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딩.. 기숙사에 거주중...
운동겸 초저녁에 자전거 라이딩을 즐깁니다.
어둑한 초저녁 날씨가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서 천천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숙사 앞마당 옆으로 농구장이 있고 그 사이로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인적도 없고 어둑한 기숙사 마당을 천천히 지나서 농구장을 가로막고 있던 주차된 차들 사이로 천천히 통과할 무렵, 순간 가공할 힘을 지닌 검은 덩어리가 쓱하고 보이더니 자전거 옆구리를 묵직하게 밀고서 나가더니 멈추는 겁니다.
어둑한 초저녁이라 여기저기 마당을 비추고 있던 작은 가로등의 불빛들이 차 전조등의 빛을 감춰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구요. 엔진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구요.
농구장 밖에서 유학생을 내려주고 그 길로 쭉 가면 후문이 있는데... 들어선 거 보면 농구장을 유턴구역으로 삼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서 갈 요량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차량 앞으로 고꾸라진 상황이라서 손등 여기저기 다 까졌구요 그런 장소에서 차에 충격을 당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던지라 황당하고 속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그러고서 한참이 지나도록 운전자가 나오지 않는 겁니다. 유학생이 한참을 저를 쳐다보면서 서있던 상황이었구요. 언제까지 그러고 있나 보자 속으로 화를 억누르면서 기다렸습니다. 일어서려는데 나오더군요. 60대로 보이는 할매였습니다.
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지금 뭣하는 겁니까" 소리를 쳤습니다. 그 할매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나도 바빠죽겟는데" 빽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저는 맨붕이 왔고 고물이 다 된 자전거를 번쩍 머리 위로 들고서 저쪽으로 힘껏 내동댕이 쳐버렸습니다.
병원을 가려고 차 문을 열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5살로 보이는 작은 여자 아이가 보조석에 앉아서 그 광경을 다 보고 있었던 겁니다. 하.... 나 억울한 건 차치하고 그 꼬마가 놀랬을까봐 걱정이 되더라구요. 에혀.... 그래서 병원 갔다가 엑스레이 찍어보고 무통주사 맞고...
그 와중에도 그 할매는 끝까지 저를 열받게 하더라구요.
무통주사 5만원짜리 맞았는데 혀에 침이 전부 말라버리고 술 취한 사람마냥 말이 어눌하게 나오구요 구토증이 생기더라구요. 학교 정문에 도착해서 "빨리 내려!!" 이러는 겁니다. 저는 속이 울렁거려서 댓구도 못하고 내렸습니다.
그 다음날 할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더러 자기쪽으로 합의하러 오라는 겁니다. 가해자가 오는 게 맞지요 피해자가 합의하러 가는 경우는 없잖아요.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보험사직원이 하는 말이 "어제 술 드셨어요?"
ㅎㅎㅎ
조심하세요... 마귀할멈은 존재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