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 고등학교 3학년에 헤어지게 된 우리, 벌써 우리가 헤어진지 4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어. 저번에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쳤을때 인사도 안하고 고개를 돌리고 가버리던 네 모습이 생각날때마다 눈물이 날 거 같지만 꾹 참고 티도 안내고 있어.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요즘 넌 여자친구도 생기고 친구들이랑 놀러도 많이 다니고 너가 가고 싶다던 대학에 맞춰서 내신 준비도 잘 해나가고 있다고 하더라. 주위에서 네 소식이 들려올때면 나와는 다르게 너무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 조금 괘씸하기도 했지만 잘된일이다, 싶더라고ㅎㅎ..
너와 처음 만났던 날 너랑 나는 마치 어릴 때부터 친구인양 금방 친해져서 번호도 주고받고 연락을 하게 됐지. 나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그저 친구라는 생각에 나 역시 웃으며 너를 대했었고 같은 체육관을 다니는 걸 그 날 처음 알게 돼 시간도 서로 맞춰 같은 시간에 운동하며 더 친해져갔어 우리는. 내가 남자친구 때문에 울고 있었을 때 네가 걸어서 30분도 더 걸리는 우리 집 앞까지 10분만에 뛰어와 나를 달래주기도 했었고 운동하다가 다친 나를 업고 집 앞까지 데려다주기도 했었지. 아파서 운동을 못 간 날에는 약을 사서 가져다 주기도 했었고 심심하다는 내 말에 하던 일도 내팽겨쳐두고 나를 보러 달려나오기도 했었지. 우연히 다른 친구에게 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생각해보니 무엇보다도 나를 먼저 생각하고 챙겨주던 네 모습에 나는 너에게 조금씩 호감을 느끼게 되었어. 남자친구와 헤어지던 날 펑펑 울고있는 나 대신 그 남자를 욕하며 나를 위로해주고 그렇게 힘들면 다시 잡으라는 네 말에 나를 좋아하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묻자 어떻게 알았냐며 당황하면서도 그냥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네 말에 또 다시 울음을 터트려 버렸지. 그렇게 항상 내 주위에서 나보다 나를 더 챙겨주는 모습에 난 결국 네가 좋아져버렸어. 다른 여자들처럼 애교가 많지도 않고 몸매도 예쁘지 않고 얼굴도 평범하고 성격도 남자같은 나를 좋아해주는 너에게 처음엔 솔직히 호기심이 더 컸었어. 얘가 나를 여자친구로 만나고 나서도 이렇게 아껴주고 좋아해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근데 그 생각을 한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사귀고 나서 스킨쉽을 싫어한다는 내 말에 손 하나 잡는것도 망설이던 너를, 집 앞에 데려다주고 안아주는 것도 망설이던 너를, 매일 만나다가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에 다녀올 일이 생겨 2주간 못 본다고 울먹이며 얘기하다가 내가 처음으로 해 준 뽀뽀에 얼굴을 붉히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네 모습을 봤을 때. 아 내가 남자를 정말 잘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매일 만나는데도 지겨워하기는 커녕 자기 전에 전화할때면 보고싶다, 라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해주던. 사랑한다, 는 말이 좋다고 했더니 매일 자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서, 뜬금없이 전화와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네가 자꾸 생각이 나. 2년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간 곳도, 같이 먹은 것도, 같이 있던 시간이 너무 많은 탓인지 네가 좋아하던 떡볶이를 먹으면 먹을때마다 생각이 나고 너와 같이 갔던 곳을 걸을 때마다.. 심지어는 우리 집을 오는 골목에서도 네 생각이 나더라. 물론 2년 내내 좋았던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울기도 많이 울었지. 1년이 지나고 나서는 너도 나도 서로에게 너무 변했었지. 매일 나를 보러 우리 집 앞으로 와주던 너는 귀찮다며 약속을 미루기도 했었고 게임을 할 때도 칼답을 하던 네가 답장이 점점 느려지고, 전화를 받지 않는 일이 잦아졌지. 약속 시간을 어기기도 하고 어쩔 땐 약속을 그냥 깨버리기도 했어. 나에게 짜증을 내는 일도 많았고 내 행동을 이해 못해줄때도 많았지. 나는 너에게 많은 것을 바란게 아니었어, 그냥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들어주고 자기 전에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말을 듣고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고 싶었던 게 다였는데 너는 귀찮다는 듯 대충 넘겼었지. 우리가 헤어지던 날 네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618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끝나는 거냐고, 울면서 묻던 네 말에 대답 대신 너무 지치고 힘들다는 내 말에 다시 전처럼 변할 자신이 없다고, 나는 변하지 않을거면 더이상은 힘들어서 못 받아주겠다고 헤어짐을 얘기했었어. 몇일이 지나고 나서 변할테니까 돌아와달라고 울며 얘기하던 너에게 몇일전만해도 변할 자신이 없다더니 지금 이러는 건 그냥 힘들어서 하는 소리라고 너가 변하지 않을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며 거절했었지. 그 땐 그냥 헤어지는 게 더 편할거라고, 안 힘들거라고 생각했어. 헤어지고 난 몇일동안 이상하다 싶을 만큼 잘 지냈었거든. 그 뒤로 연락도 끊고 나는 새로운 남자를 만났어. 너랑만 만나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니까 처음의 그 설렘이 그렇게 좋더라? 근데 그건 그저 잠깐의 즐거움이더라고.. 그 사람이랑 있어도 네 생각만 나고 너의 모습이랑 겹치는 부분에선 네가 그립고 다른 모습에선 너와 비교하며 너의 모습을 찾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알게 되었어 그래서 그 사람이랑은 한달도 못가 헤어지게 되었고 아직도 니 생각만 나.. 힘들고 지쳤던 그 때 내가 기억이 안 나. 너랑 함께 웃고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만 자꾸 생각나서 미칠 거 같아. 너를 차갑게 끊어버린게 미안해서 먼저 연락도 못하고 그저 주위 사람들한테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만족하고 있었어. 꼭 너랑 약속한대로 가고 싶은 대학 붙어서 너한테 제일 먼저 얘기해주면서 돌아와달라고 얘기하고 싶었어. 근데 어느새 네 옆에는 다른 사람이 생겨버렸네.. 너가 저번에 그랬지 후회할거면 하지 말라고, 후회할 짓은 하는 게 아니라고. 이제야 그 말이 이해가 가는 거 같아. 나는 아직 너를 잊지 못하고 이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지만 너는 이제 나를 다 잊고 행복하게 사는 거 같아서 차라리 다행인 거 같아. 너가 가고 싶다던 대학 꼭 들어가고 하고 싶더던 경찰도 꼭 됐으면 좋겠어. 민수야, 내가 아주 많이 좋아했어.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우주보다 더 사랑해 알콩아. 그 사람 좋은 사람이라더라, 오래오래 예쁜 사랑해 나는 이제 너를 놓아줄게.
네가 읽을리는 없지만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앓다가 너무 힘들어서 처음으로 판에 글을 올렸어 우연히라도 네가 이 글을 본다고해도 그냥 넘어갈테지만 내 마음을 이렇게라도 말하니까 한결 편해진다. 나도 어서 너처럼 좋은 사람 만나서 너를 잊지는 못하겠지만 네 빈자리를 채워두고싶어. 그럼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말할게. 우주보다 더 사랑해 알콩아. 니가 너무너무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