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좋아하는 것도, 니가 내 마음을 하나도 몰라주는 것도 괴롭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말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게 제일 괴로워.
너를 정말 좋아하는데 누구한테도 말 못하지. 술자리에서 지금은 여자친구 있냐는 말에 얼버무리며 고개 젓는 것도 한두 번이지. 좋아하는 여자는 있냐는 말에도 대답을 못해서 웃음으로 넘기는 나를 보는 친구들 사이의 네 궁금하단 듯한 시선이 괴로워.
몇 번 꾸며내서 대답하기도 했지. 네 성격, 네 취미, 네 외모 같은 것들을 조금. 근데 그런 것도 한두 번이지, 말하면 말할수록 한 사람 같아지는 이야기에 친구들이 취향 한 번 대쪽 같다고 웃으면 괜히 마음 철렁해서 같이 웃고 있는 네 눈치를 보게 되는 내가 정말 싫다.
너는 내 마음도 모르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나 여친과의 고민 같은 걸 털어놓을 때마다 나는 정말 속이 쓰려.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최선을 다해 조언해주는 나도 등신 같고. 나를 위해 소개팅을 잡아주겠다는 너가 밉다가도 니가 뭔 죄냐 싶어서, 그리고 혹시나 의심할까봐 어차피 안될 소개팅도 나가보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내 주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게 가장 외롭고 괴롭다. 말수 적은 녀석, 믿을 만한 녀석,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기분이 땅까지 꺼지는 거 아냐. 사실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실수라도 할까봐 입 닫고 있는 건데. 나도 야 나 걔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 하면서 걔도 나 좋아하는 거 맞냐, 아니겠지, 걔 포기해야겠지 이런 고민 같은 거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데...아무리 친해도 누구한테도 말 못해서 이런 데서 글이나 쓰고 있다.
너랑 여친 결혼 이야기 오간다는 소리 들으니 괜히 마음이 착잡해져서ㅋㅋㅋㅋ아 또 이렇게 하나 끝나나 싶네. 누구한테 말 한 번 못 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