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날 권태롭게 만드는 너.. 아니면 내가 문제?

랄라 |2016.05.13 20:07
조회 455 |추천 1
20대 중반, 사귄 지 3년 됐어요

남친은 한결같이 다정다감하고 처음에 그런 모습에 끌려서 지금까지 왔네요.
너무나도 사랑하고 흔들릴 수 없는 믿음 준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도 참 깊습니다.


요 몇달 째 제가 이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기가 힘듭니다.
저랑 맞지 않는 사랑 방식,이해하는 방식..

남자친구는 연락 자주하는 것, 그리고 서로 일주일간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 다 알고있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저는 원래 남친이라고 해서 일일이 뭐뭐 할지 일주일치 스케줄을 보고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요.그런데 남친이 원하기에 많이 맞춰주어 지금은 잘하게 됐어요.

그런데 직장에서 삼십분 뿐인 점심시간, 잠깐 머리식히는 시간, 그때는 좀 쉬고 싶잖아요.그러면 카톡을 저는 아예 안들어가고 페이스북이나 기사를 습관적으로 클릭해서봐요. 그럼 페북에 몇분 전에 접속했는지 뜨잖아요. 그걸보고 "페북에 17분 전에 로그인 했다고 뜨네? 그러면서 내 카록 답장은 안한거야?" 라고 연락이 바로 옵니다.

쉴 땐 밀린 카톡 답장 하기보단 시시껄렁한 동영상 보면서 웃고 싶잖아요.
이런 사소한 추궁하는 식의 대화가 반복되다 보니 짜증이 납니다. 답답한 맘에 이 땐 "내가 페북 들어간거까지 트집잡혀야되나.." 하는 식으로 얘기해봤는데장난으로 그런 거 가지고 왜 심각해. 그럴 수도 있지, 라고해요
바로 이게 관건입니다.상대가 불편할 수 있는 것을 얘기하면 자기가 의도치않게 그랬지만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못 해요.항상 "왜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절 예민한 사람 취급합니다. 제가 좋게 그러지 말아달라 하면 늘 "이게 뭐 어때서 그럴 수도 있지". 
제 말엔 공감도 안 해주고 늘 오빤 원하는게 많은데 거기에 저만 맞추는 것 같네요.

원하는 건 대체로:
- 통화하며 오빠의 얘기를 잘 듣고있으면 "조잘조잘 대줘~ 나랑 통화하기 싫어?"
그래서 어제 그제 일까지 끄집어내서 오늘은 이랬고 저랬고~~ 하고 내 얘기 하다보면 "...오늘 나는 뭐했는지 안궁금해?"

- 저녁 뭐 먹을거냐길래: "나는 순두부~" 라도 대답한 뒤 제가 물어볼 틈도 없이 곧바로 시무룩한 말투로, 
"나는 뭐 먹는지 안궁금해...?"

- 제가 무슨 말로 대꾸해야될지 몰라 당황하면:
"이제껏 만나며 내가 원하는 게 어떤 건지 알 법도 한데 이거 하나 알아서 못해줘?"
- 친구들이랑 여행갔을 시:꼭 연락 자주해달라해서 여행사진 폭탄 전송하고 스케줄 디테일하게 다 얘기해줬더니"내가 연락안한다고 평소에 불만 가지니까 놀리려고 일부러 오바하는 것 같아"


제가 노력해도 거기에 감사는 커녕 만족을 못 하고자기의 결핍을 다 채워주지 못하는 저에게 바라기만 하는 게 다 질려버렸어요..

연락에 그리 매달리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하루하루 매일 똑같아요. 연인사이에 그냥 일상적인 늘 똑같은 얘기해도 좋은거지만...이제는 아니네요.원하는대로 연락을 자주, 답장도 성의있게, 선톡도 많이 해도,더 더 더 서운한 것만 생기는 남친.
그러면서 먼저 재미있게 얘기하려는 노력은 하지않습니다. 원래 여자를 잘 몰라서 재밌게 대화하거나 그런 법은 모르는 편이에요. 자기가 먼저 대화하고 싶게 흥미로운 주제를 던진다든지 그런 센스가 없어요. 하루종일 제 일기만 기다리는 사람한테 무슨 얘길 하겠나요.

요즘 참기 힘든 것 또 하나는, 남자친구는 자기가 혼자서 기특한 생각을 했다거나  저에게 무언갈 해줬을때 일초의 틈도 없이 자기 자신에게 갑탄합니다.

"캬~~ 이런 남자친구 세상에 있냐? 와... (자기자신에게 휘둥그레)"

첨엔 귀엽게도 보였고, 또 인정받고자 하는 남자의 자연스런 본능이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날이 갈수록 이게 많이 거슬릴 정도로 심해지더군요.
혹시 내가 여자친구로서 칭찬과 인정해주기에 인색했나 싶어 더욱 감사표현, 기 세워주기!! 를 시전해봤어요.근데 똑같습니다.
자아도취도 한 두 번이지 거부감이 들더군요.
뭐만 했다 하면 "캬~~ 놀랍지 않냐?" "이런 남자친구 세상에 있어 없어?"
근데 이 감탄의 배경이 되는 오빠가 해준 것은 대개 사소한 것일 때가 많아요. (자기가 나를 중심으로 뭔갈 생각했다든지.  심지어 행동에 옮긴 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만 했다는 것만으로 자아도취.)

연인 사이가 가까울 수록 예의를 지키고 감사를 잃지 않아야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랑하기에 당연스레 해주고 당연스레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걸 장장 3년동안 들으니 멋있을만한 행동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아요. 심성 착한사람이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큰 건 알겠지만 칭찬할 틈을 안줍니다. 한 번은 "나한테 잘해주는 거 너무 멋있는데, 오빠가 스스로 감탄해버리면 좀 덜 멋있어. 내가 고마워할 틈을 줘 봐" 라고요.

그럴 때마다 남친은,"알았어 근데 입이 근질근질한걸 어떡해 나 인정받고 싶나봐" 이래요막 측은하게...근데 바뀌는 건 없어요. 남친한테는 미안하지만 어느 순간엔 재수없다는 마음마저 들더군요.


이런 것들이 쌓이고 개인 적인 힘든 일도 겹쳐서 (오빠도 잘 알고 있는 상황)오빠에게 가시돋힌 말이 나올 거 같아 머리를 좀 식히고 싶어서,
'연락을 잠시 못해도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겠냐' 고 물어봤습니다.. '자주 연락 못할거 같아서 미안하다, 이해해줄 수 있겠냐' 는 말과 함께요. 
(평소에는 이런 말하는거 상상도 못합니다. 남친이 상처받을 게 뻔하고 제 연락 기다릴거아니까요. 근데 제가 그만큼 지쳐있었고 그냥 남친에게 아무 의무도 느끼지 않고 남친 생각따위 하나도 안해보는 시간을 바랐어요)

의외로 너그럽게 '이해해주겠다, 편할 때 연락해' 라는 남친.
근데 읭?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일 없단 듯이 평소보다 더 자주 연락이 오더군요. 
제가 말한 기다려달라는 것의 의미는 하루 이틀 연락을 하지 말자는 거였는데
불과 몇시간 만에 부재중 전화 3통씩 와있고 카톡으로 자기가 하루종일 뭐했는지 엄청 길게 남겨져 있고 “연락 기다릴게~" 하는데
저 부담스러워요......

왜 이해를 못하는 걸까요
이 정도 공간도 허락해주지 않는 남친이 참 답답합니다.
이해심 많은 남자친구라는 얼굴을 하고 자기 위주로 자기 방식으로 저를 사랑하려는 태도가 미워요.
그냥 시간을 좀 더 갖고 싶은데 왜 제가 원하는 건 맞춰주지 않는 걸까요
저 오늘 딱 하루 연락 안 했을 뿐인데도 마음이 참 가벼워요. 우리 관계에 대해 여러가지 긍정적인 생각도 하게되었고요.


그렇다고 제가 남친을 사랑하는 마음이 식은건 절대 아니에요. 그사람 맘 다치게 안하고싶은데
그렇다고 제 연락을 그렇게 기다리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