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다 첨 써보네요.. 길어도 양해를...ㅠ
결혼 1년 반 새댁입니다. 애는 아직이구요. 저 스물 후반 남편 서른 초반요.
연애 4년 했습니다. 저 대학 졸업때 즈음 만났어요.
연애 하다 남편이 졸업 하고 한 1년 회사 다니다가 (전 졸업 후 쭉 회사 다녔구요.) 그만두고 6개월 정도 이직 알아보며 쉬었어요.근데 직업이 잘 안 구해지니까 고향 내려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정확히는 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고 시부모님이 귀촌 해서 농사지으시는데, 그 지역에 아버님 친구가 작은 회사 하시는데 정 안구해지면 그 쪽 오라고 하셨다구요. 결혼도 그러면서 결혼 하자고 했어요. 좋다고 했어요. 남편이 자기 때문에 시골 가는 것도 미안한데 거기 가서 저 맞벌이 안 해도 된다고 했고, 사실 저 하는 일이 사무직에 비전이 있어서 하는 일은 아니었어서, 그냥 시골에서 알콩달콩 살 만큼만 벌자고 둘이 이야기했었어요.
이렇게 적어놓긴 했는데, 사실 좀 걱정 되더라구요. 제가 친척 사는 시골도 없고 계속 서울에서만 살아 봐서.... 막 시부모님 완전 옛날 분이면 어쩌지.. 같은 생각도 했구요.
친구들한테 말 했더니 니가 결혼??????? 서른도 안 돼서???????? 귀촌??????????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사실 제 성격이 결혼 안 할 거 같고 막 도시 한가운데서 평생 살거 같고 이랬대요)시부모님 상견례 때 처음 뵀어요(남편 집 잘 안가고, 명절때나 생신때만 가끔 가서 같이 간 적이 없어요). 약간 말 많이 없으시고 무뚝뚝한 스타일인 거 같았는데, 쿨하게 결혼 괜찮다고 하시고, 어차피 친척도 별로 없는데 예단 할 필요 없다 하셔서 좀 안심 했구요.
돈은 시댁 2천 해 주시고 저 모아놨던 3천, 남편 1년 일하면서 모은 천 오백 해서 6천 5백 있었는데, 사실 결혼하기 큰 돈은 아니잖아요? 친정에서 식 올리는 비용 스드메 등 해주셔서 집이랑 혼수만 6천 5백 안에서 하면 되겠다 했어요. 집도 시부모님 집 근처 (걸어서 10분. 같이 사는 건 쫌 그렇다고 제가 했어요) 시부모님 지인인 할아버지가 전세 싸게 내놓는다고 해서 들어가고 혼수도 저 쓰던 거 남편 쓰던 거(둘 다 자취하던지라) 가져가고 냉장고 세탁기 같은 큰거 몇개만 새로 해서 예산 안에서 됐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사실 그냥 위에는 간단(하지 않네요 보니깐;;) 소개였고, 제가 가서 할 일이 없으니깐 시부모님 농사를 도와요. 작년 농한기(겨울)에 결혼 해서 이사 오고 어쩌고 좀 정리 된 다음에...
저도 좀 놀랐습니다. 저한테 농사는 천직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완전긴장했거든요. 힘들면 어쩌지 농사 잘 모르는데 게임에서밖에 식물 키워본적 없고 화분 이런 것도 안키워봤는데..... 이러면서...? 근데 너무 좋더라구요. 제가 몸 쓰고 움직이고 이런 거 좋아해서 헬스 수영 테니스 등 서울에서도 운동을 했었는데, 하면서 몸 움직이고 근육 만들고 (다이어트보다 근력 좋고 힘 좋은 거, 체력 좋아지는 게 더 좋았어요)하는 걸 하면서도 좀 허무했던 게 이건 진짜 운동을 위한 운동이라 하나? 그런 거잖아요? 물론 재미도 있긴 하지만....근데 농사는 할 일이 있고, 목표가 있고, 식물 키우는 보람이라 하나? 크는 거 보면 뿌듯하고 이런 게 너무 좋은 거예요. 물론 처음에 엄청 근육통 몰려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거(이건 지금도...ㅠㅠ) 힘들고 한데 하루 끝나면 몸이 기분 좋게 노곤하면서 잠 달게 자고....(불면증 있었어요.) 공기 좋고 푸른 색 많고... 요즘은 전화 안터지고 인터넷 안 되고 이런 거 다 옛날 이야기고...
그리고 제일 로또 맞은 게, 시부모님 특히 어머님이 진짜진짜 좋은 분이셨어요.저 오고 나서 남편이 너 시부모님 좀 도와드리면 되겠다 하니깐 어머님이 남편한테 "서울에서 온 애가 갑자기 농사 어떻게 짓냐, 너는 아내 일 부려먹을려고 결혼했냐, 너는(저 보고) 좀 슬슬 돌아다녀 보고 적응 좀 하고 심심하면 잔일이나 좀 도우러 나와라.." 이러면서 제 편 해주시고...
근데 가서 시부모님 바로 근처 사는데 아는 사람 하나도 없고, 진짜 심심할 거 같아서 그냥 가서 일 도우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농사 처음 했는데 ㅋㅋㅋㅋㅋ 초반엔 뭐 한 것도 없고.. 쫄랑쫄랑 시어머님 따라다니면서 배우고... 해 보라고 하면 따라서 하고... 제가 식물 정말 몰라서 시어머니 하시는 거 보고 폰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사진 찍으면서.. 배웠네요. 그렇게 도움 1도 안 되는데 막 칭찬에 칭찬을 하시는 거예요. 애가 힘 좋다(팔힘은 남편이랑 비등해요 ㅋㅋㅋ) 서울애 안 같게 날라다닌다(체력 좋다고). 그러면서 ㅋㅋㅋ익숙해 지고 하니깐 하루 종일 보는 시어머님이랑 친해지고...(상견례 때 시어머님 긴장하셔서 표정 굳어있었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더라구요. 진짜 털털하세요.)
점심 때 같이 일하시는 분들 밥 먹을려고 반찬 넉넉하게 하시고 하는데 저 주시고(잔 일 남아도 저는 남편이랑 밥 먹으라고 5시면 딱 보내주세요. 그리고 반찬 니가 했다 하라고 ㅋㅋㅋㅋ)... 저 장롱면허 있는데 아버님이 트럭 모시면서 너도 써야 되니깐 배우라고 운전 다시 가르쳐 주시고.. (마트있는 시내가 차로 15분 거리) 일 매일 안 나와도 된다, 쇼핑도 하고 놀러도 다녀라 하시고... (쇼핑은 사실 취미 없어서 제가 안다니는 건데)
그렇게 지내고 집안일은 주말이나 일 좀 한가할 때 먼저 보내주시거나 (농사에 일손이 막 부족한 건 아니더라구요 완전 농번기 빼면.. 일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해서 하고. 남편이랑은 싸울 일도 없어요. 여기 살면서 막 큰돈 들어가는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고부갈등은 저------------언혀 없고... 남편 퇴근하면 알콩달콩 수다 떨고 밥먹고. 이러면서 잘 지내요.
아니 전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오늘 오후에 남편이랑 트럭몰고(시어머님 꺼 ㅋㅋ 이제 운전 좀 한다고 장 볼 때 몰고다니라 하세요.) 장 보러 가는데(식재료는 시댁꺼 받아 쓰고, 라면, 휴지 이런 거), 트럭 딱 타는데 남편이 옆에 앉으면서 "너 시골사람 다 됐다." 그러는 거예요. 저는 여기 너무 좋고 하니깐 "그럼 내가 여기 사는데 나 시골사람이지 ㅋㅋㅋ"하고 넘겼어요. 근데 저보고 가끔 꾸미고 차려입고 하래요.
근데 차려입고 화장하고 농사 지을 것도 아니고, 남편이랑은 저녁에 집에서 보고(티에 반바지 같은 거 입고 있는데) 주말에도 어디 경조사 가는 거 아니면 작은 동네 돌아다니면서 패션쇼 하는 것도 아니고 주변이랑 완전 이질적이잖아요? 그래서 "어디서 차려입어? 입고 갈 데가 어딨어 ㅋㅋㅋ" 하고 이번에도 가볍게 넘겼어요. 근데 얼굴 구기면서 하는 말이 "너 얼굴도 타고, 맨날 쌩얼이고... 환상 깨질려그런다." 이러는 겁니다 -_- 이 때부터 저 살짝 빈정 상해서 "내가 그럼 농사짓고 살면서 니 앞에서는 인형처럼 하고 있냐?"했어요. 아내가 남편한테 이쁘게 보일려고도 해야 되지 않냐네요. 솔직히 완전 추한 것만 아니면 서로 자연스런 모습이 좋다 생각하거든요. 남편은 막 꾸미고 격식 차리고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4년 연애 하면서 막 완벽하게 꾸미고 다니는 스타일 아닌거 다 봤으면서... 완전 배신감 밀려오네요.(저 처음 일 거들기 시작할 때 어머님이 저 하라고 주신 몸빼가 젤 편한데 추할까봐 집에서 남편 있을 때는 안 입고 이러면서 신경 안 쓰는 것도 아닌데!)
화가 나서 너 그러면 1년 반 동안 이거 어떻게 참고 살았냐 쐈더니 처음 해보는 농사 재미 들려서 좀 하다 힘들면 말고 집에서 살림하고 좀 여자처럼 하고 다니겠지 하고 지켜 봤는데 1년 넘어가니깐 아닌 거 같아서 이야기 하는 거라네요....운동 꾸준히 해서 몸매 좋은 거라고 좋아하더니만.. 했더니 그 운동이랑 농사일하면서 까매지고 안꾸미고 하는 게 같냐며...
제가 기분 나쁜 거 이상한 건가요? 말 없이 장 보고 와서 남편 들어가 자는데, 저는 화가 안 풀려서 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이러고 있네요... 어머님은 늦게 가도 뭐라 안하시는데 제가 죄송해서ㅠㅠ
진짜 맘만 같아서는 알맹이 꼬맹이인 남편 내쫒고 시부모님하고만 살고 싶은 기분입니다.아니면 이런 걸로 화내는 제가 쫌생한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