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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글에 대처하는 방법

돌멩이 |2016.03.17 11:32
조회 1,139 |추천 5

안녕. 늘 판에서 눈팅만 해왔던 서른즈음의 남캐야.

분명 나보다 연장자도 있을 것이고 어린 친구들도 있겠지만
예의를 떠나 서로 동등하게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반말로 찍찍 글을 쓴 점 미리 양해를 구할게.

 

동성판을 보면서 느낀 건데
생각보다 작위적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법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진짜 저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필력은 나빠도 한 번 글을 써보려 해.

 

드라마 소재로 사용해도 괜찮을 정도의
구구절절한 상황과, 애틋해보이는 사랑이야기는 분명 아름답고
계속 보고싶고, 저 커플이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해.

 

그런데,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상대가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상태잖아.

 

그런 행복감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내게 정말 소중한 기억을 그렇게 장난스럽게 함부로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지.

 

과도하게 로맨스로 글을 포장하고, 흥미유발을 위해 필체를 장난스럽게 바꾸고
이런 느낌을 받는 글이라면 이건 주작까진 아니어도 최소 있던 일에 대한
과장을 이끌어낸 faction 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선다.

 

하지만 난 설사 저런 글들이 주작이건 과장이건 중요하지 않아.
오히려 저런 글들을 통해서 안식을 찾는 기분이 들어.


작성자들의 입장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읽고 있는 내가 즐겁고, 안타까울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을 이끌어내면
이미 사실여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게 아닐까?

 

학교에서 벌어진 로맨스, 이 사람을 만나 처음 이 바닥에 눈을 뜬 이야기들도
없는 이야기 아니야. 내 주위에서도 저런 가슴 시린 이야기를 겪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받아들이게 된 사람들도 많으니까.

 

어쩌면 난 태어난 뒤 기억이 있을 시점 부터 정체성의 확립이 오기까지
하루에 열 다섯 번 성정체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으니
동성애자가 아닌 타인들의 자연스러운 연애 방식을 경험하지 못하고
그런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어서 그런지
저런 글들에 질투를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처음 이 글을 쓸 때는
'저 주작것들 진짜 괜한 환상만 심어주고 난리야.'
하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분명 있는 사실임에도 내가 왜곡해서 받아들이면
그건 내 안에서 이미 왜곡된 이야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 익명의 공간에서 쓰여진 글이 사실이건 거짓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
글을 읽고 희노애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 마음이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
(물론, 이를 악용하여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거짓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는 절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동성애자들의 삶 또한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의 삶처럼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고
그럼에도 그 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는데, 너무 아픈 말로
서로를 상처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끝맺을게.

 

내가 쓴 글이 중구난방인건 지금 내 감정이 중구난방이라
글도 그 마음을 따라간 것 같아.

 

결론도 뭣도 없이 이상하게 마무리 지어서 미안해!!

점심들 맛나게 먹고 행복한 목요일 보내자 :D

추천수5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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