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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범한

싸밍 |2016.06.12 20:45
조회 396 |추천 3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물론 저를 완전히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만 그렇다고 말씀 드릴게요. 

저는 일부, 아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말하는 정신병자, 동성애자니까요....


저는 일반적인 형태의 이성애자 화목한 부모님으로부터 양육되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사랑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말 그대로 평범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년기부터 사춘기시절까지, 

제 주변에 동성애를 목격할 기회도, 

특별히 저의 성적지향을 바꿀만한 일은 없는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다만 넘쳐나는 이성애 드라마나 영화를 봐오면서 산 것은 사실입니다.) 

이성에 대한 반감이나 트라우마가 생길 일도 없었고, 

동성에 대한 동경을 품을 일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정말 이상할 것도 없이 친구들과 장난치고 공부하며, 

이따금은 반장도 하는 등 그냥 전형적인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제겐 한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친구들이 하는 그 짓궂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제겐 없었고, 

다만 그런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부럽고 그 모습에 차라리 호감을 느꼈다는 점이죠. 

그냥 그 친구들에게 잘해주고 싶었고, 친해지고 싶었고, 실은 둘의 관계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그냥 그 친구들이 지나가는 여고생들에게 느끼는 감정의 그 정도였지 않을까요.

물론 다른 점은 그 친구들은 감정을 느끼면 고백이라도 해볼 수 있지만,

 저는 꿈에도 꿀 수 없는 금기였다는 점이겠지요.


네….그 시간들은 제게도 소중한 유년의 사랑들이었습니다. 

풋풋하지만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의 정도를 넘어

 저를 저주하고 매번 기도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믿는 아버지께 부디 그 친구에게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해달라고, 

그냥 남들처럼 이성에게 사랑을 느끼고,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달라고…

아버지의 완벽한 피조물인 우리 인간이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고, 

시간이 되면 잠이 오듯, 제게 너무 자연스러운 이 감정이 자체만으로 죄악이 되는 삶을 피하고 싶다고 진심으로 기원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는 왜 생존과 동시에 ‘소돔과 고모라’의 증거가 되고, 

돌부리를 맞아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인지, 

저를 그렇게 미워하셨다면 왜 저를 세상에 보내셨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제게 태초에 이런 감정을 심으셨냐고요.


하느님의 뜻의 일환으로 저도 이성에게 조금의 호감이라도 

느껴볼 때쯤이면 최대한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연인관계로도 가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항상 행복함보다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낀 게 사실입니다. 

그녀가 제게 느끼는 방식의 사랑과 제가 느끼는 방식의 사랑의 차이, 

그 채울 수 없는 간극…… 

그렇게 저는 친구들에게 이제껏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 하는

‘연애고자’소리를 들으며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하하...


친구들에게는 얘기 안 했냐고요?  

네…… 아직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단 한번도 

제가 남들과 다른 사랑을 느낀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 

물론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없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고백전과 후의 삶의 온도가 많이 달라지리라는 걱정이 너무 크거든요. 

차라리 친구에게 범죄를 고백하는 범법자가 더 마음 편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들은 인간이잖아요.


가끔 인터넷을 접하는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접할 때, 

차라리 저를 장애를 가진 인격으로 생각해주는 게 마음 편하겠다고 생각해봤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나 그렇게 됐다고 진심으로 믿어주면 좋겠어요. 

(이게 장애라면 그렇다고 믿고요) 

왜, 제가 택한 적 없는 본능으로 인륜을 배반한 못쓸 존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퀴어축제’...가 세상에 저희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반대로 우리가 움직인다는 점만으로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 참석한 모두, 제 기준에서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적어도 세상에 한번 말은 걸어본 거니까요. 

그걸 표현하는 방식에 민망한 것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저도 용기 아닌 용기를 내어 글을 써보았습니다. 

평소 억울하게 느끼던 편견들에게 한번이라도 반박해보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동성애자가 에이즈의 근원이라던 지, 

문란한 사람들의 성적기호처럼 느끼는 사실에 대해서요……

 

<!--[if !supportLists]-->1.     <!--[endif]-->동성애자가 에이즈의 근원이다. 

에이즈 환자의 많은 비율을 동성애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자료가 있는데, 

이건 팩트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천이라고 라고 귀결될 수는 없습니다. 

동성애자가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 아닌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입니다. 

(인간 스스로가 바이러스를 만들수는 없고, 원숭이와의 관계로 전파됨이 유력하다는 정도는 알고 계실 겁니다)

다만, 

동성애자 수에 대해선 아시겠지만 동성애자는 성 소수자입니다. 

성소수자는 정말 말 그대로 소수자입니다. 

남녀가 거리를 지나가다 호감을 느끼고, 서로 번호를 교환하는 확률이 아니라, 

정말 거리를 지나가다 호감을 느끼는 인연,

그 중에 또 매우 작은 확률로 동성애자를 만나게 됩니다.

실제 사회에 얼마나 많은 동성애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극적이라도 사회로 나와 인연을 찾는 동성애자는 그 중에도 일부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만날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적고, 

그 안에서 한두 사람만이라도 바이러스를 가졌다면 

어쩔 수없이..... 감염위험이 높아지는 거겠죠.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을 수 없고 그 안에서 돌고 돌 수 밖에 없으니까요. 

게다가 전염에 매우 취약한 성관계 방식도 이유입니다.


큰 호수에 한 컵의 독극물을 풀어 넣었을 때 죽는 물고기 개체 수와, 작은 어항에 같은 양의 독극물을 풀었을 때 죽는 물고기의 개체 수를 상상해 보시면 될 겁니다.


또한 만약 에이즈 환자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실을 숨기고 전염시킨다면

그건 그 개인의 인성 문제이지 그 집단 전체의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if !supportLists]-->2.     동성애가 인류의 종족번식 본능에 위배되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하시는데, 

정말 모든 성행위가 오로지 종족번식을 위해 행해지나요? 

그러면 왜 수많은 피임도구들과 방법들은 지탄받기는커녕 장려되는 것인가요? 

또한 불임부부들의 사회적인 존재가치는 아예 없는 것일까요? 

 

<!--[if !supportLists]-->3.     <!--[endif]-->그리고 동성애자들이 관계 시 이용하는 신체기관을 본 기능을 위배하는 저급한 성행위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동성애자들만의 문제일까요? 

또 기능만을 얘기하자면 성행위만을 위해 설계된 기관은 무엇이며, 

이성애는 정말 그것에 충실한지?

 

<!--[if !supportLists]-->4.     <!--[endif]-->현재 (이성애 관련 컨텐츠에 비하면 아예 없는 것에 수렴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언급이나, 컨텐츠가 늘어나는 것이 사회전반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성정체성 형성에 문제를 줄 것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이제껏 저 같은 동성애자들이 나서부터 보고자란 

이성간의 사랑에 관한 영화, 드라마, 노래들은 제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제가 그 영향을 받고 이성애자가 되었나요? 

제게 어떤 영향을 끼쳐왔을까요? 

이것은 문제를 삼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문제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끝으로 저희는 당신의 주변에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당신과 점심을 먹고, 일을 같이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공원 코트에서 친구들과 땀 흘리며 농구를 하고 있는 보통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속으로 늘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존재의 다름에 대해…… 

사랑이 인생의 행복에 끼치는 비중이 반이라면, 

그 반을 내려놓고 사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물론 저희의 존재 자체가 본능적으로 꺼려진다면 그대로 두십시오. 

제가 느끼는 감정이 본능이듯, 

혐오하는 감정도 본능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권리는 없습니다.  

못생긴 사람을 보기 싫다고 욕하고 집밖에 나오게 나와 활동하는 것을 막을 수 없듯, 

저희보고 욕하고 죽으라고 면전에서 시위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냥 이런 사회의 일부도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이해가 아니라 그냥 존재의 인정입니다.

‘옆에 있는 내 친구는 나와는 다른 사랑을 하는구나’하는 그 특별할 것 없는 인정입니다.

 

*궁금한 점 언제는 적어주셔도 되고, 다른 논리가 있다면 말해주셔도 됩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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