셨습니다.이것저것 테스트해 보시고 설명도 드렸더니 씨씨크림 하나를 마음에 들어하시더라구요.
그러고는 물티슈를 달라고 하셔서 손등에 바르신 씨씨크림 때문이구나! 하고 뒷쪽 매대의 화장솜에 클렌징워터를 묻혀 드리려던 찰나 손님께서 상품을 꺼내시다가 그만 테스터 제품을 팔로 쳐서 떨어뜨리셨습니다.
저는 얼른 주워서 상태를 확인하고(만약 깨졌을 경우 손님께서 반액을 보상하시는 게 매장의 원칙이거든요)깨지지 않았기에 매대에 다시 올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손님께서 왜 직접 물건을 꺼내주지 않았냐며,원래 손님이 꺼내기 전에 점원이 꺼내는 건데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이렇게 사고가 난 게 아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보통은 바로 앞에 있으니 직접 꺼내시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꺼내달라고 말씀해 주셔서 몰랐는데..
약간 당황했지만 "보통은 꺼내달라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구요,이 제품으로 하나 드릴까요?"
라고 말씀드리고 제품을 집어서 카운터로 향하는 순간 뒤에서 벼락같이 들리는 "야,안 사!"
정말 벙찌더라구요...뒤쫓아오셔서 점장 부르라고 소리지르시는데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서비스업 종사자니 참았어야 했지만 그만 저도 화를 참지 못하고 불러드릴테니 기다리시라고 대꾸해 버렸습니다ㅠㅠ.그분 화가 더해지신건 당연한 수순이었구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데 저도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카운터에 제품을 내려 두고 마음대로 하시라고,저도 오늘 그만둘테니까 점장님한테 마음대로 말씀하세요!라고 화를 냈어요.
그리고 점장님께 전화를 드리려는데...정말 폭언이란 폭언은 종류별로 다 들은 것 같아요ㅠㅠ
기억나는 것만 대충 적어보자면 학벌이 후지니 이런데서 알바나 한다느니,나이도 어린 게 싸가지가 없다느니ㅠㅠ...
중간중간 저도 몇 마디씩 응수했습니다
대학 얘기 꺼내시기에 저 인서울 대학 합격했고,손님은 얼마나 학벌이 좋으시기에 대학 운운하시냐고 했더니 유학을 다녀왔다고...
그래서 돈 있으면 가는게 유학 아닌가요?(유학생 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그냥 화가 나서 저분한테 던진 말일 뿐예요ㅠㅠ)그러니까 제 능력이 후져서 돈 없이 유학을 못 가는 거라고ㅎㅎ...약간 대화는 쭉 이런 느낌이었네요.중간부터는 저도 지쳐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ㅠㅠ
지금도 소리지르고 욕하고 계신다고 하니까 금방 오신다고 하셔서 전화 끊었더니 점장 왜 안 부르냐며 닦달을...
방금 경찰에 신고 넣었고 지금 점장님한테 연락 드릴거라고 했더니
법이 무섭냐고 너도 나한테 말대꾸하면서 무슨 신고냐고...종래엔 제 얼굴에 화장솜까지 던지더라구요^^...
(아까 제가 손등 닦아드리려 꺼냈다 못 드린 그 화장솜입니다.물건 내려놓으면서 같이 카운터에 던져뒀는데 그걸 집어서 던지셨어요.)
그래서 그냥 네 경찰 오시면 그때 말씀하세요~하고 말았습니다.결국 혼자 떠들다가 상종을 말아야 한다며 나가셨구요.
경찰분들 곧 도착해주셔서 얼굴 뵙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빵 터져서 제대로 말씀도 못 드리고 엉엉 울었습니다ㅠㅠ...잘 달래주신 두 분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ㅠㅠ...
우선 상황은 여기까지입니다.좀 길었죠^^;;
저도 미숙해서...그냥 죄송하다고 조아렸으면 끝났을지도 모를 문제를 크게 만든 거 같아 점장님께 너무 죄송했지만,(따로 사과드리고 잘라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것과 고소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법적 절차를 밟아나갈 생각입니다.저처럼 피해받는 다른 알바생들이 또 생길지 모르니까요.
다행히 매장에 씨씨티비가 4대나 돼서 사각지대도 없고,정상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에 본사 측에서 영상만 잘 보내 주신다면 고소 진행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본사 직원분과는 내일 통화할 예정입니다.저도 제 힘 닿는 대로 최대한 협조하고 노력할 생각이예요.
그렇다고 제 잘못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위에 적었듯이ㅠㅠ 저도 좀 싸가지 없게 대응했으니까요...
휴...그냥 꾹 참고 죄송하다고 하는 게 맞았던 걸까?하는 생각도 조금 드네요.그렇다고 그분이 제게 하신 행동들이 정당한건 아니지만요.
굳이 여기까지 와서 글 쓰는 이유는 이번 사건이 잘 해결되었으면 하고,앞으로 알바생 분들도 언제나 인격적으로 대우받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저희도 집 가면 귀한 자식이예요!(오늘 저희 부모님이 얼마나 속상해 하셨는지...)
그리고 학벌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일도 없기를 바라요...대학이 전부는 아니잖아요ㅠㅠ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도무지 잠이 안 와서 하소연해봤는데 조금은 속이 시원하네요.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베플BJ시노자키|2016.02.1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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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안사 !! 라고 할땐 네 안녕히 가세요 이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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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ㅇㅇ|2016.02.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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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님도 진상이긴 한데 글쓴이도 알바 하지 마요;;;;; 꼬박꼬박 말 받아치는데 어딜가나 저 사단 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