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이야기 풀어야지 하고 써놨다가 노트북을 수리 맡기는 바람에 모바일로 다시 써요 ㅠㅠㅠㅋㅋ
다시 쓰려니까 좀 막막한데 일단 기억나는대로 써볼게요!
일단 불편해서 음슴체로 쓸게요
우선 남자친구랑 나는 9살 차이야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 미술 쌤으로 오시고 몇 달 후에 내가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미술쌤 되게 깐깐한 분으로 바뀌신다는 소리에 아 입시 글렀구나 이 생각 하고 있었어
나는 미대 준비하던 고2였고 그 때 미술선생님이 되게 좋고 살갑다고 해야하나? 나랑 맞는 분이셨거든 나는 매사에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하는 사람들을 좀 편하게 못 대한다고 해야하나 자유로운 영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들을 좋아해서 되게 여러 진로 준비해보고(거의 예체능이었지만) 그때는 패션디자인이 내 적성에 맞구나 싶어서 늦게 시작한 만큼 준비해오던 애들 따라 열심히 학원도 나가보고 코피도 터지고 참 열정적이었던 것 같아 지금은 그냥 다 죽어가는 대학교 3학년이지만 ㅋㅋㅋㅋㅋ
내가 학교에서는 그냥 넉살좋고 웃긴 애 정도로 다른 애들하고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었는데 내가 선을 좀 지키는 성격이라 엄청 웃고 떠들고 하면서도 안 맞는 애들한테는 진짜 개썅마이웨이... 그래서 한 해마다 몇 번 정도는 교무실도 불려가고 했어 ㅋㅋㅋ 그거 다 내 탓 아니었는데 너무 억울하다!
어쨌든 미술 선생님이 새로 오신다기에 나랑 같이 미술 준비하던 애들은 그냥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 그 예술하는 사람들은 각자 신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게 있잖아 나는 그런 게 안 맞으면 같이 잘 못 지냈어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으로 2학기를 시작하는데 ㅋㅋㅋㅋㅋ 그분이 우리 부담임으로 오신 거야 우리 반에 특히 미술하는 애들이 몰려있었거든 그것때문도 있고 그때 원래 계셨던 부담임 선생님이 출산 휴가때문에 한 학기 안 오시게 돼서 넣으신 것 같아
처음에 정장 입으시고 깍듯하게 인사하시는데 얼굴이 되게 잘생긴 건 아니지만 오밀조밀 훈훈하게 생겼었어 도둑들 영화에 나오는 살짝 김수현 상? 다정할 것 같이 생겼는데 의외로 무뚝뚝하고 못 다가갈 것 같은 분위기였어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올해부터 미술 과목 맡은 ○○○입니다 여기 미대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얘기 들었는데 특별히 잘 부탁해요"
뭐 이런 거 비슷하게 말했던 것 같아 전혀 잘 부탁할 것 같지 않은 표정으로 ㅋㅋㅋㅋㅋ 처음 봤을 땐 아... 내가 정말 어려워하는 사람 유형이라 이렇게 연애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 ㅋㅋㅋㅋ 애초에 좋아하게 될 줄도 몰랐어 우리 집이 좀 잘 사는 집안이 아니고 새아빠가 자주 때리고 해서 중학교 때는 되게 방황하고 그랬었는데 새아빠가 진짜 딱딱한 사람이었거든 지금도 그렇고 그래서 무의식중에 어려워하게 되는 것 같아 나는 정말 산만하고 말 많고 ㅋㅋㅋ 그것때문에 많이 맞았어 아직도 눈도 못 마주치면서 지내 여차저차 독립하긴 했는데 어쨌든 이 얘기는 나중에 이어지니까 그때 또 얘기하고 ㅋㅋㅋ
그 때 나는 정말 디자인이 하고싶어서 사람 탓 하지 말고 내가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될 거다 하는 생각으로 그냥 지내려고 했어 그런데 내가 마침 미술실 청소를 맡은 거야 그 넓은 데를 나 혼자 ㅠㅠㅋㅋㅋ 한 명으로 충분할 거라고 처음부터 못을 박고 말씀하시길래 아 불쌍하다 거길 누가 혼자 다 할까 하고 걸리는 애 빵이라도 하나 사 줘야지 했는데
그게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고 싶었다
그 미술쌤을 그냥 소새끼라고 부를게 실제로 소를 닮진 않았어 ㅋㅋㅋㅋㅋㅋ 그냥 내가 자주 그쌤을 부르던 호칭이 소새끼라서ㅋㅋㅋㅋㅋ 실제로는 김수현상이라고 애들이 다 인정했으니까 일단 그렇게 치고
소새끼랑 있으면 공기가 무거워지는 것 같은 ㅋㅋㅋㅋㅋ 느낌이 들어서 웬만하면 내가 먼저 자리를 뜨거든? 근데 청소가 걸리니까 해야하긴 하잖아 내가 맡은 일은 깔끔하게 다 하는 편이라 미술 도구들도 다 씻어놓고 물감 얼룩도 다 지우고ㅠㅠㅠ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안 해 자퇴할 거야 그렇게 청소하면 나는 다른 애들보다 20~30분은 늦게 끝났었어 우리는 야자가 선택이었는데 나는 야자도 해서 석식 먹을때도 겨우겨우 턱걸이로 들어가고 아 서럽다
근데 내가 청소 다 해놓고 하는데도 쌤한테는 부족해 보였나봐 이거 좀 더 해라 __ 물 좀 깨끗하게 빨아와라 시월드 입성한 줄 ㅋㅋㅋㅋㅋ 나는 괜히 나쁘게 엮이기 싫어서 하라는대로 다 하고 혼자 눈물겹게 뒤에서 저 소새끼 말새끼 하고 ㅠㅠㅠㅠㅠㅠ 교무실에서는 이 쌤이 되게 젊은 나이잖아 20대였으니까 그래서 일도 많이 받고 잔업도 하는줄 알고 그래 탈탈 털리고 살텐데 이해해야지 했는데 쌤은 스펙이 좀 많이 좋은 편이야 우리 학교는 그렇게 좋은 학교가 아니었는데... 그리고 선생님들이 착하셔서 그런지 일도 자기 건 자기가 다 하시고 그래서 일도 없었는데 날 그냥 잡은 거였어 짜증나
x새끼
아무튼 나는 날이 갈수록 소새끼 말새끼가 늘었고 보름쯤 지나니까 슬슬 열이 올라서 어려워하던 것도 다 잊고 나대기 시작했어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하라 그러면 아 힘들어요~ 하고 배째고 그만 가보라고 하기도 전에 쌤 빠이 하면서 튀고 ㅋㅋㅋㅋ 처음엔 아 네 안녕히 계세요 이랬었는데 갑자기 나대니까 쌤이 당황해서 눈 동그랗게 뜨다가 픽 웃으면서
이제야 좀 덜 불편해?
하는데 이때 처음으로 어... 뭐야 뭐야 했었어 ㅋㅋㅋㅋㅋ 이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었고 그냥 내가 불편해하던 거 티났나? + 색다른 모습에 놀란 게 끝? 그 이후로는 다시 이거해 저거해 해서 소새끼로 돌아왔지만... 처음엔 그냥 무뚝뚝하고 나쁜 놈같았는데 좀 같이 부대끼고 보니까 그냥 가끔 다정하고 거의 무뚝뚝한 또라이였어 ㅋㅋㅋㅌ
다른 애들은(특히 1학년들) 소새끼한테 붙어서 하트 날리고 먹을 거 갖다 바치고 장난이 아니었지 그때는 뭐가 그리 눈꼴시려웠는지 ㅋㅋㅋㅋ 그때는 그냥 아무도 소새끼의 예민한 모습을 잘 몰랐으니까 어휴 딱한 중생들아 싶었어 질투는 아니었고... 1학년은 어려서 잘해주고 3학년은 곧 수능보니까 잘해줬는데 유독 우리 학년만 미친듯이 잡았어 그래서 우리 학년은 쌤을 오히려 어휴 개-끼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나중에 쌤 좋아한다고 거의 공표했을때 애들이 너 그새끼한테 세뇌당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정도였어
어쨌든 오늘은 그냥 내가 반했던 얘기 정도만 하고 끝낼게 내일 새벽부터 어디 가야해서ㅜㅜㅋㅋㅋ
내가 미술실 청소하면서 쌤이랑 유독 더 친해져서 서로 장난도 치고 했던 때였어 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나대고 쌤은 아주 가끔 웃는 거 빼고는 정색하고 끄덕 하거나 그만하라고 툭 치는 정도였지만 ㅋㅋㅋ 소새끼가 그때 1학년 여자애들한테 거의 왕 대우 받던 때라 되게 불편해했었어 겉으로만 보기엔 즐길 줄 알았는데 따라다니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나한테 징징댈 때 너무 귀여웠음 ㅋㅋㅋㅋㅋ 막
너 2학년이잖아요 네가 후배들 좀 막아
이렇게 반존대로 말하고ㅠㅠㅠ 그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은 너무 설렌다 어쨌든 교무실에 같이 갈 일이 있었는데 쌤 자리까지 1학년들이 찾아와서 먹을 거 주고 수다떨고 갔거든 쌤은 차마 못 쫓아내고 영혼없이 그래 그래 그러고 ㅋㅋㅋㅋ 나는 옆에서 그냥 망부석인 줄... 근데 그 때 쌤이 내 팔을 슬쩍 잡고 날 핑계로
내가 지금 얘랑 중요한 할 일이 있어서
??? ㅋㅋㅋㅋㅋㅋ 30초면 되는 일인데요... 애들은 그제서야 아... 네... 하고 자꾸 뒤 돌아보면서 나가고 ㅋㅋㅋㅋㅋㅋ 내가 쌤 그렇게 중요한 일 아니잖ㅎㅎ아요ㅎㅎㅎ 하고 그렇게 싫은가 싶어서 웃으니까 아 웃지마 이러고 혼자 열내시고 ㅋㅋㅋㅋ
그때부터 내가 뭔가 좀 우월감이 드는거야 쌤은 나랑 제일 친하다는 생각 들어서 괜히 애들이 쌤 욕할때도 야 그렇게 소새끼는 아니더라 하다가 미쳤냐고 얻어맞고 ㅋㅋㅋㅋㅋ 다음 날에 기분이 괜히 좋아서 보는 사람마다 안녕? 안녕? 하다가 너무 습관적으로 쌤을 만났는데 친구 대하듯이 안녕? 이런거 ㅋㅋㅋㅋㅋ 쌤이 주변에 다른 쌤들이랑 애들 있으니까 성질은 못내겠고 그냥 정색해서 아 난 이제 청소때 죽겠구나 하고 다시 안녕하세요 하고 폴더인사하고 튀었는데 뛰어가다가 만화처럼 넘어진거야 ㅋㅋ 쪽팔려서 그냥 안 일어나고 엎어져 있는데 쌤이 되게 빠르게 걸어와서 내 팔목 잡고
네가 무슨 애에요? ㅋㅋㅋㅋㅋ
하면서 막 웃는 거야 그렇게 웃음 터져서 혼자 끅끅대는 거 처음이라 나도 놀라고 친구들도 놀라고 쌤들도 놀라고 ㅋㅋㅋ 그날 미술 시간에도 나랑 눈 마주치면서 말하는데 계속 내 자리쪽 돌길래 칭찬할 줄 알았더니 지적만 하고 ㅜㅜㅋㅋㅋ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일과 끝나고 결국 청소 시간이 왔어... 나는 하루동안 너무 기빨려서 터덜터덜 미술실로 가는데 항상 먼저 가있던 쌤이 뒤에서 조용하게 오더니 무표정으로
반나절만에 시체가 됐네
이래서 깜짝 놀라서 네???! 하니까 덩달아 놀라서 어?! 이러고 ㅋㅋㅋㅜㅜ 그러고 미술실에 같이 들어가니까 저쪽 이젤에 뭔가 연필로 스케치한 게 걸려있는 거야 쌤이 그린 것 같은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우와 이거 쌤이 그린 거에요? 하고 보려는데 쌤이 슬쩍 가리면서 아직 보면 안되는데 해서 아 왜 안돼요 스케치만 한 거잖아요 볼래요 하니까 살짝 웃음 반 한숨 반으로 하 하면서 보여주는데
내 웃고있는 학생증 사진인거야
...? 이게 뭐에요? 저에요? 하니까 그냥 심심풀이로 그릴 거 찾다가 우리 반 애들 사진 보고 네가 그나마 가장 친하니까 그렸다고 채색도 할 거니까 나중에 그냥 너 주겠다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이는거야 왜 굳이 나였는지 나를 정말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는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얼굴이 엄청 빨개졌던 것 같아 그리고 아마 그때부터 내가 적극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을 거고 친구들은 별 거 아니라고 말하는데 나는 정말 설레서 머리 쥐어뜯을 뻔 했어ㅜㅜㅋㅋㅋㅋㅋ
그때는 아 그래요? 진짜 나같네 ㅋㅋㅋㅋㅋ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어물쩍 넘어갔지만... 그때부터 내가 좋았냐고 물어보니까 그땐 내가 가장 편했대 ㅋㅋㅋㅋ 첫 학교인데다가 적응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거에 은근히 신경쓰고 살았나 봐 그 중에 내가 가장 쉬웠다는 소리ㅜㅜㅋㅋㅋ 욕인지 칭찬인지...
아직 할 얘기가 진짜 많은데 내가 글 쓰는 재주가 있는게 아니라 설레는 것도 안 설레게 보일 수 있어 ㅋㅋㅋ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만 쓸게 몇 년을 보고 살았으니까 웃긴 것도 많고 슬픈 것도 많고 야시시(?)한 것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있어 아마 내일 오후쯤에 또 쓸 것 같다 다들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