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에 유부가 된 31살 여자입니다. 결혼하기 까지 마음고생이 좀 있어 그냥 끄적여 봅니다.
현재 남편과는 3년 넘게 연애를 했고 단 한 번의 말다툼도 없이 현재까지 알콩달콩 지내고 있어요. 정말 자상하고 한결같은 사람이라 어쩜 저럴까 했는데 시댁식구들을 뵙고 나니 모두가 남편처럼 부들부들하셔서 아 천성이 이런 집이구나 했어요.
반면 저는 예민대장에 성깔 드러워요. 감정기복도 심하고 소심해서 엄청 잘 삐지고요. 그런데도 연애기간 동안 단 한번의 말다툼도 없었어요. 남편은 제가 짜증을 부리면 일단 달래주고 나중에 아까는 이러이러했어~~라던지 이러이러해서 기분이 나빴던거야? 하고 자상하고 부드럽게 해결해줘요. 어디서 이런 남자가 저한테 굴러왔는지…정말 감사해요.
이런 사람과 몇 년 붙어 있었더니 저도 성격이 많이 유해지더라고요. 평생 살다보면 더 닮아가겠죠? 설마 날 닮아가진 않겠죠………ㅡㅡㅎㅎㅎ
남편은 오랫동안 임용을 준비해왔던 터라 남편 나이가 좀 있었지만 결혼이 늦어졌어요. 작년에 합격하자마자 바로 결혼 진행해서 결혼했어요.
저희 아버지는 아직 직장 다니시고 연봉이 꽤 많다고 들었어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재혼을 하셨고 그 때 새 어머니가 여동생을 데리고 오셨어요.
어머니가 재테크를 잘하셔서 아파트가 세 채정도 있다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성질이 별로 안좋아서 어머니와 동생과는 잘 지내진 않아요. 집에 가면 안녕하세요? 하고 동생과는 잘 지냈니 하는 정도에요.
아버지가 정년이 얼마 안남으셔서 결혼하라는 압박을 엄청 하셨어요. 반면 저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남친(현재 남편)이 직업도 없는데 결혼을 할 수도 없어서 무시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남편이 합격을 하게 되어 바로 결혼 얘기가 오고 갔어요.
그러던 차에 갑자기 동생한테 전화가 오더라고요. 평소에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도 아닌데 의아해하며 받았더니 한다는 말이 집에서 돈 얼마 받아갈거냡니다.
저 그냥 지방대 나와서 변변찮은 일 하면서 모아둔 돈 별로 없어요. 그래서 나 돈 없다. 근데 시댁 쪽에서 예단 해오라 하시면 그 돈은 집에서 좀 해줘야 할 것 같다. 했더니 너무 염치 없는 것 아니냐며 졸업하고 몇 년동안 일했으면 돈모아 시집가야지 왜 아빠한테 기대냐 하더라고요. 제가 성질은 더러운데 말빨이 약해서 반박을 못했어요. 그랬더니 얼마 필요한지 정확한 금액을 자기한테 얘기하래요. 들어보고 아빠한테 전해주겠대요. 그래서 내가 알아서 상의해서 결정할테니 신경쓰지 말랬더니 언니는 성격이 참 못돼고 이상하다며 끊더라고요.
남편은 이미 제가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라왔고 부모님과 관계가 서먹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시댁에다가는 다 생략하자고 얘기 잘 해줘서 결혼식 비용만 들었어요. 결혼식 보태라고 양가에서 500씩 주셨고요.
사정이 있어 집은 결혼식이 끝난 뒤 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결혼식보다 살림장만 하는 돈이 더 들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전화해서 혹시 몇 백만 더 주실 수 있냐했더니 아버지가 돈이 없다고 정말 한~~푼도 없다 하시더라고요.
저희 결혼식 때 하객 많았어요. 제 손님은 거의 없고 다 아버지 손님이셨어요. 그것 때문에 저한테 그렇게 결혼하라고 압박 하셨겠지요. 축의금 아주 많이 들어와서 온친척한테 자랑했다 하시던데…한 푼도 없다하니 엄청 섭섭하지만 뭐라 하나요…돈 못 모은 제 잘못이죠.
시댁에서는 25평 전세아파트 얻어 주시고 집 못사줘서 미안하시대요. 차도 사주시고 새 차 못사줘서 미안하다 하시더라고요.ㅜㅜ 그런데 저희 집에서 돈을 안주시니 살림을 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형님(남편누나)가 1500정도 빌려주셨어요. 지금 돈없는 거 안다고 천천히 갚으래요.
저희가 돈 빌린 거 아시고 시댁에서 한 달에 용돈 70만원씩 주시겠대요. 저희 남편 여태 일 못해 모은 돈 없어 그렇다고, 시댁이 잘 사는 게 아니라 못 도와줘서 미안하시대요…ㅜㅜ 제가 돈 많이 못 벌고 많이 못 모은 게 얼마나 죄송하던지…
암튼 그렇게 결혼을 하고 살림을 사고 일을 하며 살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시댁분들은 여전히 좋으세요. 시댁가면 요즘은 며느리도 손님이라며 설거지도 못하게 하세요. 친정엔 가끔 남편만 안부전화하는 정도에요. 그렇게 살고 있어요.
마무리를 못하겠어요. 시댁에 잘하며 행복하게 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