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5일 우리가 사귄 일수
4년하고도 한 달가까이 함께했었네
사실, 군화와 고무신과 헤어진 다음날 이 두 곳 중에 어느 곳에 글을 쓸까했었는데...
군인이라해도 너는 직업군인이잖아 말뚝을 박은
그 곳에 있는 많은 고무신이 내 글을 보고 철렁하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차마 못쓰겠더라..
참 긴 시간이야 그치??
20살부터 시작해서 입대, 임관까지 함께했네?
아쉽게도 단기끝나면 관둘꺼라던.. 제대는 함께하지 못했네 결국..
우리도 우리가 사귀던 시간 안에서는 우리 둘만의 일들이 가득했지만 크게 잡자면 대부분 많은 커플들과 별로 다를 것 없이 평범한 커플이였지.. 친구로 부터 시작해서 두근거리고 손잡고 설레이고 첫키스도하고.. 아차, 우린 뽀뽀부터 시작했지??ㅎㅎ
그렇게 두근거리던 20살을 보내고 기말이 끝남과 동시에 너는 군휴학, 나는 널 따라 휴학 그렇게 학교에서 매일을 같이 하던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일상을 보내며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지
물론 우리의 거리가 진짜 장거리 연애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떽-! 혼내실 거리지만...
그래도 매일을 같이 붙어있다가 서로 차없는 (휴)학생 커플이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연애했지
매일 보다가 집에서 백수생활하는 장거리 커플이 되다보니 각자 부랴부랴 알바를 잡았고 나는 평일 오후 알바, 너는 평일 야간 알바..
오후 알바를 택한 것도 그래도 너와 깨어있는 시간을 얼추 맞추고 싶어서-라는 생각이 지금 뒤돌아보면 귀엽기만 하네
서로가 서로만 보이던. 몇 달을 알바집알바집 주말에는 널 만나러 그 멀리까지 좋다고 가던 그 시절
한 3-4개월 즈음이였을꺼야 아마
설연휴가 몇 일 남지않았을때 설 직전에 입대라고- 너는 이야기하였지
아직도 창피한건 듣자마자 일하던 와중에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라 그 중에 다행인건 손님이 없었다는거??..
아닌가? 한두분계셨나? 에이 잘 알잖아 나 세세한거까지 기억하지 못 한다는거..
다행인건 너는 그렇게 우는 나를 두고 가지 못했다는 점이지
너가 미루고 미뤄서 치열하게 사진도 쪼오오꼼 찍구 여행도 다녀오고 데이트도 할만큼의 몇 개월 뒤인 여름에 입대하게 되었지
친구 두 명과 함께! 동번입대도 아니였고 하물며 그 친구 둘 중 하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않던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더라
그렇게 울지않겠노라 울지않겠노라 다짐에 다짐을 했건만 결국 눈물을 비추고 너는 울면 오래 못기다린다했다며 날 달래고 들어가버렸지..
그 후에 내가 준 편지들은 다 잘 가지고 있니 아직도??..
매일매일 일기쓰듯이 꼬박꼬박 썻어
오늘은 무슨 일이 있고 뭘 했고 뭘 먹었고
지금 다시 쓰라면 난 못하겠더라
항상 같은 일상에 너에게 편지쓰겠다고 아등바등 쥐어짜냈지ㅎㅎ
아 맞다, 너랑 같은 생활관 쓰던 아이중에 그 커플!!
그 아이한테 지지않겠다며 더욱 열과 성을 다했지ㅎㅎ
어휴 지금 생각해도 그 아이 참 대단했어! 하루에 몇 통을 쓴거니 참ㅋㅋ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너는 그랬지 참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그래도 내용은 내가 제일 길다며...
나는 그 말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아!! 그 일도 있었지?? 처음으로 너한테 전화가 온 날ㅋㅋ 너는 나한테 전화 걸겠다며 헌혈까지 했건만 나야-라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를 나는 못알아 듣고 바짝 날이선 목소리로 누구냐고 화냈지 아직도 선하게 들려온다 허탈하게 웃으며 벌써 목소리 기억못하냐던 너의 말이 근데 사실 여기에서야 이야기하는건데 너 그때 목소리 엄청 잠겨있었어ㅋㅋ
그렇게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수료식날 너희 대가족들이랑 같이 마주친 너는 어쩐지 어색했지
그래도 오붓한 시간이여서 참 좋았어! 매일 인터넷 편지만 주구장창쓰다가 직접 손글씨 꾹꾹 눌러쓴 편지도 몇 장 가져갔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올라간 역안에서 하루종일 쿵쾅쿵쾅 직접 얼굴을 봤음에도 안나던 실감이 왜 너를 보내고나서야 드는건지 참 애석하더라
부대 배정받고나서는 너 전화 놓칠새라 폰을 꼬옥 쥐고 매일 보내진 못해 한꺼번에 보내더라도 매일쓰던 손편지들 매주 가던 면회
그래도 나 일병 삼호봉? 사호봉?까지는 못해도 2주에 한 번은 꼬박꼬박 갔었지
첫면회, 애틋함, 달달함, 아슬아슬함,..
이제 그 어딜가도 느낄 수 없을꺼야
우리의 그 시절, 그 시간이 아니니까
말뚝을 박고 새로배정받은 부대 안에서는 모든게 변했지
부대도 사람도 일도 분위기도
그 전 부대에서는 느낄 수없는 소외감, 거리감, 낯선 곳에서의 적응기간
힘들어하는 너를 보며 나도 같이 힘들어하고 화내고..
하지만 곧 너는 너의 특유의 사교성으로 나와 헤어지는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 두 사람 만나게되었지
처음엔 이해를 했어 그래 새로운 직장이니까..
그 다음엔 서운했지 그래도 나도 좀 챙겨주지..
그 다음에는 화를 냈어 내가 중요해? 저 사람들이 중요해?
그 다음에는 또 다시 이해했지 그래.. 상사고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 다음에는 포기를 했어 원래 그런 곳 이니까
그 다음에는 일상이 됬지 응 그래 알았어
일상이 되니 슬그머니 외로워지더라 외로워지니 너가 원망스러웠고 한 편으로는 익숙해졌어 익숙해지니 가끔 너가 투정부릴 때는 귀찮았지 얘 왜이래? 갑자기..
그렇게 각자 인생을 살았지
너는 군인이고 위수지역이라는게 있으며 휴가가 잘 나오지않는 부대였고 휴가가 아닌이상 주말에만 쉬니까
나는 직장인이였고 내 직업상 주말에 쉬기 어렵우며 내 근무 시간이 너랑 틀려지는게 대부분이니까
내가 너를, 너만 바라보던게 엊그제같은데
내가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니까 내 인생이 즐거워지더라
내 인생에 신경을 쓰니까 자연스럽게 너에게 소홀해지더라고
아 이정도는 이정도즈음은...
이러면서 한 걸음씩 나에게 맞춰왔다
그러다보니 우린 충돌이 자주 생겼고
싸우고 울고 화해하고 그렇게 또 지쳐갔지
얼굴을 마주보면 엉엉 울며 화해하고
우리가 달에 한 번 정도밖에 보지 못했으니...
그마저도 못 볼때가 있고
떨어져있는 기간에는 또 다시 투닥투닥
얼굴을 보면서는 다시 엉엉 울고
물론 너도 지쳤겠지만..
나도 지쳐갔다
그러던 와중에 스트레스도 발산할겸
나는 운동을 시작하였지
뜻밖이였지만 재미있었다 운동 그 자체도 체육관 안에서 만난 사람들도
내가 운동을 시작하며 우리는 더욱 연락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
응 그래- 먼저 지친것도 나이며 나는 너에게 말하지않고 너없이도 일상을 보낼수있는 준비를 했다
너도 바보가아닌이상 알아차렸겠지
더더욱 짧아지는 말 뚝뚝 끊기는 대화...
나도 참 못됫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행을 갔다
얼굴보니까 역시 좋더라 좋아지더라 안 좋아할수없더라
여행이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건 여행중의 너의 실수가 결정적이였다
나는 기다렸고 너는 말이 없었다
바로 그게 결정적이였으며 쌓아둔 내 서러움과 지침에 대해 계속 생각해왔고 결단을 내렸다
나는 너가 좋아 아직도 여전히
널 사랑하는 것만큼은 여전히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너가 없는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고 싶지않고
너가 없는 시간을 대신할 것들로 채워넣고 싶지않아
물론 아마 당분간은 너와의 시간을 대체할 것들을 쌓아놔야겠지
근데 이제는 무서워
너는 여전히 군대 안이고 나는 밖인걸
너의 제대는 삼년이 남았고
나는 이제 삼년을 기다릴 수 없는걸
나는 너와 결혼하고 싶었고 너랑 결혼 할꺼라 생각했어
하지만 그러기엔 나는 너무 부족하고 어려
그 삼년이란 시간이 남았다는게 크다
여지껏 견뎌왔던 시간을 더 견뎌야하는게 무섭다
너는 끝까지 날 붙잡았고 너에게 과분한 여자였다하지만
나에게 과분한건 너였어
다음번에 만나는 여자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기를
꼭
우리가 나쁘게 헤어지진 않았지만
원래 사람이라는게 좋았던 일들은 먼저
나빳던 기억들은 그 후에 생각나게 된다더라
조금이라도 빨리 그 시간이 다가오길바래
그래야 너가 나에게 더 빨리 정을 뗄테니까
아직 지우지 못한 너의 마지막까지 다정한 말들도
폴더에 차곡차곡 담겨있는 우리의 사진도
얼마후에 지울 예정이야
그리고 혹시라도 내 미련이 너에게 물들을까봐
내 번호도 바꿀꺼야
당분간은 술도 안먹고 열심히 바쁘게 살려고!!
나같이 모자란 아이 항상 이뻐해줘서 고마워
좋아하고 또 사랑했어
언제나 건강 꼭 챙기며 잘지내!!
안녕
있잖아 사실은 이 글
페이스북이든 커뮤니티사이트든
어디라도 올라갔으면 좋겠다...
잊혀질즈음 다시 한 번씩은 올라왔으면 좋겠어
넌 둔해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가 한 번쯤은 읽어줬음 좋겠다
잘지내! 마지막까지 미련이 잔뜩 묻어서 미안!!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