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 속의 이야기를 비우려 글을 띄웁니다.
노란 져지티가 어울리던 소년티를 못벗은 한 남자가 기억나서요.
그 사람은 훤칠한 외모랑 안 어울리게 다른 사람을 보살필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들고다니던 카메라의 그 큰 렌즈에 혹시 내가 담기지 않을까 기대가 되도록 사방을 사진찍는 사람이었고요.
혹시나 마주칠까해서 지각이 몸에 배어있던 제 습관도 고쳐주었던 사람입니다. 큰카메라에 큰 키, 크게웃는 미소에 어느순간 존재감마저 커져버렸습니다.
그를 알게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발견을 한 것인양 뿌듯하기 까지 했습니다. 배려심. 사려 깊음. 냉철함. 그리고 약간의 괴짜같음.
그 이름을 알게되고 다가가고픈 욕심도 생겨버렸어요. 만약 무엇이라도 했다면 더 일찍 시선을 거둘 수 있었겠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으면서 서투르게 티를 내버리기도 했어요.
하늘 아래 한사람이 있는 것이 이렇게 감격스러울줄은 몰랐으며, 그 때문에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많이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
뭐 그런 지극히 사소한 우연들도 부풀리며
그 사람도 어쩌면 특별하게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허상을 자꾸만 갖기도 했어요. 한 때 줄기차게 오던 발신표시제한 전화도 아주 약간의 기대감으로 차단을 한동안 안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 현실을 깨닫고서 기억을 묻어버리려 노력했어요.
가끔씩은 오히려 내게 선을 그으려 한다 느끼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애써 잊고지내다가도 그 사람을 기억하는 건 삶이 지칠때마다 한줄기 빛과 같았어요. 감춰둔 보물을 혼자 꺼내 보는 것 처럼요. 일방적인 시선이 기분나쁠까봐 잊으려는 노력만 해왔지만요.
그 사람이 날 너무 싫어하거나, 그가 그의 영원한 짝을 만나는 꿈이 악몽이 되는 일은 이제 없어야 겠죠.
행복을 비는 것 외에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어 행복을 빌어요. 언제 어디서나 견고하게 빛나고 있기를 바랍니다.
전 이제는 밝은 곳보다는 사랑이 닿아야 하는 곳만 바라보고자 합니다. 사랑이 닿는 자리에만 손을 내미려합니다.
두서없는 글은 이만 마칠께요.
언제나 봄같이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