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쓰겠습니다
전 32 여친은 30
거의 2년 되가는 여친이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혼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나이가 있으니 둘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며칠전 저랑 여친이랑 여친의 고등학교 3년동안 단짝 친구랑 셋이 술자리를 갖게 됐습니다
이 친구를 처음 본건 아니고 2년동안 한 3~4번 같이 만났습니다
그날도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다들 취해갈때쯤 서로 학창시절 선생님들 얘기가 나왔는데 '회계 상업 전산 컴퓨터니' 이런 단어들이 나오길래 여고에서는 저런것도 배우나 희한하네 하고 말았습니다
근데 다음날 이상하게 마음에 걸려 인터넷 검색해보니 상업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로 나옵니다
저는 서울 살고 여친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데 연애 초기에 여친한테 들은바는
"1. 분명히 초등학교때부터 부천에 살았고
2. 부천에서 제일로 공부잘하는 인문계 여고를 나왔지만
3. 수능을 좀 망쳐서 사회복지학과를 가려했지만 입학금과 등록금이 집에 부담이라 포기했다" 이거였습니다
속으로 하도 어이가 없어 예전에 유행했던 사이트 아이러브스쿨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제가 여친에게 들은 학창시절 얘기들과 며칠전 술자리에서 들은 얘기들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부천 지역의 1개의 상고로 거의 좁혀지고 다시 네이버로 검색해보니 똥통 중에서도 완전 똥통인 상고로 나옵니다
아직 여친에게 직접 확인한것은 아니지만 지금 제 생각에는 여친이 상고를 졸업했는데 저한테 인문계를 나왔고 안타깝게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했다고 거짓말을 한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거래처에서 처음 보고 제가 좋아 대쉬해서 사귀게 됐고 지금껏 아무 문제 없이 잘 사귀고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집니다
여친에게 대놓고 물어봐서 진위여부를 확인해야할지?
아니면 사실 확인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야할지?
애시당초 거짓말을 한거라면 왜 저런 거짓말을 한건지?
거짓말 했던거라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저에게 한 다른 거짓말들은 없는지?
제가 학벌 이런거 따지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가 무슨 초 일류대학을 나온것도 아닙니다
그저 인서울 대학나왔고 학창시절을 성실하게 보낸것도 아닙니다
'그런 별것도 아닌 대학이라도 나온 저와 자기를 비교하여 자격지심에 저런 거짓말을 한건가? 그래 그럴수도 있겠네' 라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도무지 이해 납득이 안갑니다
지금까지 여친이 어떤 부분에서 자격지심 비슷한거라도 가지고 있구나 라는걸 전 느낀적도 본적도 없습니다
예전 주말에 우연찮게 지나가게 된 제가 졸업한 대학 캠퍼스에 잠깐 들려 여기저기 둘러보며 저는 신나서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도 유독 그날 따라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고 시큰둥하게 그냥 빨리 학교나가서 술이나 먹자고 했던 모습이 생각이납니다....
@@@@@@@@@@@@@@@@@@@@@@@@@@@@ 끝냈습니다
어제 집에서 혼자 늦게까지 술먹고 좀전에 겨우 일어나 정신차리고 댓글 다시 확인하고 이렇게 추가글 씁니다
어제 글올리고 한시간가량 댓글들 보다가 늦었지만 바로 여친한테 잠깐 보자고 전화해 약속잡고 여친집 앞으로 가서 만났습니다
술한잔 하며 궁금한거 다 묻고 대답 다 들었습니다
본인이 그 학교 출신인거 창피해서 처음부터 거짓말한거라고 합니다
달아주신 댓글들에서 본대로 '다른것들도 짚이는게 있지만 내가 내입으로 물어보기 싫으니 거짓으로 얘기한거 있으면 다 얘기하라고' 미리 선수 쳐서 말했고 대답들었습니다
본인 아빠 직업도 거짓말이였습니다 저한테는 중견기업에서 오래 회사 생활 하시다가 지금은 작은 회사에 편하게 출퇴근하며 도와준다고 했었는데 회사생활 하신적 없고 지금은 법인택시기사시랍니다
전에 딱 한번 여친 집에 바라다주다 동네 편의점 앞에서 여친 아버지를 만나 처음 인사드리고 바로 옆 주점서 셋이 소주한잔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분명히 여친 아버지에게 여친에게 얘기 들었는데 그렇게 좋은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신거 대단하시다고 저는 아직 회사 생활 모르는 것도 많고 겪고 힘들일 많을텐데 앞으로 조언이나 충고 부탁드린다고 자주 뵙고 모르는거 여쭙겠다고 했을 때 그냥 허허~ 하고 웃기만 하던 그 여친 아버지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2년동안 같이 택시탈일이 있으면 항상 목적지 도착해 내릴때 제 현금으로 계산해도 잔돈이 몇백원이든 몇천원이든 여친이 먼저 잔돈은 됐어요 라며 저까지도 잔돈을 못받게 했던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습니다 왜 그러냐고 너 부자냐고 물어봐도 택시기사님들이 얼마나 힘든데 그깟 잔돈 안받으면 어떻냐던 그 얼굴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본인 아빠 생각나서 그랬나봅니다
남동생 학벌도 거짓이랍니다 남동생이랑 만난적은 없지만 처음에 저에게는 단대 나와서 지금 작은 사업준비중이다라 했고 지금은 지방에서 사업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한국폴리텍 대학 다녔고 지금 지방에서 공장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댓글들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런 거짓말한 이유는 다 저 때문이였답니다 본인이나 가족의 학벌 경제력등 저나 제집에 비해 모자라 보여서 거짓말 한거고 저한테 잘보이기 위해서였답니다
계속 울면서 얘기하는것 보기도 듣기도 싫어서 그냥 너무 실망했고 믿음은 깨졋고 앞으로 서로간에 믿음이 안생길것 같다고 헤어지자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는길에 술 잔뜩 사들고 들어와 새벽까지 혼자 엄청 퍼마셨네요
지금 보니 카톡이랑 부재중 통화 대여섯통 와있는데 읽지도 않을거고 전화 받지도 않을겁니다
조금 있다가 집으로 찾아 올것도 같은데 나가 있든 없는척을 하든 다시는 엮이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밖에는 안듭니다
2년이란 시간이 참 아깝고 씁쓸합니다
댓글들 감사했습니다
아 그리고 학벌따지는것 같다는 분들도 전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제 친구들중에는 공고 나온 친구 고등학교 다니다 자퇴한 친구 재수하다 실패해서 그냥 군대갔다와 취업한 친구들등 고루고루 다 있습니다
또 위에 적은 택시기사 공장에서 일한다는걸로 제가 안좋게 생각하고 직업을 비하하는거 아니냐고 하실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2년동안 본인일이나 가족들의 일을 거짓말을 한것이 문제지
택시기사나 공장에서 일하는거나 뭐가 문제고 뭐가 떳떳하지 못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