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면 왕따가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 말이 100% 맞지는 않다.
나도 처음 대학 입학할 무렵에는 대학은 각자 생활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입학할 때 보니 전혀 안 그랬다.
그래서 막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왕따가 되지 않을 거라고 믿어 오티 때부터 잘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는 대학 일진이 되었고 우리 과는 물론이고 타 과에도 내가 나름 껌 씹는 일진으로 알려졌다.
되레 왕따되기 정말 싫어서 나는 나를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을 더 왕따시켰고 요즘 흔히들 말하는 '중2병'이나 '초4병'과 똑같은 '대학생병'까지 앓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과 집행부들에게 무례하게 굴고 단대 학생회와 총학생회 임원으로 있는 사람들 몇몇도 면전모독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고딩 시절 학교전설 짱! 먹었던 스타들을 보면서 그게 내 일처럼 느껴지고 나도 내가 다닌 대학의 전설이 된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나도 대학에서 짱! 먹는다는 걸 느꼈고 10대들이 주로 겪는 연예인병을 20대가 되어서 앓게 됐다.
학교에서 하는 취업 특강 때도 나는 특강에 집중 안 하고 스마트폰으로 연예 관련 글을 검색하곤 했고 나한테 당한 사람들이 취업 공고 보고 토익할 때 나는 그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기 싫어서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인터넷에서 오디션 관련 글을 보고 TV나 유튜브로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및 가요 프로 등을 보면서 댄스를 따라하고 노래 부르고 그랬다.
그렇게 나에게 왕따 당한 피해자들은 점점 늘어났고 졸업식 날이 되어서는 그들이 악몽을 느끼는 모습을 보게 됐다.
중고딩들이 졸업식 날 밀가루와 계란과 까나리를 뒤집어 쓰고 졸업한다면 나는 대학 졸업 사진도 튀는 원피스 입고 찍어서 같이 찍은 피해자들은 졸업 앨범을 보고 분명히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
중고교 졸업식에서도 해서는 안 될 밀가루 뒤집어 쓰기를 나는 대학 졸업식 때 하고 졸업식 독사진을 찍었고 내 피해자들은 그걸 보고 얼마나 폭풍 충격에 빠졌을까...
대학 4년동안의 이런 내 행동으로 인해 나를 따라다니게 된 '가해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나는 캠퍼스 집단 소개팅에 참가할 수도 없었고 지금까지도 연예인을 내 남자친구로 삼아야만 하는 신세가 됐다.
얼마 전에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다른 대학에도 왕따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면서 왕따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대학에 왕따가 없다는 건 잘못된 사실이고 대학 가서도 왕따될 수 있고 사회에 나가서도 은퇴 후 경로당 가서도 죽는 순간을 맞이하면서도 왕따일 수 있다는 걸 잘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