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ㅎ
끊어야죠...
이번 글에는 타 종교와의 내용이 좀 있습니다.
저는 타 종교를 비방할 의도가 전혀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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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생 또 여자친구와 어영부영 화해를 하고
여친이 돌아간 뒤 동생과 둘이 남았는데 뭔가 좀 어색하더라구요.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데 그 말이 입에서 나오는게 많이 힘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동생에게 들은 제가 했다는 행동이 무섭기도 했구요...
전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고 하다못해 기억나는 꿈조차 없었으니까요.
고개 까닥이는거 공포영화 같은데서도 못본거 같은데...^^;;
여튼 별로 할 말이 없어서 그랬는지 저도 동생에게 복지관에서의 봉사활동을 계속 권했습니다.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도 잘 나가지 않던 때라 계속 집에만 있는거보단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친구가 이야기 했을 땐 싫다던 동생도 제가 이야기 하니 순순히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동생이 처음 했었던 봉사활동은 제가 담당하던 분야인 재가복지사업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거환경개선사업이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의 도배 및 장판교체를 해주는
일이였는데요, 힘든 일인데도 서툴긴 했지만 열심히 하더라구요.
그 복지관에서는 봉사자의 봉사시간 결재를 관장님이 직접 하셨었는데
동생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니 관장님께서도 관심이 가셨었나 봅니다.
저를 불러 누군지 묻고 가족이라 답하자 다음부터는 복지관 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하셨어요.
의도치 않게 동생 놈이 제 근처에서 멀어지는게 왠지 좀 마음에 걸려
여친에게 잘 좀 봐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당연히 저희 집에 와있는 이유 등은 이야기 하지 않았구요, 다만 걔 주변을 맴도는
이상한 놈이 하나 있으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달라고만 했어요.
처음엔 식당에서 봉사를 했으나 나이도 어리고 컴퓨터도 어느정도 다뤄 사무실 행정지원으로
봉사 분야가 바꼈다고 했습니다.
애가 훈남이기도 하고 싹싹해서 관장님 및 직원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어요.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거나 하지도 않았구요.
하지만 거기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항상 십자가와 성경책을 가지고 다니고, 또 책상위에 이를 꺼내 두는게 다른 분들은 은근히
신경 쓰였나봐요.
물론 복지관 직원 중에는 기독교, 천주교 등 타 종교를 믿는 직원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관내에서는 티를 내는 경우가 드물었고, 절의 행사지원에도 투덜대긴 했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지나갔었거든요. 물론 저두요..
복지관 여기저기서 보이는 타 종교의 색체에 동생은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관장님께서 부장님을 불러 한 소리 하셨다고 들었어요.
종교가 다른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행동은 예의가 아니라구요.
직원이였다면 재제 했겠지만 봉사자다보니 싫은 소리에 안나오지 않게 좋게
이야기 하라고 하셨다고 해요.
음.. 어느 회사나 그렇겠지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자나요.
같은 상황에도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 패턴을 보이는게 인간인데..
그 부장님은 좀 독특하신 분이였습니다.
인간성이 좋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시는 그런 분이셨는데 이걸 장난처럼
해결하고자 하셨던게 원인이였어요.
(제가 자리에 없을 때 있었던 일이라 전해들은 이야기 입니다.)
뭐 동생과 좀 친하게 지내기도 했구요.
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생의 성경책과 십자가 위에 염주를 올려 놓으셨답니다.
그 분 종교는 불교셨거든요.. 본인의 것을 올려두셨었나봐요.
당시 여친의 말에 의하면 장난이 심한거 같아 치워놓을까 하다가 차마 못했대요.
다른 직원들이 걱정 반 장난 반 심정으로 동생이 돌아오는걸 기다려 쳐다보고 있었는데
동생이 그 상황을 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딱 멈춰서서 아예 움직일 생각을 안하더래요.
한참동안 지켜보고만 있자 과장님이 다가오셔서 장난이라 하며 막 염주 쪽으로 손을 뻗는데
동생이 막더랍니다.
그리곤 염주를 집어들고 끊어버렸대요.
.......
지난 일이지만 차라리 동생이 염주를 끊고 자리를 떠버렸다면..
그리고 복지관에 나오는 걸 당분간 자제했었다면 더 나았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자리에 앉아 십자가를 집어들고 기도를 했나봅니다.
다른 직원들과 과장님이 벙 쩌서 쳐다보고만 있는데도요..
한참 후에서야 과장님이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화를 내셨다고 해요.
동생은 거기에 대고 같이 맞서서 같이 목소리를 높였구요.
사무실이 시끄러워지자 관장님이 관장실에서 나와 지켜보다가 자초지종을 물으셨다는데
그 자리에서 과장님을 심하게 꾸짖으셨답니다.
그리곤 동생을 관장실로 불러 엄청 오랫동안 이야길 나눴다고 합니다.
(전 이때 사무실에 복귀했어요)
상황을 전해듣고 저 역시 안절부절 못하다가 퇴근해서야 동생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과장님과의 다툼 문제는 전여친에게 들었으니 관장님실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물어봤었는데요,
일단은 사과와 함께 한가지 권유를 받았다고 했어요.
장난을 심하게 친건 사과하지만 그렇다고 엄연히 사무실 내에서.. 그것도 불교재단이 운영하는
복지관 내에서 종교적 상징물을 훼손한건 좀 문제가 있다고 하셨답니다.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이 복지관은 엄연히 불교에 기초를 두고 그 이치에 따라 운영되는데
그런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복지관의 설립 취지를 꺾어버린 것처럼 느끼셨나봐요.
뭐.. 저도 충분히 관장님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또 복지관에는 제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고 다음부터 안나와버리면
제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겠냐고 이야기 하셨대요.
(여친과 제가 만나고 있는건 일부 직원들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서로의 종교에 간섭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다른 직원 및 과장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마음에 안들겠지만 그 주에 예정되어 있었던 불교 행사에 나와 인사하고 구경 좀 하다가
직원들과 화해하고 가라고 권하셨답니다.
전 괜찮으니까 그냥 봉사활동 나오는건 여기서 중지하는게 어떠냐고 이야기 했어요.
동생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구요.
며칠간 복지관에 나오지 않길래 제 말을 들었나보다 싶었는데
토요일에 진행된 후원자의 밤 행사에 동생이 나타났습니다.
저희 복지관은 후원자의 밤 행사를 1차는 복지관에서 후원자들과 진행하고
2차는 직원들만 절에 가서 진행 했는데요,
술을 먹거나 하진 않았지만 직원들과 관장님이 불교식 예배와 108배 등을 하였습니다.
동생이 나타난 행사는 2차였구요.
한참 앞에서 시키는대로 하고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동생이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정말 딱 관광객 같은 느낌으로 쳐다보면서 웃더라구요..;
그러다 수계식 라는 걸 진행하는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 그런거 처음 봤는데 그게 일종의 기독교에서 하는 세례와 비슷한 거였어요.
아무리 제가 교회를 안나가고 있는 상황이였지만 솔직히 심하게 거부감이 들었지요.
그런걸 한다는 이야기도, 또 직원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사전에 없었으니까요.
솔직히 뒤에 서있는 동생도 신경 쓰였구요.
자세히 보니 팔꿈치 안쪽에 불피운 향을 세번 톡톡 찍으면 그게 수계가 완료되는거였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다들 말없이 그냥 하고 저 역시 제 차례가 거의 다 되어 팔을 걷어올리는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동생이 갑자기 손을 번쩍 들더니
'저희 형은 교회 다니는데요?'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덕분에 저와 직원들, 진행중이던 관장님까지 다들 멘붕에 빠져 식이 중단됐지요.
먼저 침묵을 깬건 관장님이셨습니다. 얼굴이 딱딱하게 굳긴 하셨지만
'그러십니까.. 알겠습니다.' 라고 하시면서 제 차례를 건너 뛰어 다시 식을 진행하시더라구요.
도대체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몰라 속으로 동생 욕만 한참 하고 있는데 동생은 또다시
식을 중지시켰습니다.
제 전여친이 수계를 받을 차례였는데요.
또 손을 들고 '그 누나네 집도 교회 다닌대요' 라고 해버린거죠.
순간 너무 당황하여 벌떡 일어나 동생을 끌고 밖으로 나가려 하던 찰나
관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괜찮으니까 자리에 앉으라구요. 그리고 이따 이야기 하자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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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여기까지 써놓고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생각 나자마자 바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