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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을 네게 바친다. 고마웠어.

3390 |2016.05.26 01:49
조회 555 |추천 0

< 글이 길수도 있습니다 >

 

2014년 6월쯤, 수학과외 도중 전화 한통이 왔었고, 그 때가 너는 18살 고등학교 2학년 문과, 난  23인 휴학생이었다. 고3, 재수생 이과 남학생만 받았던 나인데, 무슨 이유에서 인걸까 난생 처음으로 문과  여학생인 너를 받게 되었다. 처음 너의 전화를 받았던 날이 선명히 기억난다. 그저 학업 관련 얘기만 했는데 3시간이 흘렀고 공부 외적으로도 통화로만 제법 친해졌었다.

 

처음엔 선생과 학생의 사이로 전혀 우리 사이가 그렇게 될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두 번째 수업이 끝나고 너가 라면을 점심으로 먹는단 얘기에 친해질 겸(학생)으로 달맞이의 함바그 집에서 밥을 같이 먹었고, 종종 수업외적으로 질문을 받아준다던지 상담을 해준다던지 해서 카페에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언제부터 였을까... 너가 더이상 학생으로 서서히 보이지 않게 되었고 너 또한 그걸 느꼈는지 '선생님 저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해버렸고 2014년 8월 4일 사귀게 되었다.

 

5살이란 나이차이와 고등학생과 대학생 그리고 학생과 선생이란 장벽을 허무를 정도로 우린 너무 잘 맞았다. 23살의 나이에 주말이면 하고 싶은것도 많고 내 취미가 윈드서핑을 타는 것이었지만 눈에 들어오는게 없었다. 그저 너와 함께 있는게 좋아 할 것도 딱히 없는데 뭔가 바리바리 싸들고 너가 있는 독서실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보냈다. 학과 과제가 많다.. 등등 사실은 아닌데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서 너와 함께 있으려했다. 잠시 쉴때 계단 난간에서 너와 대화하는 것, 같이 점심먹고 저녁먹는 그런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도 내겐 천국같았다.

 

여느날이면 공부가 안 된다하여 저녁에 영화도 보러가고 자전거를 타러 간적도 있다. 독서실의 꽉 막힌 공간이 답답하다 해서 우리학교 도서관에 데리고 간적도 있다. 솔직히 학생신분이었던 여자친구였기에 많은 추억거리는 없지만 늘 맛있걸 먹었다. 맛있는거라도 먹었던 추억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힘들때 기대게 해주고 수학을 가르쳐 주는것.. 내 위치에서 네 상황을 늘 고려해왔던 것 같다.

 

공부가 끝나곤 내 차에서 달맞이 언덕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주차를 해놓고 대화도 종종 나누고 사랑도 하고 가끔은 싸우기도 하며 참 많은 추억을 나누었다. 돈이 부족했던 넌 늘 미안했는지 커피를 좋아했던 내게 맥드라이브 천원짜리 커피를 늘 사주었다. 스타벅스 커피보다 훨씬 맛있고.. 쓰디쓴 그 맛이.. 내겐 너무나도 달콤했다. 그렇게 매일 네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친구가 별로 많지 않다던 넌, 어느날 눈물을 터트렸고 난 그날 '너의 애인이자, 베프이자, 도움을 줄 수 있는 오빠'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였을까. 너의 눈빛을 보며 단 하루도 외롭거나 쓸쓸하게 만든적이 없도록 최선을 다 했던것 같다. 주말이면 먼저 독서실에 가있던 네가 '언제와?' 라는 문자를 하기도 전에 되도록 가려고 노력도 했고, 야자를 마치면 늘 데리러 갔고.. 우울한 날이면 '니코니코니' 춤까지 춰가며 널 웃겨줬던 것 같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 아르바이트 문제와 연락문제로 자주 다투었다. 수능전엔 학생이었기에... 학교에서 연락을 못 하느 '당연하게' 이해하였고 남들 소풍가고 여행가는 데이트도 '학생이었기에..' 널 데리러가고 데려다주며 잠시 먹는 야식에 난 불평없이 행복했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도... 네겐 연락이 잘 오지 않았다. 빠르면 두시간 늦으면 5시간, 분명 집에 있으면서 쉬고 있을텐데도 '잠들었다' '폰을 놔두고 딴걸 했다' 등... 매일 똑같은 대답만 오갔다. 난 그랬다. 너가 수능이 끝나면 정말 자유로울거니까... 내가 딱히 뭔가 내가 해준만큼 돌아오길 계산하면서 했던 건 아니지만.. 일반 연인들처럼 그냥 소소하게 카톡 한두줄.. 한시간에 한번, 집도 5분거리니 잠시나 얼굴이라도 마주보고 안아주는것... 그냥 같이 산책하고 운동하는걸 바랬다.

 

물론... 네 얘길 들어보면 네 말이 다 맞았다. '수능이 끝났으니 푹 쉬고 싶다' 맞아.. 일주일 내내 하루종일 같이 있자는 것도 아니었고, 난 그 때 학기중이었기에, 다만 '연락'이라도 예전보단 자주 와주길 내심 기대했다. 평일 저녁엔 같이 산책이라도 하며 손잡고 걷고도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내게 아무런 얘기없이 주5일을 편의점 마감알바를 했다고 했다. 물론 그래.. 네 인생이니 네가 결정할 권리는 있지만, 서운했다.. 한마디라도 해주지. 나보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라도 봐주지 그랬냐고.. 그러곤 1,2월엔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상당히 외진곳에 있고 어두우며 언덕아래쪽에 있어서 저녁이면 너무나도 걱정이 되었다. 혹시나 무슨 사고라도 날까봐.. 마감하고 힘든데 그 높은 언덕을 걸으며 홀로 집에 갈까봐, 추울까봐 온갖 걱정이 다 되었다. 과외시간까지 바꿔가며 네 마감시간엔 늘 데리러 갔었다. 마치 너가 고등학생때 야자를 마치고 데리러 간것처럼..

 

그리고 2월엔 제주도를 놀러갔었다. 태어나서 처음 나도 이벤트라는 걸 해보았고 너무나도 좋아했던 너, 그날 기분이 너무 좋았는지 한라산 소주를 1/3을 원샷을 하고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부터 술병에 걸렸었다. 3박4일간 병원과 호텔에서만 보냈지만, 난 괜찮았다. 아니 아픈 너를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너가 잠들때 눈물을 뚝뚝 흘릴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내가 해줄수 있는거라곤 배를 쓰담아 주고 죽을 사오고 너가 잠들때 머릴 쓰담아주고 이불을 덮어주며 안마해주는것 그게 전부였다.

 

참 여기에 적기에 부족할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2월 제주도 여행, 경주에 썰매타러간것 그리고 내 생일에 한화리조트 스프링돔에도 가고.. 근 600일 넘게 500일을 기다려왔고 100일 정도 는 그래도 자주보며 연애다운 사랑을 해보았다.

 

발렌타인데이가 며칠 지나서야 초콜렛을 주었지만 괜찮았다. 무엇보다 네 편지가 너무 인상깊었다. '유령이 되어서도 오빠옆에서 지켜주겠다고 영원히 사랑할거라고' 해주었던 너의 그 한마디가 서운했던 내 마음을 사그리 달콤히 녹여주었다. 그리고 우린 4월 1일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었던 그 시기에 거짓말같이 헤어졌다.

 

 

 

처음 헤어졌을 땐 내 탓을 많이 했다. 내가 부족했다. 내 잘못이었다. 무조건 헤어짐의 원인을 나로부터 찾았고, 하루에 2시간채 잠들기 힘들었다. 누우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 박동소리가 귀에 선명하게 들렸다.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한달사이 9키로나 빠지게 되고 멍때리다 운전하다 교통사고만 4번을 이르켰다... 눈에 뷔는게 없었다... 내 전부를 걸었던 사랑이었는지, 내 전부를 잃은듯 했다.

 

중요한 얘길 안했다. 사실 난 작년 11월부터 무지 힘들었다. 어머님은 부정맥으로 심장을 움켜지시며 새벽에 응급실을 2,3일에 한번꼴로 드나들었고 아버지께서 피곤하신지라 내가 늘 동반했다. 걱정도 되었고 늘 피곤에 절어있었다. 또한 그 와중에 부모님사이도 좋지 않았을 뿐더러 학과공부도 너무 어려웠고... 적성과 무관하여 곤혹을 많이 치뤘다. 그와중에 아버지께서도 몸이 안 좋아지셔서 가업을 급하게 이어받으며 하루에 3시간씩 자며 일을 배웠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일을 배우고 쪽잠을 자며 학교를 가고 부모님 관계를 눈치를 보며 응급실을 오갔던 5개월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었는데 난 네게 전부를 말하지 못했다. 안그래도 가끔 불안했던 네게 부담감을 줄까봐 조금씩 조금씩 얘기를 했었다. 나 지금 무지 힘들다고... 옆에서 그냥 말없이 안아달라고 네게 부탁했다..

 

그리고 3월 넌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너가 그토록 바라던 자유로운 생활과 많은 사람들이 있는 무리 그리고 친한 친구도 생기게 되었다. 그 와중에 난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고(집안일, 사업 학업 가정상황) 너랑 있으면 잠시나마 너무 행복해서 잊을수 있었다. 그게 부담이었을까... 그냥 1시간에 한번 톡하나 잠시 짧은 전화한통, 꼭 자주는 못보더라도.. 우선순위가 내가 1위는 아니라더라도.. 내 관심을 무지 받고싶었다..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나를 네게서 밀어내는 네 모습을 보게되었지만 난 아닐꺼라고 괜찮을꺼라고 스스로를 위안하였다....

 

 

 

가업(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물론 우리집안 경제사정도 있지만, 꽤 비전이 있는 사업이었기에 이걸 배우면 나중에 너랑 결혼해서 아무 돈 걱정없이 너 먹여살릴수 있을거란 생각에... 미친듯이 배웠고.. 잠을 못자도 지금만 견디면 너와 행복해질수 있단 생각에.. 난 이를 악물고 버티었고... 조금만 더 참으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네가 진심으로 날 사랑해줄거란 기대에 슬프지만 애써 웃고 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태어나서 이런적이 없었다. 어디가서 꿇리지도 밀리지도 않았다. 학벌도 제법 괜찮았고, 또래에 비해 능력도 있었다. 외모는 보통이었지만 준수했다. 성격이 약간 욱하는 성격이 있지만 나름 배려심깊다고 주위에서 늘 들어왔다. 사랑은 책임감과 배려라는 생각에 늘 네 입장에서 배려해왔고 아무리 화가나도 네게 헤어지잔 소리 한마디 욕 한마디 하지도 않았다. 비록 넌 기분이 급 나빠져서 한두번 헤어지잔 얘길 내게 했지만 끝까지 난 널 잡았다..

 

 

헤어진지 벌써 56일이 지났다. 지난 시간을 어찌 보냈는지 가늠조차 안된다. 뭘했는지 뭘 먹었는지 어딜 갔는지도 모르겠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체중도 많이 줄었지만, 지금은 하루에 5시간을 자다가 깬다. 그나마 나아졌다. 체중은 줄어든 그대로다. 어찌보면.. 참 서글픈 현실이지만 '네가 상처받지 않을 만큼 날 사랑했고 네 곁에 둔건 너가 외롭지 않을 만큼이었다. 그리고 학창시절엔 외롭고 힘들기에 내가 필요했던거고.. 지금은 네가 진정 원하는 삶을 얻게 되었으니 내가 필요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이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고 아닐꺼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진실인것같다. 헤어질 때 '딱히 내가 잘못한것도 싫은것도 없다' 즉 헤어질만한 이유가 없지만 그저 마음이 식었다는 너의 한마디......

 

정말 많이 힘들었다.. 헤어지고 나서 깨닫게 되는것들이 너무나도 많고... 모든걸 손 놓고 싶었던 지난 4,5월이었다. 난 이렇게 힘들었는데 넌 헤어지고 바로 며칠 뒤 친구들과 수변공원을, 행사란 행사를... 그 사진엔 넌 늘 웃고있고 진심으로 행복해보였다. 정말 야속하기도 했고 밉기도 했지만 지금은 괜찮다...

 

늘 그래왔듯, 마지막까지 바보같지만

너랑 사귀었던 첫날 했던 약속처럼

 

'한결같이, 너만 사랑하겠다고'

 

그래, 너가 내게 자주 그랬지 '오빤 어쩜 그렇게 한결같냐고'

나 사실 그런사람 아냐.. 너였기에 난 한결같을수 있고,

너였기에 이 모든걸 해내왔으니까.. 마치 아인슈타인처럼.

 

진심으로, 내 전부를 걸었던 사랑, 이 첫사랑을

네게 바친다.

 

언제쯤이면 괜찮아져서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더 홀로 이 자리를 지켜볼까한다.

그리고 헤어진날 네가 좋아하던 파란바지와 흰셔츠 그리고 마이를 입고

짧은 머릴 좋아했던 너라 울면서 미용실에서 머릴 깍고 널 만났지

 

마지막으로 '한번쯤 이기적이어도 좋다고'

혹시나 뒤늦게... 이게 아니다 싶으면 '한번쯤은 이기적이어도 이해해주겠다고'

 

글쎄다. 지금은 어찌해야할지 반신반의이기도 하고 그런데...

뭐 어쨌든.

 

정말 많이 사랑했다.

randor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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