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유아들을 너무너무너무나 사랑하는 27살 남자 유치원 교사입니다
저는 중학교,고등학교를 둘다 검정고시로 졸업했고
수능을 19세가 아니라 17세에 쳐서 18살에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대학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어서 부모님은 수능을 다시 치기를 원하셨지만
저는 아무 유아교육과든 정교사 자격증만 준다면 들어갈 생각이었고
빨리 졸업해서 임용을 치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을 했습니다
입학 초기에는 형이든 누나든 다 잘 대해주시고 예뻐해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술자리에 참석하지 못 하니까 점점 소외되더라고요.
특히 남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저를 무시했어요
팀플 때마다 "고딩이니까" 라는 말을 꾸준히 하시더라고요
저도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있는 동기인데 고딩이라니..
그러다 나중에 제가 천식으로 군면제를 받았는데
"수고했네 빼느라 힘들었겠다 어지간히 빨리 졸업하고 싶나보네 대학도 일찍 들어오고 군대도 빼고" 하면서 비꼬기 시작했어요ㅋㅋ
가기 싫어서 안 간게 아닌데 저도 군면제 앞에서는 작아지더라고요.
유아교육과 안 에서도 이렇게 욕을 먹는데
대학 밖에서는 아예 '남자'가 '유아교육과'를 그 것도 '군면제' '지방대'에 '18살에 입학'
이게 총체적 난국이 되어서
부모님은 졸지에 아들을 중학교, 고등학교도 안 보내고 제대로 수능 공부시키지도 않고
이른 나이에 지방 유교과나 보내 아들 인생 망하게 한 한심한 부모가 되어갔습니다.
저는 군대도 안 가고 유아교육과나 다니는 남자도 아닌 남자가 되었고요ㅋㅋ
그러다보니 다른 대학생 남자들보다 4년을 더 빨리 졸업했고
임용에 올인해서 25살에 국공립 유치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지금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지 2년째 되는데요
남자 유치원 교사로써..신세한탄? 을 하고 가려고 합니다..
제가 임용되기 전에 사립유치원에서 잠깐 일을 했었는데
사립이나 국공립이나
정말 눈치가 없지않아 보여요..
원장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께 잘 보여야한다는 그런 눈치가 아니라
아이들을 대할 때 학부모님들의 눈치가 보입니다ㅠㅠ
일단 교사가 남자이면 학부모님들이 썩 좋아하지 않으세요
특히 여자아이의 어머님이시라면 더욱..
그 때는 제가 21살이라 조금 어리기도 했어서
전문대 나와서 유치원교사하고 있는 모습이 날라리 처럼 보이셨나봐요
신뢰를 못 하시는 것도 있고 약간 아동성애자 처럼 보시더라고요..
최대한 아이들과 스킨쉽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할 수 있는 건 손잡기 뿐이고 어떤 위험한 상황이거나 하지 않는 이상
여자아이를 안아 올릴 때도 조심해야 해요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대하다보면 남자아이한테나 여자아이한테나 뽀뽀를 많이 많이 받는데요
제가 사립에 있을 때 저를 많이 따르던 여자아이가 특히 저한테 뽀뽀를 많이 했습니다
선생님도 뽀뽀해달라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볼에 살짝 뽀뽀를 해줬는데요..
아이가 그날 어머니께 가서 이야기를 했나봅니다
다음날 유치원으로 거기 남자 교사 있지 않냐, 왜 아이에게 뽀뽀를 하느냐 하고 전화로 혼이 났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봐야겠다고..
국공립에 와서는 나이도 어느정도 대졸 나이고 임용고시를 봤다는 것 때문인지
학부모님들이 전보다는 믿어주셨는데
아이들이 아시겠지만 볼일을 보고 뒷처리를 잘 하지 못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제가 따라가서 닦아주거나 해야 하는데
그걸 꺼려하시는 부모님이 계셨어요 결국에 유치원을 옮기시더라고요..
저 때문에 유치원을 옮긴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저도 눈치가 있는지라ㅠㅠ저 때문에 유치원을 옮기시니까 제가 너무 죄책감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렇네요..
저도 나중에 7살 된 제 딸 몸을 20대 청년에게 보여주는게 싫을 것 같긴 합니다
이 것 외에도 남자 교사로써 약간! 힘든 점은
사립에 다닐 때 아무래도 저 혼자 남자이다보니
물건을 옮기거나 벌레를 잡거나 할 때 항상 제가 해야해요ㅠㅠ..
이건 저도 남자교사가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혹시나 여초 환경이라 남자가 대우받지는 않을까? 하는 예비 남고생이 있다면 알려주고 싶네요..
사립유치원이 딱 두 유형으로 나뉘는데
남자라서 안 받는 유치원, 남자라서 환영하는 유치원 이렇게 둘로 나뉩니다 극과 극이에요ㅋㅋ
저는 당연히 후자로 갔고 원장선생님 사랑을 받으며 동료 교사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생활했음에도
남자이기 때문에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하는 건 변함 없습니다ㅠㅠㅋㅋ
국공립으로 들어가고 나서는 초등학교 남자 교사분들도 계셔서
부담이 많이 적어졌어요!
이렇게 주절주절 신세한탄 하긴 했어도
선생님이 제일 좋다며 밤새 쥐고잔듯한 젤리를 선물로 건내는
천사같은 아이들을 볼 때면 저도 보람을 느끼고 만족하는 중입니다
개학을 앞둔 시점에,
이 곳에 아무래도 어린 아기들 어머님들이 많을 것 같아서
누나 아이디를 빌려 써보고 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