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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다음날, 이기적인 그녀에게

0705 |2016.06.27 23:03
조회 436 |추천 1

이런 글을 어떤식으로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카테고리 처럼 딱 지금이 헤어진 다음날입니다.

푸념하듯 라디오에 사연보내듯 그냥 마음으로 쓰겠습니다.

 

그녀와 저는 외국 유학 중 우연히 같은 홈스테이에 머물면서 알게되었습니다.

그녀는 철부지 어린 아이였고 저는 어른스러운척 하는 그녀보다 5살 더 많은 어린 아이였죠.

바보같은 시작이였고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만남이였습니다.

사랑의 시작은 그녀였습니다.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성격과 고집으로 절 많이 따르며 좋아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어느순간 제가 그녀를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단 걸 느끼면서부터...

의지할 데 없는 타지에서 그녀에게 저는 아빠이고 오빠였고 그런 저를 동그란 눈으로 쫒아다니며 항상 함께 하려 했습니다. 여태까지 살면서 부모님 다음으로 저를 가장 믿고 좋아해줬던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외국 유학생활동안 정말 고통스러운 추억들을 많이 안겨주었습니다. 말로도 행동으로도... 어린 그녀에게 견딜 수 없을만큼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정말 많이 후회되고 죄스럽지만 지금 그걸 추억이라고 포장하고 그리워하는 제 자신이 너무 밉네요...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정식으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보통 유학가서 만난 사이는 금방 헤어진다고 하지만 저희는 나름 잘 만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주일에 1, 2번은 싸우면서도요...

지금 헤어진 이유를 생각하면 정말 다양하지만 아마 이런 잦은 다툼이 가장 큰 원인이었겠지요.

그녀와 사귀면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성격이 너무 안맞는 것 같아서, 그녀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서, 나에 대한 걱정은 하지않아서 등...

그때는 이런게 저에게 심각한 문제였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기가 너무 못됐다고, 제가 너무 편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더 막대하는 것 같다고. 처음엔 그녀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저도 '헤어져야 겠구나' 맘먹는 순간들이 그녀의 이런 모습들 때문이었거든요. 이기적이고 못되고 막대하고 신경안쓰고 자신이 우선순위인 점...  헤어질 때도 그 말을 하더군요. 제가 너무 편하다고. 그래서 자기가 더 못되게 해도 제가 다 받아줄걸 알아서 더 그럴거라고. 그걸 느끼고 고치려고 하는게 아니라 더 심해질 거라고요. 

보통 사람이라면 자기가 못되게 행동하는걸 느끼는 순간 고칠텐데 그녀는 그게 자기 성격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하네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대답은 그게 아니였고 전 그녀가 조금이라도 절 위해 변하길 바랬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때면 전 그녀에게 항상 "우리가 행복하게 오래만나기 위해선 서로가 노력을 해야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사이가 되자" 였습니다.

 

결국 전 서로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좋은사람이었고 그녀는 자기자신만 신경쓰고 절 힘들게 하는 나쁜사람이었네요. 근데..

 

헤어진 다음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별의 잘못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사람. 저는 항상 좋은 사람 자신은 항상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제가 하는 행동은 옳은 행동, 자기가 한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믿는 사람.

그걸 알고도 고칠 수 없었던 건 그녀의 그런 생각과 믿음이 틀려서였겠지요. 제가 말하는 '노력'은 결국 그녀가 제 스타일에 맞추는 '노력'이였고 이기적이었던건 그녀가 아니라 저였으니까요. 다툼의 원인은 항상 너(그녀)고 모들 잘못은 너(그녀)가 만든다라고 그녀의 머릿속에 조용히 심어놨으니까요. 바보같이 착하고 좋은 사람은 그녀였고 가장 이기적이고 못됐던 건 저였죠.

 

사귀면서는 해보지 못한 생각들이 헤어지고나서야 드네요.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겠지만 그녀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제가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헤어지는 마지막 카톡에 미안하다고 자길 원망하면서 살라고 하네요. 참... 바보같이 2년넘게 저에게 상처만 받고 상처 받으면서 미안해하는... 그런 그녀가 오늘 무척이나 생각나네요.

자신이 영원히 가해자고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낼 그녀가 너무 걱정되고 안쓰럽습니다.

 

늦었지만 조금이나마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녀가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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