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래 삘받으면 글을 막 써내려가는 습관이 있거든?
노래듣다가 갑자기 필받아서 써봤어.너무 길어서 스압이지만 재밌게 읽길 바래.
위키드라는 프로그램에서 박예음,최명빈이 부른 오빠생각, 오연준이 부른 고향의봄, 박예음이 부른 서편제 살다보면(음원으로 없음) 못찾겠으면 차지연이 부른 살다보면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읽길바래. 꼭!!!
아직 봄이 오기에는 조금 이른 2월의 어느 날 오빠는 먼 길을 떠난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황해도 해주. 그들의 동네는 아직도 설경에 젖어 있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그녀는 오빠를 바라보기만 한다.
그녀의 등에 업힌 애기가 자꾸만 칭얼댄다. 그래, 나도 알고 있었다.
이번에 떠나면 다시는 오라버니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흰 눈이 내린다. 2월이 다 되어 가는데, 많이도 온다. 펑펑 내린다.
도대체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분명 그저 보내 주기로, 아무런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눈이 간다.
그가 떠난다.
난 알고 있다.
그가 주고 받던 전보들, 밤마다 소리 내어 사서삼경을 읽던 소년이 마음속에 키워온 꿈들을.
내가 또 알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우리가 고향을 버리고 이 곳에 온 이유.
오빠가 떠나야만 하는 이유.
상투를 내어줄 수 없다고 소리치던 아버지가 떠오른다.
그 옆에서 울던 소년 하나가 보인다.
“아저씨. 아저씨!” 상투를 내어 줄 수 없다고 소리치던 아버지는 그 날 순사에게 무참히 목을 베였다.
어찌 그러할 수 가 있단 말이냐?
6살의 나는 보았다.
그 매서운 눈빛을. 분명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 뒤로 오빠의 가족과 함께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북으로, 산으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났다.
화전을 해야만 일구어 낼 수 있는 척박한 땅이 었지만 우리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어미가 없는 나를 거두어 준 오빠의 할머니. 우리는 그렇게 할머니의 손에서 컸다.
너무나도 추워 여름이 되야 꽃이 피는 곳 이었지만, 우린 늘 즐거웠다.
동박새를 쫓아다니면서 우리는 산으로 더 깊은 산으로 골짜기로 뛰어 다녔다.
늘 행복할 수만은 없는 법.
아주 추운, 눈보라가 매섭게 휘몰아치던 그 어느 날 가파른 숨소리 만이 방안을 채웠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
“아가 슬퍼마렴.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보라.
그 날 불던 눈보라가 왜 오늘도 불어오는 걸까.
왜 오라버니의 모습에서 할머니가 보이는 것일까.
나는 눈을 감는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
우리는 눈을 감았다.
할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 오늘도 그 말을 믿어보도록 했다.
할머니의 말처럼 둘만 남은 우리는 살았다. 그저 이를 악물고 살았다.
어느 날 오빠가 장터가 다녀왔다. 동리에서 장터까지는 시오리일.
뭣 하러 다녀왔다 핀잔을 주었지만, 오빠는 그저 웃는다. “네 생일 이잖아.”
아, 생일이었구나.
벌써 한해가 흘렀구나.
동박새가 울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벌써 여름이 왔네.
그의 손등이 부드럽게 스친다. “여기.” 그의 손엔 구두 한 켤레가 들려 있다.
“우리, 한번 살아보자. 살다 보면 살아진다지만 그게 너라면, 그저 사는게 아닌 삶이 될 것 같아.”
복사꽃 같이 그녀의 뺨이 물들었다.
그의 웃음은 온 동리에 퍼졌다. 동리가 울렸다.
동박새 한 마리가 날아간다. 먼 하늘을 향해 날아가던 새는 어느 새 점이 된다. 붉은 구름만이 떠다닌다.
서방님이 한양에서 돌아왔다. 경신학당으로 떠나겠다던 그를 나는 흔쾌히 보내주었다.
살다 보니 벌써 몇 해가 흘렀다. 아들이 달려간다. 그의 품에 안긴다.
아직 옹알거리는 딸은 이 상황을 알기는 아는지 방글거린다.
한 해에 한번 밖에 보지 못하지만 아녀자인 내가 어찌 그리워 할 수 겠나.
그저 살아갈 뿐이다. 저녁 놀이 붉게 진다.
『기미독립선언서』.
독립.
심장이 멎는다.
진정 보지 말아야하는 것을 본 것 인가. 그의 봇짐을 함부로 열어보는게 아니었다. 어찌 아녀자가 감히, 열어보았을까?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보고 말았다.
딸아이가 칭얼댄다.
“벌컥.”
문이 열린다.
그녀는 황급히 전보를 봇짐속에 넣었다.
“이번에는 정말 오랫동안 못올거야. 재경아.”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눈 앞에 하얀 설원이 보인다. 벌써 하루가 지났구나. 아아, 벌써 저만치 오라비는 떠났구나.
이젠 더 이상 보이지도 않는다.
“비단구두만 사서 다시 돌아올 게. 오래 걸릴테지만 꼭 돌아올 거야.”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서방님!”
그녀의 목소리가 눈보라와 함께 휘몰아친다.
“오빠! 재용 오빠!”
그녀가 절규한다.
등에 업힌 딸아이도 서럽게 운다.
“엄마, 왜 울어.”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내미도 같이 운다.
3월의 첫 날, 청년이 호주머니 속 종이를 바스락거린다.
간밤에 한 남자가 주위를 두리 번 거렸다. 그는 한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 안 한 사나이가 그를 반긴다.
‘간 밤의 회의는 잘 끝났네. 단지 한 가지 바뀐 게 있다면, 파고다 공원에서 태화관으로 장소가 변경되었네.’ ‘공원은 너무 위험해.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네.’
그의 머릿속에 새벽의 대화가 스쳐 지나간다.
그는 불안한지 종이를 접었다 폈다 가를 반복한다.
“선생님, 이젠 읽으시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한 숨을 내쉰다.
“吾等(오등)은 玆(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 노라.”
그의 목소리가 공원에 울려 퍼진다.
사람들이 한 둘씩 가슴팍에서 태극기를 꺼낸다.
“一切(일체)의 行動(행동)은 가장 秩序(질서)를 尊重(존중)하야, 吾人(오인)의 主張(주장)과 態度(태도)로 하여금 어디 까지던지 光明正大(광명정대)하게 하라.”
정재용의 낭독이 끝났다.
“만……만세! 만세!” 사람들이 만세를 외친다. 공원이 울린다. 서울이 울린다. 황해도도 울린다. 아우내도 울린다. 대한제국이 울린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 한 중년의 여성이 중얼거린다. 그녀는 머리에 바구니를 이고 있다.
어느 덧 20여년이 흘렀다. 그녀의 주름도 깊게 흘렀다.
요새는 눈이 침침 한지 바느질도 잘 되지 않는다.
“후우…… 이제 집에 가야겠네.” 해가 뉘였뉘였진다.
어디선가 긴 울음 소리가 들린다.
“벌써, 동박새가 우네.”
“파르륵.” 풀잎이 흔들린다.
동박새가 풀속에서 날아오른다.
그녀는 동박새를 쳐다본다.
동박새가 동리 입구로 날아간다.
어느 덧 귀뚜라미가 운다. 그녀는 빤히 새를 바라본다.
저 멀리 입구에서 거뭇한 형상이 보인다. “어째, 이젠 입구도 안보이네.”
그녀는 눈을 찌푸린다.
눈에 먼지가 들어갔는지 눈이 간지럽다. 그녀는 눈을 비빈다. 계속 비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눈물이 난다. 먼지겠지. 먼지가 들어가서 일거야.
그녀가 되 뇌인다. 하지만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바람이 분다.
‘그래, 바람 때문에 나는 눈물 일거야.” 그녀가 되 뇌인다.
그녀는 입구를 바라본다.
한 중년남성이 보인다.
그녀의 착각일까?
그의 지팡이 뒤에는 분홍색이 선뜩선뜩 보인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귀뚜라미가 운다.
시냇가가 하염없이 흐른다.
8월의 노을이 하염없이 흐른다.
+다들 알다싶이 오늘 광복절이잖아 그래서 써봤어. 원래는 일본 강제 징역에 대해서 쓸까하다가 이렇게 적었어. 일단 정재용이라는 분은 실제로 우리나라 독립선언서를 파고다 공원에서 읽으신 분이야. 픽션적인 부분은 김재경이라는 분이 실제 정재용 선생님 부인이신데. 연상이셔. 급 몰입감이 깨지나? ㅋㅋ 여튼 독립선언서를 누가 읽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거야. 솔직히 나도 존함은 오늘 처음 알았어. 이 기회로 조금이라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실은… 나 고삼인뒈 95일 남았어 ㅋㅋㅋㅋ. 빨리 자야겠다. 실은 이거 내가 영상 전공이라서 단편영화 콘티로 쓰다가 소설체로 바꾼거라. 좀 축약적인 면모가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다들 문예창작을 한번도 안배운 초보자가 쓴거니까 이해해주길 바래~ 마지막으로 나 수능 대박나라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