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편은 올리겠습니다.
이 글 올리고 더 작성하여 어느정도 양이 되면 12시에 재업할 예정입니다.
혹시 올리지 못하더라도 내일 점심시간 쯤에는 보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야기 거의 다 와갑니다.
70%는 온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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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집에서 독립을 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과의 종교적 충돌로 인한 것이였습니다.
현재는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지만 그때 당시엔 서울의 모 복지관에서 근무했거든요.
지금도 대부분의 복지시설들이 그렇듯 그 곳 역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이였습니다.
문제는 하필이면 불교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였다는 것입니다.
관장님께서 스님이시다보니 일주일에 한번씩 직원회의를 하시며 불교식 예배를 강요하셨고,
덕분에 저 역시 그만둔지 몇년이나 지났음에도 반야심경 정도는 눈 감고도 외웁니다.
마하반야 바라ㅁㄷㅅㄱ ㄱㅈㅈㅂㅅ ㅎㅅㅂㅇ ㅂㄹㅁㄷ.......
기독교나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재단의 경우 일요일에 행사를 하는 경우가 절대 없는데
재단이 불교 쪽이다보니 2주에 한번씩은 일요일 행사를 치르곤 했어요.
복지관 자체 행사인 경우도 있었지만 절반은 해당 절에서 하는 행사의 업무지원이였습니다.
복지관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거든요.
당연히 부모님과 심한 마찰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복지관이 수백개가 넘는다는데 도대체 왜 하필 타 종교 시설을 다니냐며
제가 출근 할 때마다, 또 가족들이 전부 교회에 가는 일요일마다 질책을 듣는게 일이였습니다.
그땐 그게 너무 싫어 따로 독립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나 사귄 여자친구가 그 복지관에 다니고 있었거든요...
동생이 저희 집에 들어오기 전에는 여자친구가 집에 참 자주 놀러왔었습니다.
(저나 여자친구는 둘 다 혼전순결주의자였기 때문에 동거 등 야한 일은 전혀 없었어요..ㅎ;;)
동생이 들어오면서 제가 여자친구에게 동생이 놀러와서 당분간 같이 지낼 것 같으니
집에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집앞에 나타나던 그 이상한 놈도 신경쓰이고, 또 여자친구가 동생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게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귀신 타령도 아니고 한술 더 떠서 마귀 타령이라니요......
미친놈 취급 할 게 뻔히 보였어요.
여친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고 일전에 목사님들과의 대화 때문에 몇주간 퇴근하면
거의 바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뭐.. 집에 가서 딱히 하는 건 없었지만 얘를 혼자 두면 안된다는 책임감? 의무감?
같은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냥 매일 저녁 시켜먹고 맥주 두어캔 마시면서 같이 게임하다가 잠드는게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기도원에 다녀온지 3~4주가 지나도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자 제가 좀 흔들리더라구요.
말이 옆에서 지켜봐주고 도와주는거지..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지도 모르는데
무한정 같이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됐습니다.
저도 제 사생활이 있고... 여자친구도 있고... 밤에는 친구들과 놀러 가고 싶은데..
더군다나 이놈이 두번째로 기도원에 다녀오면서부터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 좀 불편했어요.
잘 웃지도 않고 말도 잘 안하고.. 그냥 주구장창 기도하거나 성경책만 읽더군요.
그러고 있는 동생 옆에서 혼자 맥주 홀짝대는게 뭔가.. 죄책감 같은게 들기도 했구요.
집에만 오면 뭔가... 좀 숨이 턱 막히면서 굉장히 무거운 공기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
어려서부터 정말 친하게 지낸 동생인데도 그렇게 불편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제게 도와달라며 찾아온 동생에게 나가달라는 이야기는 차마 못 꺼냈습니다.
오죽하면 여기와서 저러고 있을까 싶어 불쌍하기도 했구요..
그 날도 퇴근하여 동생과 저녁을 먹고 혼자 티비를 보다 졸고 있었습니다.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눈을 떴는데 동생이 바로 앞에서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주) 대화체 변경
[나] : 아.. 뭐야 임마.. 깜짝 놀랐자나...
[동생] : ....
[나] : 아 왜?? 뭐야??
[동생] : ..
[나] : 뭐냐고... 반했냐??ㅎㅎㅎ.....아 왜 말을 안해?
[동생] : 그냥..;; 형 잠버릇이 독특한거 같아서... 악몽 같은거 꿨어??
[나] : 완전 꿀잠 잤는데? 왜??
[동생] : ....아니.. 뭐.. 별건 아닌데...
기도하다가 TV끄려고 일어나면서 형 봤는데..
[나] : 봤는데?
[동생] : 계속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게 독특한거 같아서... 그래서 쳐다보고 있었어..
[나] : 응?? 나 잠버릇 없는데...?
그건 왜 들고 있냐? 표정은 또 왜그래?
주) 그때 동생은 손에 조그만 십가자랑 성경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동생] : 좀 놀라서.. 혹시나 싶어서..
[나] : .... 내가 뭐했는데?? 자세히 이야기 좀 해봐..
[동생] : ....
[나] : 빨리 말하라고!! 아 짜증나..
[동생] : 그냥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다가 도리질 하다가 계속 그러길래.. 웃겨서 쳐다봤어..
[나] : 근데?
[동생] : 근데 갑자기 얼굴을 한쪽으로 확 심하게 돌리더니 계속 끄덕끄덕끄덕 거리자나...
[나] : .... 아... 뭔 개소리야...
[동생] : 근데 너무 심하게 고개를 돌리고 끄덕끄덕 하니까...
혹시 나 때문일까봐 걱정되서..
[나] : ...야... 니가 본게 그 유명한 미xx이 x랄 하는거야ㅎㅎ.... 안웃기냐..;;
[동생] : ........
형 주변에 뭐 별일 없지? 누가 힘들게 한다거나.. 뭐.. 그런거...
[나] : ..... 없어 그런거..
[동생] :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미안해 형..
[나] : 아 됐고.. 잠이나 자자.. 낼 7시까지 가야돼..
[동생] : 형. 나 때문에 불편하지?? 미안해
[나] : 됐다고! 힘들게 뭐 있어?
[동생] : 그래도..
[나] : 아 x발 진짜 짜증나게!! 잠이나 자자고!!!
[동생] : .....
주) 대화체 종료
순간 짜증이 확 나서 저도 모르게 동생에게 너 때문에 내가 이상한 짓 하는거 아니냐고
말해버렸습니다.
(그 때도 그 말을 하자마자 엄청 후회했고, 지금도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동생 놈 우는 거 그 때 처음 봤어요.
전 사실 귀신이고 마귀고 자시고 그냥 애가 기운이 허해서 그런건가.. 하면서 별 생각 없었는데
얘는 진심으로 스트레스 받고 너무 힘들었었나 보더라구요.
하.. 그 기분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제가 뭔 짓을 했다는 동생 이야긴 순간 싹 잊고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더라구요.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달래주지도 않았구요...
다만 혹시나 그 말에 집을 나갈까 싶어 너 이 집에서 한발짝이라도 나가면 가만 안둔다고..
그리고 도망가면 다신 보지 않겠다는 말을 사과 대신 남기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쪼그려 앉아 들어가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라이터 소리가 들리길래 쳐다봤더니 여자친구였습니다.
여자친구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더군요.. 담배도 안피우는게..;
저한테 담배 끊기를 요구하면서 또 담배 피우는게 보이면 자기도 바로 앞에서 담배피겠다
했었는데 그걸 하고 있더라구요.
평소 같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달래려 했겠지만 너무 기분이 좋지 않았던
때라 저도 모르게 뭐하는 짓이냐며 화를 버럭 내면서 소릴 질렀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대차게 굴면서 제게는 항상 웃기만 하던 애가 놀라 그대로 굳어 버리는걸
보면서 혼자 근처 공원으로 걸어가 한참 서성대다 돌아갔는데 여자친구가 없었습니다.
전화하여 사과하고 싶은걸 참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여자친구가 집에 있더라구요.
동생이랑 무슨 이야길 하면서 족발 같은걸 먹고 있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요.
서로 처음보면서도 참 사이가 좋아 보였습니다.
같이 둘러앉아 야식을 먹으면서 동생이 해주는 연예계 이야기에 빠져 있던 여자친구는
애가 뜨질 않아서 그런가 표정이 어둡다면서 우리 복지관으로 봉사활동을 나오는 건
어떠냐고 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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