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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런 마음 너는 모르겠지

ㅇㅇ |2016.07.23 21:53
조회 1,136 |추천 3
알게 된 지 고작 4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난 너의 뭐가 좋다고 이렇게 빠져들었을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낌이 오긴 했지.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네가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처음엔 내가 내 감정을 자각 못 하고 너무 들이대서 내 자신조차 당황스럽긴 했어.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 네가 불편했었다고 말해주기도 했고. 그 때 그 짓을 멈춘 내가 너무나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

이 감정을 인정하게 된 건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야 난 원래 남자가 좋았으니까. 남자친구도 있었고. 너도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그래서 넌 내가 널 좋아할 거라고 생각 안 하는 걸지도 모르지. 차라리 네가 내가 과거에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으면 좋겠다. 말하지 말걸. 넌 내가 여전히 남자를 좋아하고, 때문에 널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거 아니야.
사실 내 감정은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생겨난 것일 테다. 내가 이걸 늦게 자각한 것도 사실은 난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널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이젠 부정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커져버렸지만. 널 통해 사랑엔 성별이 상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 전 네 옆자리가 되어 너무나도 행복했다. 난 편지, 사실 편지라 부르기엔 부족한 포스트잇에 짧게 쪽지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매일 너에게 세네 개씩 써 주었지. 너는 그것을 묵묵히 받아 읽거나 때로는 답장을 해 주기도 했다. 처음 답장을 받았을 때 얼마나 행복했던지. 네가 그러는 것처럼 나도 네게서 받은 모든 편지들을 모아놓고 있다. 나중에 네가 그리워지면 살짝 들춰 보려고.
나는 말로 표현하는 것을 잘 못 해. 그래서 네게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이 있을 때에는 필담을 하거나 쪽지로 적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것도 많이 나아진 거지. 처음에는 아예 속마음을 드러내기가 힘들어 그냥 말 안 하고 말았는데, 내가 말 안 하는 것에 속상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너의 말을 듣고 퍼뜩 깨달았지. 그래서 글로라도 내 속내를 표현하려 하고 있는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내 친구, 친구라는 관계가 싫지만 너랑 조금이라도 더 붙어 있고 싶어서 친구여야만 하는 내 친구. 넌 언제쯤 내 마음을 알아줄까. 우리 반 아이들 모두 내가 널 너무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물론 너도 알고 있겠지. 내가 널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매우 많이 좋아한다는 걸. 근데 왜 그게 사랑이라고는 생각 안 해 주나. 야속하다. 나는 네 옆에서 애가 타 죽어가는데 넌 하나도 모르니 야속하다.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해 매일 쪽지로 적어보다 구겨져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내 감정이 안타깝다. 네가 자신한테 쓰는 쪽지인 것을 알고 왜 구겨 버리냐 물으면 나는 어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매일 변명하지. 사실은 네게 그냥 말하고 싶다. 말하기 무서워 쪽지로 적고 있었다. 널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입 밖으로 내기 무서워. 너와 멀어질까봐. 그냥 말해버리고 싶다.

수험생인데 공부는 하나도 안 된다. 너 때문이야. 책임져라 정말. 너무 많이 좋아해. 오늘도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동안 충분히 설렜다고 생각했는데도 내 심장이 내려앉았어. 네가 평소와는 다르게 예쁘게 화장한 눈매를 선글라스 너머로 보여줄 때 보면서 숨을 들이켰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거든. 올블랙에 장미를 들고 있는 너는 정말로 매력적이어서 심장이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언제쯤 이 짝사랑을 끝내야 할까.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 이미 접을 생각부터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안쓰럽지만, 그래도 네게 부담 주기 싫으니 그만해야겠지. 그래도 만약에, 정말 만약에 네가 날 좋아하게 된다면, 그땐 다 보상받고 말겠다. 몇 번이나 쓰레기통에 구겨져 버려진 내 마음 전부 네게서 받아낼테니 각오해.

정말 좋아한다.
추천수3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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