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제가 고민 글을 쓰게 되는 일도 생기네요.
안녕하세요. 6년째 연애중인 20대중반 여성입니다.
남자친구는 한살 연상이구요.
이 모든 얘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할지 막막하지만..
최대한 핵심적인 부분 위주로 글 써보겠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네요.
그리고 일단 20대 이상의 분들만 읽어주세요. 글 내용상. 부탁드려요.
일단 성격적인 부분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
정말 늘, 재밌게, 잘 만났던 것 같습니다.
서로가 인정할 정도로 즐거운 커플이죠.
취향도 비슷하고, 공감대도 비슷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주변의 많은 이들한테도 부러움을 샀던 것 같습니다.
제게 자상하고 다정하게 잘 챙겨주고요.
정말 제 인생의 운명을 만났구나. 내 짝을 벌써부터 만났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죽이 잘 맞는 남자친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저희 둘 사이에 오래 전부터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딱 한가지 있습니다.
속궁합입니다. 성 가치의 문제? 일 수도 있겠네요.
속궁합도 그렇게 맞는 것 같지도 않고, 성에 대한 서로의 생각? 가치?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남자친구는 성욕이 다소 과한 편이고,
그거에 반해 저는 너무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자꾸 문제가 충돌하는 겁니다.
심지어 저는 무감각하기까지 한 것 같아요.
이러다보니, 남자친구의 욕심은 넘치고 또 다양한데
저는 원치 않으니 자꾸 성 문제에 있어서는 삐그덕 삐그덕할 수 밖에요.
하지만 이런 문제는 서로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서로 노력하면 할수록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듣고는
저 나름대로 노력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횟수를 늘리기 시작했고, 어떤 건 싫다 어떤 건 좋다라는 얘기,
남자친구가 요구하는 것들을 서서히 저도 맞춰가고 있었어요.
다만 저도 남자친구가 시도때도없이 야한 얘기를 하거나,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횟수를 줄여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줄이는 것 같았지만...
제가 남자친구에게 조금 맞춰주니 남자친구는 자제하는 것 같진 않았구요.
또 그것만으로는 남자친구 성에 차지 않았나봐요.
횟수를 늘린 것,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것, 제 취향을 어느 정도 말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제가 상당히 노력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원래 지극히 보수적이기도 하고, 뭔가 육체적 교감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교감을 더 갖고 싶어하고 그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거든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보다는 많이 개선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해오고 있었던 요즘.
일이 터지고야 말았네요.
관계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저에게 입으로 해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 때는 술 기운도 있었고, 많이 피곤했던 상황이라
비몽사몽한 상태로 제가 단호하게 거절했던 모양입니다.
몇번을 부탁하는데, 싫다고 거절한 것이 자존심 상하고 서운했는지
자다 일어나서 말을 건네는데 갑자기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는 겁니다.
본인 말로는 화난 정도는 아니고 짜증이 난다고 표현을 했지만,
와닿는 정도는 화가 나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구요.
처음에는 저에게 갑자기 짜증을 내길래 왜 그러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해달라고 했는데 계속 싫다고만 하고, 그동안 한번을 해주질 않는다고.
이 부분도 참 억울하더라구요.
해주지 않았다니요.
제가 그동안의 기억을 더듬어만 봐도 절대 그렇게 적은 횟수가 아니었다고 봅니다..
제가 관계를 갖고 싶지 않을 때에는 서운할 남자친구를 생각해서 노력한 부분도 있었구요.
물론 해줄 때도 남자친구가 해달라고 해서 해준 적이 대다수이긴 했어요.
남자친구는 그 부분을 얘기한 것 같지만, 저는 어쨌든 하는 것만으로도 노력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은 무시하고, 안 해준다고만 얘기를 하니 저도 답답하더군요.
그래서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니,
돌아오는 건 또 짜증이었습니다.
짜증을 부리며 마지막으로 한 말이 제 머리를 팍 때리는 것 같았어요.
늘 내가 다 하고, 넌 항상 받기만 하잖아.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저는 정말... 그동안 노력해오고 있었어요.
그래서 점차 점차 나아질 때마다 남자친구도 매우 좋아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런 저에게 갑자기 이 얘기를 그동안 참다 참다 터뜨린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거기서 저는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말 한마디 주고 받지 않다가 집에 간다고 하고 헤어지고
이틀 동안 연락 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보통은 싸우면 남자친구가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이었지만
이번 일 만큼은 본인도 뭔가 단단히 기분이 상했던 건지.. 연락 조차 없습니다.
이런 문제.
다시 대화로 좋게 풀어가면 된다고 생각하기에는
다른 문제들이 복잡하게 끼어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성욕이 많은 남자친구이기에, 그리고 객관적으로 외모가 준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남자친구이기에, 주변에 꼬이는 여자들을 무시할 수가 없네요. 이런 문제가 생길 때 마다요.
늘 제 마음속에는 불안함도 차 있습니다.
저보다는 성욕이 더 높을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작업을 건다면,
그것도 성적으로.
남자친구는 거절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남자친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남자친구의 성욕 넘치는 모습을 6년간 봐온 저로서는,
늘 불안합니다.
심지어 이 다툼이 있기 바로 몇시간 전에 사건이 하나 터졌기도 했어요.
저와 밤에 같이 술 한잔 하고 있는데,
남자친구 폰에 웬 낯선 여자 이름으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생전 처음 보는 이름이었어요. 남자친구한테서 들어본 적이 없는.
밤 시간에, 낯선 여자한테 전화가 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거기서 전화를 받지 않으려는 남자친구의 손길을 보고는
낌새가 안 좋은 것 같아 대뜸 전화를 받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내 전화를 받아들었는데, 남자친구가 존댓말로 말을 하더라구요.
왜 전화했냐는 남자친구 물음에, 상대방이 별 말을 안 했는지
몇마디 안 하고 바로 끊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분이 묘하고 나쁘더라구요.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대로 상황을 끝내면 안 될 것 같아
남자친구한테 말했습니다. 다시 그 여자한테 전화해서 무슨 일이기에 전화를 했는지 물어보라구요.
그랬더니 별로 내켜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전화를 다시 걸더라구요.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이러니, 여자 측, '아니에요~' 하고 또 끊는 겁니다.
제 생각엔 이건 정말... 전략? 작업?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단, 문제는 그동안 저와 만나지 않는 시간 동안 남자친구가 이렇게 다른 여자들에게
여지를 두고 다녔기 때문에 이런 전화가 왔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운이 좋지 않게 저와 있는 그 시간에 하필,
남자친구도 정말 예상치 못했던 인물에게 의미심장한 전화가 온 것인지.
그것도 확실치 않다는 거구요.
아, 그 여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좀 말을 더듬기 시작하면서
1년 전 아르바이트할때 같이 일했던 여자라고 하네요. 나이는 또래구요.
무려 1년이 지났는데 말이에요.
오랜만이네요, 반갑네요 라는 인사도 없었고.
그 상황에 저는 정말 많이 화를 냈었는데,
예전에 제 핸드폰에 밤에 남자 후배가 카톡 보낸 거는 생각 안 하냐는 식이고,
너가 그렇게 싫으면 지금 이 여자 당장 차단하고, 삭제한다고 하길래
이제와서 차단하고 삭제하는게 무슨 소용이냐,
이런 상황이 왜 생겼는지가 나는 중요하다 라고 얘기하니
자기도 모르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냐, 그리고 그러면 나중에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냐.
이런 말까지 나오더군요.
전 그 자리에서 오히려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지금 여자친구랑 같이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왜 전화하셨는지 여쭤보는거라고...
그런 식으로 좀 말을 했으면 했었는데요. 직접적으로 요구하진 않았지만
저만의 과한 생각이었을까요?
이럴 때는 여자친구인 저로서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이 상황 자체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거기에다 노력하고 있는 저한테 도리어 '받기만 한다'는 불평을 쏟는 남자친구를
미안해해야하는 게 맞는지, 화내야하는게 맞는지, 의심해봐야 하는게 맞는지.
결과적으로 헤어져야할 문제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결혼까지도 진지하게 고려해두고 만나는 사람인데,
자꾸 성 문제로 부딪히고 싸우게 될까봐서요.
제 지나온 20대 시간을 온전히 지금 남자친구와 함께 했기 때문인지
뭔가 이성적으로 판단이 서질 않아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기분이 나빠서, 저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쓰지 못한 것 같기도 해요.
남자친구의 잘못만 늘어써놓은 것은 아닌지..
정말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몇마디 덧붙이자면,
지금 남자친구는 성 문제만 빼면 정말 잘 맞는 사람이에요.
성격도 착하고, 밖에서는 예의도 바르구요.
다만 남자친구도 자신의 성욕하고 너무 다른, 그리고 무감각한 여자친구를 계속 만나오는게
힘들기는 했겠죠. 본인도 제가 싫어하는 얘기는 줄이려고 했겠죠.
저도 싫으면 거절한 적 많구요.
하지만 보통은.. 남자친구는 좀 끈질기게 설득하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도 제가 싫은 날에는 끝까지 싫다고 하고, 남자친구도 못내 수긍하구요.
참, 글로 모든걸 설명하는 건 너무 힘드네요.
서로가 문제가 있는 건가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서로 이해하지 못한 걸까요?
이렇게 인터넷으로나마.. 조심스럽게 조언을 청해보네요.
두서 없이 적었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