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 올립니다.
나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한달에 저금도 충분히 하고 차도 있고 소비도 딱히 구애받지 않고 하는... 겉보기에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항상 무기력합니다. 회사에서도 욕심같은건 안생기고, 퇴근해서도 아무것도 하기싫고 이 세상 나혼자 고립되어 있는 기분에 하루종일 누워있기만 하고... 죽을 용기가 없어서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요즘 더 심화되서 현실속의 사람들은 만나기 싫고, 마음은 답답하고... 자기합리화인건 알지만 채팅어플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뭘하며 재밌게 보내는지, 나만 사는게 이렇게 힘들다고 느끼는건지 불특정 다수의 삶이 궁금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하셨겠지만 평범하신 분들보다는 엇나가는 쪽인 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일반적인 대화는 거의 이어지지 않았죠.
이런 제가 며칠 전 그 어플을 통해 우연히 한 사람을 알게되었습니다.
4살 어린, 이제 부상 재활을 끝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좋은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목표도 뚜렷한, 요즘도 리그 경기로 바쁜, 하루하루가 꽉채워진 사람이었습니다.
같은 고향이고 말도 잘통하고 어느 순간에 얼굴도 모르는 그사람이 기다려졌습니다. 그 옛날 어르신들이 편지로 감정을 키워나가는 기분이 어떤지 알거 같더군요.
아마 나에게는 없는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에 갑자기 마음이 동한거 같았습니다.
운동때문에 휴대폰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그 어플이 어제 오류가 발생해서 제가 그분께 연락이 닿지 않아 대화는 지워졌고, 며칠간 설렜던 마음들도 이제 지워야 하는데 제자신이 바보같아서 이렇게 주절주절 씁니다.
학교와 소속팀을 알고 있으니 한창인 리그전이라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멀리서 보고싶은데
괜히 집착하는 정신병자처럼 보일거 같기도하고
아무에게도 말 못할 답답함이라 익명의 힘을 빌어 적어봅니다.
역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일은 영화에서나 아름다운 거겠죠...?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