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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댁썰 2

잘먹고잘살자 |2016.05.27 11:27
조회 84,901 |추천 95

 

 

설 지나서 글 한 번 썼었는데 반응이 뜨겁진 않았지만 몇몇 분들이 더 써달라고 하셔서

어떤 이야기를 써야하나 고민했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벌써 여름이 다가오네요 ㅋㅋ;

 

 

많이들 잊어버리셨겠지만 제 글을 읽고 웃어주셨던 (소수의) 분들을 위해 에피소드 더 풀어냅니다.

 

 

편의상 음슴체 갑니다^^

 

 

 

 

 

 

오늘도 주제는 우리 시어머니임.

 

 

 

1.

 

 

우리 시어머니는 절약이 몸에 배어있는 분이심.

가끔 판에 보면 설거지 할 때 시어머니가 자꾸 보일러를 꺼서

찬물로 설거지 한다는 분들 계시잖슴??

우리 시어머니는 샤워하고 있을 때도 보일러 끄시고

한 겨울에도 보일러 안 켜시고, 시댁에서 자고 갈 때는

자고 있을 때 들어오셔서 전기장판도 끄시는 분이심.....통곡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그냥저냥 넘어갔으나

결혼 4년차가 된 요즘은 설거지 할 때 보일러 끄시면

'어머님, ㅇㅇ아빠 더러 보일러 좀 켜달라고 할게요. 제가 수족냉증이 심해서요'

샤워하고 있을 때 보일러 끄시면

'어머님, 저 아직 씻고 있어요. 씻고 나가서 제가 보일러 끌게요'

한 겨울에 보일러 안켜주시면

'어머님, 저 너무 추워요. 보일러 좀 틀어주시면 안되요?'

라고 애교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말씀 드림.

그럼 조금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일러를 켜주심 ㅋㅋㅋㅋㅋ

 

 

 

 

뭐 이런 이야기는 우리 어머님의 절약정신을 보여주는 사소한 이야기이고..

이제부터 할 이야기를 적기 위한 썰이었음.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말에 시댁에 갔는데

시어머니께서 내 옷을 보고 한마디 하심.

'여자가 제 몸 가꿀 줄 모르면 남자가 싫어하는 법이다

 조만간 백화점이라도 가서 옷이라도 좀 사라'

 

그 날 검은색 스키니진에 가벼운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는데

신경써서 꾸민 건 아니었지만 후줄근한 차림새는 아니었음.

그래서 어머님 말씀을 듣고 '응?' 하는 생각만 들었음.

 

 

 

그 다음주에 어머님께 전화가 옴. 몇 시까지 백화점으로 오라고 하심.

전날 야근하고 파김치가 돼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머리 틀어묶고

정말 가볍게 입고 나감. 그래도 시어머니 뵈러 나가는거라

후줄근하거나 지나치게 편안한 복장은 아니었음.

 

 

만나자마자 내가 이럴줄 알았다고 하시며 백화점으로 앞장서심.

백화점을 돌아다니시는 내내 자고로 여자는 평생 제몸을 가꿔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시며 어머님께서 옷을 골라주시겠다고 함당황

 

 

처음에는 내 나이대에 맞는 브랜드 옷을 보고 다니다가

점잖치 못하다고 하시며 층까지 바꿔

점차 중년여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모여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가심.

옷보는 눈이 1도 없는 남편마저 옆에서

 '엄마 여긴 ㅇㅇ이가 입을 옷들이 아닌 것 같은데' 라고 말함 ㅋㅋㅋㅋㅋㅋ

 

 

결국 열댓번은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다가 어머님이 보시기에 흡족한 옷을 고르심.

아....그건 정말 아니었음 ㅠㅠㅠㅠㅠ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결혼 초라 시어머니 말씀에 토를 달 용기도 없었고

어머님이 너무도 단호하셔서 결국 그 옷을 사게 됨. 결제도 내 카드로 함....ㅜㅜㅜㅜ

 

 

내 키가 170이 넘음.

적정체중을 유지하다 보니 55를 입으면 살짝 작고 66을 입으면 살짝 큰?

애매한 사이즈인데 어머님이 한사코 55 사이즈를 사라고 하심...

 

 

 

그 주 평일에 시아버지께서 본가에 오셔서 (타지에 계심)

시댁에 갔는데 당연히 그 옷을 입지 않았음.

어머님께서 왜 그 옷 안입고 왔냐 하시며 마음에 안들면 아는사람 입으라고 주게

옷 가져오라고 하심. 어머님이 골라주신 옷인데 죄송하다 말씀 드리고 냉큼 가져다 드림.

 

 

 

그리고는 그 옷은 기억에서 사라짐.

한 달 쯤 지났나 ... 퇴근길에 신호에 걸려서 있는데

정말 극적이게도 그 옷을 입고 내 차 앞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머님을 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님을 부르면 어머님이 민망해하실 것 같아 조용히 지나쳐 왔음.

남편에게 이야기 해줬더니 순식간에 귀까지 빨개져서는

아, 이놈의 엄마 .... 하며 민망해하는 남편을 볼 수 있었음.

 

 

 

그 후로 1년에 한 두번 쯤,

어머님과 백화점을 돌며 어머님 취향과 어머님 사이즈에 맞춰

내 카드로 결제한 내 옷을 산 후, 어머님께 가져다 드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음.

 

 

어머님도 참 귀여우신 게 그렇게 드린 옷은 내 앞에선 절~~대 안 입으심 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그냥 솔직히 말씀드리고 앞으로는 그냥 제가 사드릴게요 할까 생각도 해보았으나

어머님도 민망하실 것 같아 모르는척 선물 아닌 선물을 해드리고 있음.

 

 

그래서 인지 어머님 생신 선물이나 어버이날 선물살 때

백화점 가요 어머님~ 하면 난 그런 사치는 필요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셔서

많지 않은 금액으로 용돈을 드리고 있음.

 

 

 

 

 

 

2.

 

 

 

이건 어머님께 감사했던 이야기.

 

 

 

아이를 낳기 전부터 손목이 좋지 않았음.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 3개월 가량을 남편이 모든 집안일을 다했음.

시어머님께서 매일매일 남편 손에 국과 반찬을 들려보내심.

나는 온전히 아이만 봤는데도 손목이 완전히 빠져버림.

 

 

무튼 복직하고도 하루종일 컴퓨터를 만지다 보니 손목이 늘 너덜너덜한 상태였음.

아이 돌이 되기 전에 손목 때문에 반깁스만 3번을 했고

아이 돌무렵에 손목 연골이 찢어져서 결국은 수술을 했음.

 

 

수술하고 얼마 안돼서 회사에서 보너스가 크게 터짐.

보너스 나온 건 절반은 친정엄마 드리고, 절반은 시어머니 드림.

원래 우리 시어머니 생신이나, 명절, 어버이날을 제외하고는 절대 용돈 안받으시는데

그 때는 두말없이 받으셔서 남편도 놀라고 나도 놀람.

 

(안받으시면 남편이 어머님 방에 침투?해서

화장대 서랍에 몰래 넣어놓을 계획까지 세웠던 터라..)

 

 

 

 

그 일이 있고 얼마 안되서 아이 돌이 됐는데

양가 부모님만 모시고 조촐하게 식사자리만 만들었음.

그 자리에서 우리 어머님이 금 10돈짜리 팬던트?를 2개 주심.

하나는 우리 아들 돌반지 대신이고 하나는 나한테 주심.

 

 

주시면서 내 아들이랑 결혼해줘서 고맙고 이쁜 손자도 낳아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심.

뭔가 감사하면서 죄송해서 눈물 콧물 찔찔함.

친정엄마도 옆에서 같이 우심. 시어머님도 우심.

여자 셋이서 손을 맞잡고 울었음.

 

 

 

근데 옆에서 우리 아들이 한복 벗겨달라고 빽빽 움.

남편과 내 남동생은 엄청난 속도로 기어다니며 우는 아들을 쫓아다니느라 진땀 흘리고

시아버지와 친정아부지는 우는 아들 앞에서 동요 부르시고 율동하시느라 진땀 흘리심.

 

 

 

여자 셋은 울고

남자 다섯은 그러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난 후

시어머니께서 키크고 덩치도 큰 내 남동생에게

'근데 사돈총각 혹시 형님들 모시고 다니는 일 하는건 아니지? 호호호호' 하심.

 

 

 

시아버지 표정버럭

남편과 내표정허걱

친정부모님과 남동생 표정당황

시어머니 표정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한 동생은 어버버

옆에서 시아버지는 화를 참으시느라 '어흠, 어흠'

남편이 겨우 정신차리고 우리 부모님께 '이거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에요' 하자

그제야 정신차리신 우리 부모님도 하하호호 하시며 분위기 마무리 됨.

 

 

 

 

 

 

 

아....어떻게 끝낼지는 항상 어려운 것 같음.

오랜만에 낸 연차가 끝나기 전에 나는 이만 외출을 해야겠음.

그럼...안녕

 

 

 

추천수95
반대수7
베플ㅇㅇ|2016.05.27 12:28
악의는 없으셔서 참 다행이에요~시어머니가 생각없는 말 할때마다 시아버지랑 남편이 대신 버럭해주는것도 다행이구요ㅋㅋ 다음에 또 써주세요~ 재밌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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