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엄마를 여의었어요.
간암이셨는데 폐로 전이되니 s대 병원에선 병을 고칠 수는 없고 함암제 처방하면서 사람에 따라 목숨을 연장할 수는 있다 하더라구요.
근데 항암제라는 게 부작용이 만만찮으니 도저히 엄마에게 드릴 수가 없겠더라구요.
근데 마침 인터넷을 통해 한약으로 암의 크기를 줄이고 치료할 수 있다는 강남의 ㅈ 한의원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어요.
설마 했지만 한의원에 직접 가서 상담하니 항암제는 부작용이 크지만 한약은 부작용도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하더라구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제가 그들의 이 말을 믿은 게 잘못이라 생각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저도 제가 직접 겪지 않았다면 그 말을 믿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 때 전 벼랑 끝에서 그들의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380만원이라는 거금을 요구하는 그들에게 꼬박꼬박 그 돈을 지불하며 3개월 동안 엄마에게 그 약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병의 차도는 커녕 그냥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듯 그 3개월을 보내고 엄마는 떠나셨습니다.
처음 1개월 약을 복용하고 한의원에선 병원에 가서 가슴 사진을 찍어 보라며 처음엔 별 차도가 없는 게 당연하다며 안심시키더라구요.
그러면서 약을 통해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서, 엄마 몸은 지금 약의 효과를 보고 있는 거라고 약을 끊지 말라고 당부하더라구요.
그런 모든 상담을 한의사 자격증도 없는 상담 실장이 맡아서 했어요.
한 달에 한 번 한의원을 찾아 한의사와 상담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평소 전화 상담은 상담 실장이 했어요.
지내고 보니 매월 38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으면서 얼마나 형편없는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억울하고 분해요.
그 상담 실장은 병세가 악화되어 기력이 없는 상태인데도 병원 가서 영양 주사를 맞고 기력을 회복시키라 했어요.
건강한 사람이나 영양주사가 통하지 말기암환자에게 영양 주사로 기력을 회복하라 하는 상담실장.
그런데 더 가관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약이 남아 한의원에 그 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 했더니 저희 식구들 누구나 먹어도 된다고 하네요.
말이 됩니까?
누구나 먹어도 되는 약을 암을 고치는, 암의 크기를 줄이는 약이라면서 그렇게 큰 돈을 요구할 수 있는 건가요?
너무 억울해서 소비자원, 복지부, 보건소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우리 나라 법은 한의사에게 무한 권한을 주고 그 어떤 기관도 제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더라구요.
한의사 면허증만 따면 어떤 재료로 무슨 약을 만들든, 그 약의 효능을 얼마나 과장 광고하여 폭리를 취하든 그 누구도 제재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건 너무 부당하지 않나요?
아픈 환자와 보호자의 간절함을 이용해서 폭리를 취하고도 너무나 떳떳이 오늘을 살고 있는 전문직 자격증을 지닌 그들.
저와 같은 억울함을 지니신 분들 안 계신가요?
제가 겪은 이 억울함을 위로해주실 분 안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