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중후반 유부녀입니다. 설마, 이 나이에 성추행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세상 너무 무섭고.. 지금도 할일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그것도 믿었던 사람에게..
옷차림도 FM정장으로만 입습니다. 평범한 셔츠에 무릎까지 오는 치마, 혹은 바지..
화장도 연하게 하는 타입이고, 회사 업무만 처리하고 집에 가는 성격이고 술도 마시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내던 임원분께서, 힘든 일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맛있는 것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 분이 고생하던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저도 그 부분에 대해 같이 속상했길래, 마음엔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한 번 정도는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원래 이분이랑 점심이나 커피도 한잔씩 하며 회사 업무에 대해 주로 얘기하고 했습니다. 이분은 이혼을 하고 현재 묘령의 여인과 연애 중인 분이여서 회사 얘기 외에 개인적인 얘기에 대해 말씀을 하시고... 저도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임원 분이다 보니.. 예의를 다해 조심스레 대해 왔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업종이 남성 중심의 업종이라.. 제 동기나.. 선배 남성분들 단 둘이도 점심을 할 때가 많고... 가끔은 저녁까지도 먹긴 했지만 결혼 이후에는 원래 저녁을 단 둘이서, 남자분과는 먹은 적이 없네요. 그리고 같이 식사하는 자리가 많았도 제 주위 사람들끼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이번에 그렇게 자리를 가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고기만 먹는 자리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사전에 제가 며칠간 잠을 못자서 1차만 가겠습니다라고 문자까지 보냈습니다.
그런데..고기집에서 만나서 제가 보냈던 문자에 대해..그건 예의가 아니다..어떻게 고기만 먹고 가느냐... 내가 잘 가는 라이브카페도 들렸다 가라..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원래 술을 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술도 거의 잔 바닥에만 찰 정도로만 주셔서..
거기서 소주 반잔 정도, 그 분은 2병을 마셨습니다.
고기집까지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나갈 때
제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임자 있는 사람끼리 손잡는 거 아니다 라고
처음엔 웃으면서 손을 뺐는데..
"아 비싸게 굴지 마~" 라면서 손을 잡는 것입니다.. 거기서 그 말에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바로 다시 계산하러 가는 척 하면서 다시 손을 뺐습니다.
그리고 고기집에서는 그렇게 끝났고..
그분이 이미 계산을 하신 터라.. 카페 가서 내가 내야 되니 그냥 갔습니다..
오픈 카페이고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카페에서도 별 일 없이 지나가는 듯 해서.. 아까의 손잡으려 한 것에 대해서는 그간의 친분으로 넘기려 했는데,
중간에 화장실 가면서 제 머리 바로 뒤에서 말을 거시는 것도 그렇고..
나올 때 제 머리도 한 번 쓰다듬었습니다.
같은 방향이라 택시를 탔습니다.. 위의 세 가지 사건이.. 다른 분들 보시기에는 정말 실수일 수도 있고.. 미미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저는 이미 너무 마음이 좋지 않았고.. 혹시 더 한 일이 일어날까 두려운 상황이었으나, 두 사람 사이에 제 가방 큰 것도 끼워 넣고 택시 기사도 있으니 하면서.. 그래도 경계는 하고 있었는데..
또 제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길래
피하면서 "그런데, 이사님, 여자직원들에게 성추행으로 고소당할 언급이나 행동은 하지 마세요. "말했습니다. 그러니.. 알았답니다.
그래서 이제 알아들었겠다 생각했는데..
다시 말씀 드리지만, 안 친한 사이도 아니고..저는 그 분이 정말 저에게 예의를 더 갖춰 행동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좀 있다가 다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안는 것입니다. 5초 정도..그 순간..
이 사람과는 인연을 끊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제 행복한 가정을 파괴할 수도 있을 행동을 한 것입니다. 사람...아니 회사 직원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고 가슴 속으로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얼마나 FM으로 사는 사람인지 알고도...
남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도..
사귄 지 몇 주 안 되는 자기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회사 업무 상 친하게 지내고..유일하게 그 사람 편이 되 준 직원에게..
그나마 좋게, 하지만 확실히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추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아무 말 안하고 있다가... 집에 다 와서 혼자 내렸습니다.
회식 자리도 아니고 둘만 식사 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 성추행에 대해 문제를 삼을 수 있을까요..
이 일은 바로 그제 금요일 일어났고.. 저는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이 한 일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당신을 인간적으로 믿는 사람을 쉽게 저버렸다..
하늘을 우려러 남편에게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뻔했다..
앞으로 당신에게 형식적인 인사는 하겠지만 다시는 얘기는 안 할 것이다 라고 말할 생각입니다.
그 사람 나오는 반응을 보고... 성추행에 대해 회사에 고발할 생각도 있는데
이 경우 고발이 가능할까요..
일차적으로는 제가 남자 직원과 식사를 단 둘이 한 게 문제였으며,
제가 사람을 너무 믿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와도 업계에서 좋은 남자 직원들, 업무적으로 알아와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앞으로는 점심이건 저녁이건 단 둘이는 절대로 안 만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