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여대생입니다.
제 인생을 모조리 흔들어 놓고있는 엄마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글이 이래저래 두서없는 점 이해하고 읽어주세요.
글이 좀 길지만 진지하게 읽고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항상 엄마의 과보호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놀러간다는건 저에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학교에서 행사를 가더라도 엄마가 납득하실 수 없으면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의견은 항상 무시되어왔습니다. 엄마가 귀농하시고 싶으시다고 고등학교때 시골로 이사 왔을때는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미웠습니다. 고등학교 계획도 있었고 지망도 다 정해놓고 있었는데 거의 끌려오듯이 시골에서 살게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이정도쯤은 제가 늦둥이면서도 첫딸이었으니까 저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 못참겠는건 그 외 다른 점들이에요.밖에 나가시면 신경쓰지 않아도 자식들이 잘 하고 칭찬받는다시면서 자랑하고 다니시지만 저에게는 한번도 그런말씀 하신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너같은걸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자식교육을 잘못 시켰다며, 다른 애들은 잘만 하던데 너만 왜 이러냐는 등 항상 제 자존감을 깎아내리시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구세요. 제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밖에 나가면 그래도 욕 얻어먹고 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호구냐며 본인생각좀 하고 살라는 말을 많이 듣죠. 집안에서 그런 말만 듣고 자라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칭찬을 들으면 고마운 마음보다 의아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스스로 난 나름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그리고 지금은 집에서 차로 세시간 떨어진 대학교에 기숙사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매일 아침저녁으로 전화드리지 않으면 난리가 납니다. 룸메이트 번호, 기숙사 번호, 친구들 번호까지 다 알아내서 여기저기 전화해서 제가 얼굴이 다 붉어질 지경이에요.
또 집에 매주 가야하는데 엄마 강요때문에 주말에 하는 대학일정은 참가하지도 못합니다. 집에 가면 저번 주에 제가 치워놓은거에서 손도 안대고 그냥 더러워져 있어요. 그럼 주말 내내 설거지하고 밥차리고 반찬해놓고 청소하고 그 와중에 과제하고 일요일 밤에서야 학교에 돌아옵니다. 그리고 제가 한번이라도 집안일 소홀하게 하면 니가 집에 와서 하는게 대체 뭐냐며 화를 내십니다. 방학때도 딱히 다르지는 않아요, 저도 아직 스물한살이고 놀고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대학 방학 두달 반 내내 집에 갇혀삽니다. 제 나름대로 이것저것 자기계발을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위에 말했다시피 시골로 귀농오셔서 매일 농사일을 도와야해서 제 일상은 없습니다. 방학때는 그냥 일꾼처럼 일만 하다가 지나가요. 물론 아르바이트도 절대 금지입니다. 너 험한 꼴 안보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로 적고 나니까 정말 별거 아닌것처럼 느껴지는데 엄마의 집착은 생각보다 많이 심각하십니다. 중고등학교때도 지금도 학교일정을 엄마에게 허락받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물론 미리 말씀드린다고 해도 허락해주시는 일은 거의 없지만요. 저의 모든 생활이 엄마 통제 아래 있지 않으면 그걸 참지 못하시고 욕을 하시거나 저한테 손에 잡히시는대로 던지시거나 때리시거나 내쫒습니다. 그때문에 고등학교때는 학교에서 머리카락도 잘려보고 집에서는 옷도 잘려보고 유리그릇에 맞기도하고 머리채 잡힌채로 무자비하게 맞거나 속옷만 입은채 밖으로 쫒겨난 적도 허다합니다.
계속 이렇게 살다보니까 심각해지는건 제 정신상태였어요. 고등학교때부터 심해지기 시작한 자학의식이 점점 더 심해져서 어느 새 지금은 칼로 손목을 긋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엄마가 하시는 말씀을 그냥 듣고 있으면 제가 패륜아나 인간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서 참을 수가 없어요. 왜 사는지, 삶의 이유조차 모르겠고 그냥 내가 살아있긴 한건가 싶습니다. 그래서 손목을 그어서 아프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스스로 벌 주는 기분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면 조금이나마 편해집니다. 스스로도 제 정신상태가 불안정하다는걸 알게 되었고 고치고 싶어서 대학교 1학년때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상태라고 하더라구요, 엄마라는 벽이 너무 높고 견고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그걸 허물어야 하는 자의식이 고통받고 있는 상태라서 우선 자해하는것부터 멈추기로 했습니다. 스스로도 무척 많이 노력했어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거, 생각보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걸 인정하고 나 자신의 편에 선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엄마를 대할 때 마다 그 모든 노력이 무너지는걸 느껴요. 니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게 뭐냐, 내 자식이지만 난 너 정말 못보겠다,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그런 말들 듣고 있으면 그냥 멍해져요. 그러면서 아, 그런가보다 싶으면서 또 제자신을 괴롭히게 됩니다.
대학교 1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때 참다참다 겨우 용기를 내서 엄마께 울면서 말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고있다고, 엄마가 하는 말이 나한테 너무 아파서 난 너무 힘들다고. 나를 좀 사랑해줄 수는 없냐고. 그렇게 제 진심을 다 털어놓았어요. 차마 손목에 칼을 댄다는 얘기까지는 하지못했지만 그정도로 제 마음이 어느정도 전해질 줄 알았습니다. 제 말 듣고 나서 엄마 저한테 니가 이정도 일 가지고 힘들면 엄마는 더 힘드니까 죽어야겠다고, 모든 건 니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니 마음이 약해빠졌으니까 그런거라고 절 혼내셨습니다. 그 때 느꼈어요. 제 진심이 어떻건 간에 엄마는 변하시지 않으실거라는걸. 그 이후에 점점 더 죽음에 관해서, 제 자신을 상처내는 것에 관해서 그쪽으로 마음이 갑니다. 엄마한테 모진말을 듣고나서 정신차려보면 어디 피를 내거나 때리거나 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럴 때 마다 기분이 정말 참담해요. 어떻게 해야 평범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엄마 말씀대로 제 마음이 약한 탓인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