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뭐 딱히 정해진게 없어서 후기 쓸게 없어요. 다들 궁금해 하시고, 많은 조언들 감사해서 지금 상황만 올려요. 그리고 한글 잘한다고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부모님께서 이민오자마자 영어는 하나도 못하고 한글만 할 때 부터 한글 학교 보내고 한글 책 읽게 하셔서 잘 배운것 같아요. 제가 아는 어떠한 언어보다 아름답고 자랑스럽답니다.
일단 본인은 너무 속이 시원함. 지금까지 속 터놓고 말 할수 있는 상대가 하나도 없었음.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반대가 심했음. 친구들도 고생 사서 한다고 내가 아깝다 그러고...한국에서 남자 수입해오는거 아니라고... 우리 아빠 반대가 제일 심했음. 내가 가장으로 살아야하고.. 내가 울타리가 되어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게 아빤 마음에 들지 않아 하셨음. 우리아빤 여자도 무조건 자기의 커리어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남편 그늘 아래서 마음 편하게 살기를 바랬음. 그래서 제일 허물없이 내 얘길 할 수 있는 친정에 아무 말 못하고 살았음. 내 남편 흉 될까봐.. 더 기죽을까봐.. 내 소울메이트인 엄마께도 아무 말 못했음. 뭐 나보다 더 속상해 할 엄마가 신경 쓰이기도 했음... 그래서 속시원히 얘기하고 같이 욕해주시니 속이 너무 시원함.
신랑도 한국에서 대기업다니고 주재원 으로 뽑혀 올만큼 나름 열심히 살아온 사람인데.. 내색은 못해도 미국으로 옮기면서 마음 고생 많이 했을 거임. 주재원으로 있을땐 몰랐던 것들을 현지인이 되어 살게되니 겪어내야 할것들이 많았을 거임.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라 언어적인 이유로 나에게 의지해야하는것도 힘들었을 것이고.. 나에게 미안해 하고 고마워 하는게 느껴짐...난 우리가 함께 하기 위해서 자기가 이루어 놓은 삶의 터전을 버리고 ... 와준것이 고맙고 미안한데.. 서로 고맙고 미안해 하며 사는 것 같음. 그래서 지금까지 시댁일에 관한건 왠만한건 내가 알아서 하고, 신랑에게 문제 삼지 않았음. 더 의식하고 미안해 할까봐. 그래서 쌓이고 쌓이다 판에서 폭발 한것 같음.
신랑이 날 의식해서 말을 좀 쎄게 했는지 시어머니께도 전화가 옴. 참고로 지금까지 겪은 시어머니는 개념있는 시어머니가 되고싶고 노력하시나 가끔 자주 실패 하시는 분임. 그래도 노력은 하시기에 나도 최대한 맞춰 드렸음.
시어머니 입장은 시누도 자신의 딸이기에 내가 좀 야속한가 봄. 내가 힘들고 바쁜거 알아서 엄마도 마음 아프다로 대화가 시작은 되었지만 결국엔 방 한칸 내어 주기가 어렵나로 본론이 나옴. 어짜피 올해는 힘드니 내년이라도 되게 하자고 하심. 정 힘들면 시어머니가 직접 애를 데리고 오겠다고 하심. 진짜 머리에서 수만가지 생각이 돌고 돔. 성격대로 받아 치기엔 신랑을 사랑하고 신랑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그냥 참을 수도 없었음. 그래서 그냥 형님 시댁에서 형님께 이런 부탁을 한다면 어머니 뭐라고 하시겠냐고. 형님이 하루에 잠을 5시간도 못자며 동동 거리고 사는데 거기다 이런 부탁을 하면 뭐라고 하시겠냐고. 어머니가 오시는건 항상 환영했고 마음으로 최선으로 대한거 어머니 알고 계실꺼라 믿는다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건 해 드리지 않았냐고. 어머니가 오셔도 운전도 못하시고 무엇을 어떻게 아이를 케어 해주실 수 있느냐고.. 정말 미국에 보내길 원하시면 전문 홈스테이에 맡기시는게 맞다고. 내가 제일 걱정되고 싫은 건 꼭 귀찮아서가 아니라, 남의 금쪽 같은 아이를 책임지고 맡는 거라고. 나는 그런 책임을 지고싶지 않다고. 신랑이 전적으로 맡겠다고 한다면 난 신랑을 믿고의사를 존중할테니 신랑한테 말씀 하시라고.
난 진심 시어머닐 좋아했음. 다른 이유 다 떠나서, 나에게 선물 같은 사람을 낳아주신 분이라 마음 다해 잘 해 드리고 싶었고 지금도 그럼. 그래서 시어머니랑 사이가 나빠지는걸 원하는게 아님. 내가 좀 힘들더라도 일년에 한번씩 보면서 좋은 시간 함께 보내고 잘 해 드리고 싶은게 내 진심임. 나도 내옆에 있는 부모님이 늙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져미는데, 가끔밖에 볼 수 없는 신랑 마음은 어떨까 싶어 진심으로 사랑해드리고 싶었지만.. 짝사랑이었음.
신랑한테 대화내용 설명했고, 신랑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음. 솔직히 자기 조카도 예쁜거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나보다 애를 더 싫어하고 원래 성격이 원체 남한테 신세 안지고 나도 안해준다 스타일이라 믿고 맡겼음. 신랑이 너무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운걸 넘어서 자존심이 상해 해서 내가 더이상 뭐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분위기가 됐음.
다시 말하지만.. 정말 감사함. 내 얘기를 할 수 있고, 내 얘길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조언 해주는 분들이 있다는게 진심으로 위로가 됨. 난 아직도 내주변 누구에게도 신랑에게도 내 마음을 속시원히 털어놓질 못했음. 친구에게 하기엔 다 내 흠같고, 신랑에게 하기엔 이 일 자체가 그에겐 상처라 성격대로 쏘아대질 못했음. 글 링크해서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신랑 입장도 있고... 그냥 신랑에게 일임하고 일이 마무리 된다면 만족 할것 같음.
전혀 통쾌하지 않은 대처법인지도 모르겠음. 아직은 신랑의 입장과 마음이 내 속풀이 보단 더 중요하다 느껴져서 미흡하게 대처 했는지도 모르겠음. 솔직히 신랑에게 좋은 여자인 척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꺼임.
그래도 감사하고...소통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또 미국에 계시는 분들..공감해주시는 분들... 특히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시는 분들.. 반가워요. 필리핀 마피아라고 칭 할 만큼 간호사계가 필리핀사람들로 monopolized 됐죠? 그래서 스케쥴에서도 치이는 상황도 많고, 합리적이지 못한 일도 많죠. Nurses eat their young이라고 할정도로 감정적인 노동력도 심한 직업이죠.
저도 한국인들은 잘 뭉쳐지질 않는게 참 아쉬웠어요. 저도 저 사는게 바빠 한국인 간호사로서의 긍지나 비젼, 어떻게 해야 how to exert influences on the stakeholders and policy makers.. 이런 생각은 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아요. 다들 아시다 싶히 charge nurse, nurse managers, nurse educators 는 floor nursing 보다 혜택도 많이 없고 귀찮고 일만 많아서 다들 꺼려하죠. 그런데 그런쪽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국인 간호사들도 as a collective power 입지가 강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경력이 많지 않아서 아는건 많이 없지만 이런 마음으로 한국인들의 발전을 생각하며 공부하고 일해요. 여기서 몇자 나누는것도 너무 반갑네요. 모두 고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