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외국서 학교랑 회사 다니다가 지난해 말부터 한국 들어와서 한국에서 처음 직장생활 시작했어요.
그런데 대체 한국 유부남 분들은 뭘 믿고 자신이 싱글 여자들한테 매력 어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요?
저 너무 어이가 없어요. 외국서 회사 다니면서 정말 잘생기고 능력있고 돈많은 싱글들조차 데이트 신청할 때는 정중하고 겸손하게 하는데, 여기서는 배나오고 꼴랑 저랑 직급 하나 정도 차이나고 얼굴은... 하아 말 안할게요... 그런 유부남 분들이 정말 대놓고 자신감있게 단둘이 저녁먹자 술마시자 들이대는데 저는 어디서부터 이해를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당연히 유부남이라는 거 자체가 대쉬하는 게 말도 안되는거지만, 그걸 떠나서라도 한국 유부남들은 객관적으로 본인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는거에요?
막말로 제가 열살 가까이 더 어린데 직급이나 연봉은 거의 비슷하고 집도 훨씬 더 잘 살고 해외에서 학부 나오고 석사하고 학력도 더 높고... 그 사람들보다 딸리는 건 한국 회사 분위기 잘 모르는거랑 문서 작성할때 어려운 한국어 못쓰는거 밖에 없는데 대체 그 나이들고 찌질한 아저씨들이 왜 자기가 자신감있게 다가가면 제가 예스할거라 생각하는거에요?
그리고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저희 오피스가 유명한 빌딩이라 여러 회사들 입주해있는데 가끔 로비나 엘리베이터에서 저 봤다고 눈에 띈다고 소개시켜달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거든요.
(웃긴 건 그 중에 한두명은 또 유부남.....)
주변에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다들 고개 절레절레 흔들어요. 한국에서 회사 다니면 원래 그렇대요. 저는 그 자신감의 근원이 너무 궁금해요. 한국에서 여자분들은 결혼하면 남편분들께 집에서 너무너무 잘생겼다고 매일매일 말씀해주세요? 아니면 일하다보니 남자분들 담배피러 많이 나가시던데 서로 모여서 나르시즘에 빠져 너 정도면 괜찮다 서로 추켜세워주는거에요? 아니면 다른 한국 싱글 여자분들은 이럴때 그냥 고개 숙이고 네네 하고 만나주시나요? 얼마전에는 한국 타이틀로 실장, 상무 뭐 이런 분이 무슨 조언을 해준다고 불러서 내가 왕년에 이런 사람이고 이런거 저런거 너 도와줄 수 있다 하며 잘난척하는데 제가 한국 타이틀에 익숙하지 않아서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미국식으로 고맙다고 킵인터치하자고 하고 그냥 차마시고 악수하고 일어났는데 되게 당황해하면서 이따 저녁에 술이라도... 하더러고요. 제가 미국회사에서 매일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VP들이고 사실 제일 잘리기 쉬운 타이틀이라서 높이올라갈수록 잘난척 할수가 없는 직급이에요. 그래서 일할때 저런 꼰대짓은 찾아볼수 없고 레퓨테이션 관리 엄청 했거든요. 잘난척하면 다들 싫어하고 승진에도 문제 있으니까... 저랑도 농담따먹다가 일 때문에 전화로 소리지르면서 싸우고 다시 화해하고 그렇게 편하게 지내는데... 대체 실장 상무 이런 직급들이 얼마나 높은 사람들인지 몰라도 제가 어려보인다고 엄청 힘있는척하고 (저는 계약을 한국 타이틀 없이 영문 타이틀로 했거든요 그래서 제 직급을 다들 몰라요) 뭔가 저런 포지션으로 take advantage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게 너무 웃긴거에요. 아니 제가 영광으로 여기며 술이라도 마시자 할줄 알았는지.... 쓰다보니 토할거 같네요 ㅠㅜ
아버지 어머니가 비즈니스쪽에 안계셔서 이런거 말하면 당장 회사 때려치라 하실거에요. 조언을 구할수도 없어요. 근데 정말 근원적으로 궁금해요. 대체 유부남들 무슨 자신감과 생각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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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추가할게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사실 금요일날 밤에 팀빌딩한다고 다같이 와인바 갔다가 어쩌다 좀 높은 분이랑 옆에 앉아 술을 마시게 됐어요. 다들 바에서 사이드 투 사이드로 앉아있어서 대화하려면 살짝 몸을 돌리고 해야하는데 그 분 자세가... 제 쪽으로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제 다리를 약간 껴안는 그런 포즈라고 해야하나... 저 아니면 다들 눈치 못채는데 저한테는 상당히 intimate 한 의도가 느껴져서 부담스러웠던, 하지만 터치가 없어서 딱히 뭐라 말하긴 어려운 그런 자세였어요. 술마시는 내내 저에게 자기가 맡은 역할이 얼마나 높은 자리인지 뽐내고, 와이프랑 얼마나 독립적이고 서로 터치 안하고 사는지 말하기 바빴고요.
저야 뭐 회사에서 이미 눈치없는 어메리칸으로 낙인찍힌지 오래라 이런 게 딱 느껴지자마자 남일인듯 대놓고 말했거든요.
"한국회사 들어와서 제일 힘든 점은 유부남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꾸 어떻게 해보려하는 경우가 많을때다. 정말 어이없다."
그랬더니 얼굴이 시뻘개져서 막 같이 화내더라고요. 그런 놈들 정말 어이없다고. 근데 그 다음 말이 대박이었어요.
"여자가 마음에 들면 자신의 매력으로 다가가서 어필해야지 어디 지위나 돈으로 마음을 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당당히 와이프랑 사이 안좋다고 말하고 내 매력으로 어필한다."
...... 제가 왠만하면 웃으면서 부조리한 상황이나 말들 다 받아치는 성격이라 친구들이 너 한국회사는 그렇게 다니다가 잘린다고 걱정할 정도인데 정말 저 말에는 충격을 받아서 순간 할말을 잃었어요......
진심... 유부남이라도 자기가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서 싱글여자가 그 정도는 감수하고 만날거라 생각하는거였구나.......
저는 사실 그때까지는 설마설마했거든요..... 외국에도 직장내 파워에 의한 sexual harassment가 있긴해서 한국도 그런 류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한국 유부남분들은 정말 이 정도면 잘생기고 재밌고 괜찮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거였구나.... 아 참고로 그 말씀 하신 분은 어딜봐도 그런 말 당당히 할수있는 사람 아님.... 나이가 40대인데 얼굴은 여드름 투성이에 음.... 업계에서 이 사람 와이프가 자기보다 훨씬 더 잘나가고 돈잘버는걸로 알고 있는데.... 음...
한국에서 오래산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이게 다 무슨 룸살롱 문화(?) 때문에 하도 젊은 아가씨들이 유부남들한테 멋있다 멋있다 해놔서 그렇다는데 진짜 그건 너무 더러워서 믿고싶지도 않고요....
그리고 남자라서 다 그렇다기보다 '유부남'이라고 특정지은건... 제가 경험은 짧지만 한국에서 만나본 싱글 남자분들은 오히려 예의 바르고 데이트 신청하거나 문자 보내거나 이럴때 많이 소심해하고 망설이고 나름 귀여웠거든요. 물론 이것도 제 짧은 경험을 일반화시킨거겠지만...
근데 희안하게 멀쩡하고 귀여운 싱글 남자들도 안그러는 판에, 배나온 유부남들은 정말 너무너무 뻔뻔하게 당연히 제가 예스할거라는 식으로 들이대서.... 저는 와이프분들이 집에서 세뇌시킨건가 했어요 ㅠㅠㅠㅠ
+ 헐 낮에 잠깐 카페에서 친구 기다리며 쓴건데 자기전에 들어오니 댓글이 많네요 신기해요.
베플 모두 공통적으로 '어머니'가 그렇게 키웠다 하시니 진짜 할말이 없네요...... 세상에.....
저는 집에서 와이프들이 이뻐라해서 그런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ㅠㅠ
그리고 싱글남들에 대한 견해는... 제가 아직 한국와서 소개팅 두어번 밖에 못해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해 잘 모를수도 있어요.
중간에 어떤 남자분이 댓글 달아주셨는데 어딜가나 남자들은 다 똑같을거라고.... 다들 자기 얼굴에 만족하고 살거라고....
근데 저는 본문에도 썼지만 외모만 가지고 그런게 아니에요.
일단 유부남이 싱글에게 들이대는거 자체가 큰 결함인데 그러면 저 사람은 그걸 offset (죄송해요 한국어로 뭔지..) 할 수 있는 뭔가 자신감이 있나보다 추측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잘잘못을 떠나서 상대가 무슨 생각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솔직히 직업 특성상 굉장히 젊은 빌리어네어 이런 분들도 일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는데 따로 만나자는거 거절하면서 속으로 '와... 저 정도 돈있으면 유부남이라도 다른 여자들이 쉬워보이나보다' 하고 쯧쯧하고 넘어가기라도 해요. 근데 그런 것도 아니고 -_- 그게 궁금해서 물어본거였어요. 이걸 안적은건 혹시 그럼 잘생기고 돈많으면 유부남이라도 대쉬해도 된다는거냐 하고 오해의 소지가 생길까봐 쓸데없는 논란 생기게 하기 싫어 뺀거고요. 당연히 유부남이 다른데 flirting 하는건 잘났냐 못났냐를 떠나서 비도덕적이지요.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어머니'가 이유라고 하시니... 저도 조금 더 생각해서 적어보자면... 제가 전세계를 대변할수는 없지만 적어도 미국은 아무리 엄마가 어릴적부터 아들보고 이쁘다 잘났다 해줘도 남자들이 시스템적으로 어려서부터 자기자신에 대해 객관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10대때 이성교제도 한국보다 자유로운 편이고 좋은 대학가려면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과외활동도 해야하거든요. 그냥 공부만 파면서 안경끼고 다니는 너드들이랑 럭비, 하키 이런 스포츠 같은것도 하면서 성적 괜찮게 받고 몸좋은 인기남들이랑 어차피 비슷한 대학 가니까.... 한국처럼 '좋은 대학가서 연애하면 된다' '공부잘하면 여자들이 알아서 따라온다'이런게 좀 덜한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다들 자연스레 학창시절에 인기없으면 본인이 별로인거 깨닫게 되고... 또 날잡아서 프롬도 있고 데이트 상대 다 거절당하면 대략 본인 수준을 알게 되죠... 여자들도 연애에 한국여자분들처럼 수동적이지 않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 표현하고 여자들도 대쉬하고 그러다보니 집에서 아무리 우리아들 최고라고 해도 얘네는 이미 10대 초반부터 본인이 여자들한테 어떻게 보이는지 적어도 감은 잡는거 같아요. (쓰고나니 미국사회가 확실히 남자들에게 잔인하네요 ㅎㅎㅎ) 그리고 18살이 되면 집을 떠나서 독립하면서 더더욱 객관적인 눈들 속에서 살게 되고요. 아마 전세계 어느 집이든 엄마눈에는 우리 아들은 가장 예뻐보이더라도 아마 한국 남자분들이 미국 남자분들이랑은 이 점이 가장 크게 다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댓글 많이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끝까지 직장생활해서 높은 포지션이 돼서 밟아버려라 하는 댓글도 있고 한국에서 그냥 떠나는게 맘편할거다 하는 상반된 댓글도 있는데 아직은 온지 얼마 안돼서 모르겠어요. 제가 뭐 제가 다니는
기업 문화를 싹 바꿀만한 어마어마한 여성 리더도 못되고... 그럴 감도 못되고... 그냥 제 앞가림 하고 할말하고 사는 정도에요.
사실 한국 들어오기전에 한국은 젊은 여자애가 높은 타이틀 달고 오면 남자들 사이에서 불리당한다고 주변에서 엄청 겁 많이 줘서 일부러 오면서도 제 타이틀 영어로 해달라고 했고 리포팅 라인도 본사 직속으로 해서 제 직급 못알아보도록 한거거든요. 근데 지금대로라면 제가 저러는 사람들보다 더 어리고 프로모션이 빠를거 같은데 이게 한국 사회에서의 파워게임이라면 적어도 저한테 저딴식으로 덤비는 유부남들은 얼른 보스가 돼서 입 꼭 다물게 만들어야겠다 싶어요. 아직 뭘 모르고 하는 소리일수도 있지만....
부모님은 저 한국 보내놓고 회사 잘 다니나 걱정돼서 죽을라 하셔서 이런 말 한마디도 못해요 ㅠㅠ 열받는다 쓴 글에 다들 공감해주시고 조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