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 압박이 될 것 같습니다.
결혼한지 이제 고작 6개월 정도 된 30살 새댁입니다.
남편은 저보다 7살 많아요.
납품하는 일을 하는데 자기 사업이예요.
하루종일 운전하고 물건 나르고 하는 육체적인 노동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3년동안 콜센타 일을 하다가 결혼함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취집?이죠. 백수......
남편은 집에서 내조를 원하는 스타일입니다.
반면 저는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여자도 밖에서 일을 해야한다, 주의고요.
그런 제가 일을 그만두게 된건
신혼 생활을 시작한뒤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원래 몸이 남들보다 굉장히 허약하고 피곤함을 잘 느끼는데
콜센터에 입사하고 나서 몸이 점점 더 망가지는 걸 느꼈습니다.
연애때부터 10시에 시작해서 8시에 일이 끝나고 나면
몸이 너무 고되서 집에 가서 쉬고 싶고 내 시간도 갖고 싶은데
남편은 정말 주7일중에 7일을 봐야하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면 자기가 먹여살릴테니 일 그만두라고
늘 입버릇처럼 얘기했고
저는 아니다, 일을 해야 사람이 나태해지지 않는다 등등
여자도 일을 해야한다고 강한 의사를 내비쳤지만
그 고집은 꺽지 못하고
제가 연애와 일을 병행하는 걸 너무 힘들어하면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으니
80만원짜리 보약을 2번이나 해줄 정도로 저의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네요.
그러다 결혼하고나서 급체와 몸살이 심하게 왔고
몇날 몇일이고 내려가질 않고 잘 낫질 않자
결근 조퇴 등등 회사 눈치와 함께
남편 등살에도 못이겨 결국 일을 그만두고 말았네요.
저는 겁이 너무 많은 성격이라 여태 면허도 없었는데
이번에 쉬는 김에 운전학원에도 다니고
운동도 끊어서 몸도 만들고 자기계발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남자들 맞벌이를 많이 원하는 추세인데
20대 내내 쉬지 않고 일만 했던 저를
집에서 쉬라고 해주는 남편이 고맙기도 하고
열심히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전업주부로서의 의무(?)를 다하자 다짐 또 굳게 다짐하여
집안 일을 소홀히 한적이 없었습니다.
퇴근했을 때 깨끗한 집을 보여주고 싶어
매일매일 집 청소도 끝내놓았고
6시에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5시에 일어나 늘 아침밥을 챙겨주었습니다.
목요일에는 너무 바빠서 점심도 먹지 못하고 일하는게 안쓰러워
차에서 짬날때 먹으라고 목요일마다 도시락도 챙겨주었고
물도 고생하는 남편 때문에 구기자 유근피 대추 등등
몸에 좋은 것들만 골라서 한번도 생물 먹이지 않고
귀찮아도 항상 끓여서 먹이고
아 헛개나무 끊인 것도 따로 1리터 병에 담아서
산수유환과 함께 수시로 먹으라고 매일매일 출근길에 챙겨주었네요.
원래 남편은 아침을 전혀 챙겨먹질 않았었는데
제가 아침을 챙겨주는게 너무 좋았나 봅이다.
어딜 가면 아침밥 먹고 다닌다고 자랑을 하고 다녔네요 ㅎㅎ
그런데 이게 제가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것에 걸림돌이 될지 몰랐습니다;;
3개월을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했고
예전처럼 빡센일은 아니더라도 다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남편도 요새 벌이가 많이 어려운지
간단한 일이라도 해서 생활비에 보탰으면 한다고 미안하다고
술을 먹고 어렵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저는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했고
일을 알아보던 중 사정이 생겨서 한달을 다시 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요근래에
저녁을 먹으며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제가 다시 일을 구해야겠다.
그런데 일을 구하게 되면 지금처럼 아침을 챙겨주기가 어려울 것 같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발끈하네요.
아침에 조금만 귀찮으면 되는데 그게 어렵냐.
귀찮아서 안해주는 게 아니고 자기도 알잖아.
난 몸이 너무 약해서 일을 시작하면 잠을 푹 자야되는데
밤잠도 없어서 밤에 잠도 쉽게 안오는데 그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을 어떻게 챙겨줘.
콜센터 다닐때도 밤에 조금만 잠 못자면 하루종일 고생을 했는데
지금처럼은 무리야.
그럼 오후에 일을 다녀.
싫어;; 오전에 일을 다녀야 사람이 아침형인간이 되지.
나는 아침잠이 많기 때문에 게을러지는걸 막기 위해서라도 오전에 일 다녀야되.
그럼 그냥 일을 다니지마.
뭐? 언제는 사정이 힘들어서 일 다니라며.
어차피 당신 몸 약해서 지금도 집에서 놀면서 골골 거리는데
일 나가면 힘들다고 얼마나 진상을 피우겠어.
그냥 내가 손가락 쪽쪽 빨더라도
잠 줄이고 나가서 더 뛸테니까 당신은 그런 마인드면 그냥 일 다니지마.
전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을 잇질 못했네요.
저녁에 해놓고 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차려먹기만 하면 되는 걸
그게 그렇게 어렵답니까?
아침은 먹고 싶고
차려먹기는 귀찮고
이런 걸까요?
신혼 초에는 집안 일도 잘 도와주고 으샤으샤 하더니
지금은 집안 일도 마지못해 도와주는 것 같고
(그래도 일요일엔 청소기와 설거지를 해줍니다.)
요즘엔 밥을 먹고 난 뒤 행주로 식탁을 닦고 나서
빨지도 않고 그냥 싱크대에 올려놓습니다.
제가 그거가지고 물로 조물딱조물딱 행궈서 싱크대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걸
왜 안하냐고 자꾸 뭐라고 하면
저보고 깨끗한 척 한답니다;;;;;;;;;
행주가 보이면 그냥 저보고 빨으래요;;
남편은 오랜기간 자취를 해와서 그런지
원룸에 놀러가면
항상 깔끔한 집안 모습과
여러가지 요리를 만들어주곤 했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네요.
그 모습에 이 사람이라면 결혼을 하고 나서도 깔끔하겠다. 싶었는데 말이죠.
이게 다 제가 일을 안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집에서 놀기만 하니까 저를 무시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계속 일을 한다고 해도
귓등으로 듣는 척도 안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뭔가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