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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사귄병장남친과헤어졌어요.

전역3개월... |2016.09.17 10:42
조회 2,285 |추천 4
스무살 때 알바를 하다가 남자친구를 만났고, 전역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다음주가 2주년이었어요. 저번주 휴가나와서 며칠 잠수 타더니 카톡으로 이별통보를 받았어요. 그리고 어제 만나서 끝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마음정리하려고 글을 썼는데 어쩌다보니 마음이 더 싱숭생숭 해졌네요.





나는 이별을 당했다. 이별을 했다기 보단 당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덜컥 이별이라는 짐을 받았기 때문이다. 헤어짐을 통보받은 지 고작 이틀 째, 그리고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눈 끝에 정말 헤어진 건 어제...
그저 잠수이별을 통보받았을땐 그 사람이 너무 미웠다. 날 혼자 덩그러니 내버려 두는 그가 원망스러웠다. 근데 직접 보니 알겠더라. 그 사람은 정말 나에 대한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구질구질해 보일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를 끝까지 잡았다. 일말의 기대라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에 이변따윈 없었다. 울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도리어 눈물이 나지 않았다. 웃음이 났다. 웃는 내 모습을 보던 그는 더 세차게 울기 시작하였다. 우리, 다음주면 2주년 이었다. 비록 그는 복귀하여 군대에 있을테지만 나와있는 동안 서로 선물을 주고 받기로 했었다. 하지만 선물을 주고받기로 한 날마저 그는 잠수를 타고 있었다. 나는 점점 더 지쳐갔다. 어쩌면 헤어짐이라는 걸 직감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부정하였다. 어떻게 2년이라는 시간이 고작 나흘간의 잠수와 카톡 몇 줄로 끝낼 수 있단 말인가. 우린 여기까지인거 같다는 그의 말에 나는 매달렸다. 비참할 정도로 계속 매달렸다. 그래도 그는 단호했다. 그래서 나는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얼굴을 보며 말하자 하였다. 그리고 어제 만났다. 서로 종착지도 모르는 곳을 침묵속에서 그저 걸었다. 타이밍 좋게 비가 왔었다. 차라리 날씨가 좋았으면 이렇게나 슬프진 않았을 것 같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내 옆에 서서 걷는 그 덕분에 눈물조차 나지않는 나를 대신하여 하늘이 울어주는 것만 같았다. 그와 나는 키 차이가 삼 십 센치 이상이었다. 그래서 항상 손을 잡는것도, 안기는 것도, 어깨동무를 하는것도 보통 커플들과는 조금 달랐다. 특히 우산을 쓸때는 내가 비를 맞거나, 그 사람이 맞았다. 보통 나는 그가 들어주는 우산 덕분에 비를 맞지 않았지만 그의 왼쪽 어깨는 이미 젖을대로 젖어있었다. 어제도 그랬다. 우리 헤어지러 가는 길인데, 왜 마지막까지 잘해주는 건지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내가 걷는 내내 땅만 쳐다보고 손톱만 만지작 거렸다. 아마 그는 그런 나를 내려다 보았을 것이다. 먼저 말을 걸어줬다. 뭐 먹고싶은 게 있냐고. 마치 사귈때랑 똑같은 말투라서 그 와중에도 설렜다. 아닌 거 알면서도 설레는 내 심장이 원망스러웠다. 번화가의 카페를 찾았다. 아무래도 개방된 곳은 내가 말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조용한 카페에 서로 마주앉아 있었다. 그가 마시고싶은 걸 고르라 그랬다. 어차피 난 한 모금도 마시진 않을거 같아 제일 가격이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내 그는 벨을 누르고 종업원에게 아메리카노 두 잔을 시켰다. ..그는 원래 카라멜 마끼야또를 좋아한다. 나랑 사귀면서 아메리카노를 마신 적은 거의없다. 그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내 마음은 또 억장이 무너졌다. 서로 땅만 바라봤다. 그를 볼 수가 없었다. 곧이어 주문한 음료수가 나왔다. 또 한 번의 침묵..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냐고. 그는 무슨 할말.. 이러면서 말을 잇지 못하였다. 이미 그의 눈가는 빨개지고 조금만 툭 건드려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상태였다. 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얼굴보자마자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나는 할말이 없냐고 종용했다. 그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내가 얘기를 시작했다. 붙잡았다. 내 성격에 지친 너를 위해 더 많이 고치겠다 하였다. 지금 당장 대답을 바라는것도 아니라 하였다. 당장 내일 모레가 복귀니 복귀하고나서 마음이 바뀌면 연락하라 그랬다. 다음 휴가까지만이라도 생각해달라 그랬다. 헤어짐을 막기위한 변명이 아니라 멀리 미래까지 내다보고싶은 나의 다짐이었다. 내 얘기만 30분을 넘게 하였다. 그는 한참을 망설였다.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나는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미 너무 확고하다는 것을... 물론 사랑에서 이별도 어렵다. 하지만 이별을 겪은 사랑이 다시 예전과 같은 온전한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걸 그를 보면서 깨달았다. 그는 곧 미안해라는 물기어린 말과 함께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생각으로는 그를 떠나보내는 게 맞는데 아직도 주책맞은 내 마음이 그를 붙잡으라고 나에게 시켰다. 나는 매달렸다. 끝까지 매달렸다. 정말 안돼? 정말 안될까...? 그는 말 뿐만 아니라 고개까지 세차게 양옆으로 저으면서 안된다 그랬다. 헤어짐을 통보받은 건 난데, 왜 니가 더 서럽게 우는거야. 난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이별을 고한 사람이 덜 힘들고, 이별을 받은 사람이 더 힘들고 이런건 없다고 생각했다. 헤어짐을 고민하고 나에게 말하기까지 너도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그 자리에서 정말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눈물보단 웃음이 나왔다. 신기하게도 눈물이 나지않았다. 웃으면서 그를 쳐다봤다. 그는 내 얼굴을 보더니 급기야 소리내어 울기시작하였다. 너 울으라고 웃은거 아닌데, 너가 웃으라며 웃는게 이쁘다며, 미안해. 평소에 웃으라고 할 때 웃어주지 못하고 화만내고 울기만해서. 마지막이라도 웃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어. 카페를 나서는 순간 우리는 정말 남남일 것이다. 그 전에 준비한 게 있었다. 그가 복귀하고 난 다음주에 우리 2주년 이었다. 나는 그의 선물을 미리 사두었다. 그리고 그가 잠수타는 와중에도 그의 선물을 담을 봉투와 편지지를 샀었다. 하지만 헤어지는 마당에 차마 편지는 못 주겠더라.. 그래서 선물을 봉투에 담아 주었다. 내가 준비한 선물은 보조 배터리였다. 비싼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걸 준비한 이유는, 그는 휴가를 나올때나 복귀할때나 휴대폰 배터리가 부족하다하여 나와의 연락을 잘 하지 못하였다. 휴대폰이 꺼져 기차역 앞에서 내가 몇십분을 더 기다린적도 있었다. 보조배터리 가지고 다니면서 나랑 연락 좀 더 해달라고.. 그런 의미로 사주었다. 비록 이젠 나한테 연락할 일은 없지만 버리지말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또 준비한 건.... 원래 전역하면 주려고 했다. 6월말부터 8월말까지 전역디데이를 세가면서 쓴 작은 일기장이 있다. 일병 6호봉때부터 썼다. 몇번 빼먹은 적은 있지만 생각날 때마다 썼다. 그냥 주지말까 하다가, 그래도 널 생각하는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싶었다. 너 군대에 있을때 난 너를 위해서 하루를 기록하고 널생각했다고 알리고 싶었다. 버릴때 버리더라도 꼭 읽고 버리라했다. 그가 이게 뭐냐면서 한 두장을 펼쳤을까, 갑자기 차마 다 읽지못하고 이번엔 소리내어 오열하듯 울기시작하였다. 입까지 막으면서 그렇게 울었다. 왜 그의 우는 모습에 내가 더 눈물이났던걸까. 그의 울음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미 헤어졌단 걸 알지만 그의 옆에가서 등을 두들겨줬다. 애써 웃으며 얘기했다. 울지말라고, 눈 붓는다고. 그의 눈물도 닦아줬다. 그는 나를 한 번 보더니 또 울었다. 내 얼굴이 그렇게 못생겼니, 하고 혼자 시덥지 않은 생각까지 하였다. 그가 울음을 좀 그쳤을까. 내가 손을 잡아달라 했다. 그는 망설였다. 마지막 이니까 손을 잡아달라 했다. 그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사귈때와 같이 애정어린 손잡음이 아닌 악수같았다. 그래도 좋았다. 그 사람의 온기가 느껴져서 그와중에 또 설렜다. 그가 먼저 손을 놓았다. 난 한동안 그를 쳐다봤고 그는 내가 준 선물만 쳐다봤다. 정말 여자로써 자존심 다 내려놓고 그에게 말했다. 한번만 안아보면 안되냐고. 그는 단호하게 안된다 하였다. 마지막인데 안되냐고. 마지막이라 더 그럴수 없다 하였다. 나는 알겠다 하였다. 그가 자꾸 나가자고 재촉했다. 나는 1분 1초라도 같이 있고 싶었다. 그는 나와 헤어지면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했다. 솔로된 기념으로 내 뒷담을 하며 술을 마시겠지, 이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밉지가 않았다. 나도 참 바보다. 카페를 나왔다. 비가 많이 왔다. 그가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준다 하였다. 나는 됐다고 가라 그랬다. 마지막까지 미련남는 게 두려워서.. 그런데도 그는 아무말없이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었다. 사실, 우산 가지고 있었다. 근데 마지막까지 그와 같이 있고 싶어서 우산이 없는 척 했다. 버스 정류장엔 사람들이 복작거렸고, 내가 타야 할 버스 두 대 중 한 대는 전 정류장 출발, 나머지 한 대는 11분이 남아있었다. 그는 곧 오는 버스가 집으로 가냐 물었다. 내가 11분 남은 버스 타면 기다려주지 않을거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 오는 버스를 타고 가라그랬다. 알겠다..그랬다. 금새 버스가 왔다. 평소엔 막히던 버스가 유독 이럴때만 일찍 온다. 괜히 원망스러웠다. 택시때문에 버스가 클락션을 울리더니 2차선에서 멈추었다. 난 뒤도 안 돌아보고 버스로 뛰어갔는데 알고보니 그가 내 뒤에서 같이 뛰어오면서 우산을 씌워줬다. 눈물이 났다. 바보다. 걔도 바보다. 버스카드를 찍고 안녕, 이라는 정말 나와 너의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창가 쪽에 앉았다. 일부러 너를 보기 위해서. 그는 맨날 내가 버스타는 걸 보고 그 후에 집에 들어갔다. 마지막은 웃고 싶어서 새어나오려는 눈물을 참고 밖을 쳐다봤다. 그는 이미 울고 있었다. 날 쳐다보지 못한 채 울고있었다. 버스가 출발하려 할때 그는 오열했다. 내가 준 선물을 들고 오열했다. 몇몇 사람들이 그를 쳐다볼 정도로 오열했다. 버스가 완전히 출발하고 그의 모습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 비로소 참았던 내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어제를 회상하며 이 글을 쓰는 순간 조차 가슴이 너무 아파 견딜수가 없다. 길거리에 가면 온통 너가 좋아하던 노래들, 노래방에서 날 위해 불러주었던 노래들, 너와 같이 갔던 밥집, 카페, 오락실.. 어느 것 하나도 너가 없는 게 없어. 너와 다시 사귈수 있을거란 기댄 이제 안해. 근데 지난 2년 이라는 시간속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야. 분명 너도 힘들겠지. 나 어떡하니. 어떡하면 좋니. 넌 군대로 도망치듯 가버리면 되지만 난 어떡하라고 이렇게 혼자 남겨두는거야. 글을 쓰면 조금 마음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모르겠어... 너가 많이 너무 보고싶다. 부디 날 아예 잊지말아줘.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해줘.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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