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지방 관리의 딸 상채청은 의리 있고 신념 있고 밝은 여자였어요,외모도 귀엽고 예쁜 스타일이라 사내들에게 은근히 인기도 많았고요.그녀는 어느 날,본디 경성에 사는 미장 언니를 만나기 위해 그곳으로 올라갔어요.심미장은 고급 관리 심자산의 여식이었답니다.채청이 더 낮은 신분이었지만 둘은 그런거 신경 쓰지 않고 서로를 친자매처럼 생각했지요.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저잣거리를 누비며 당호루를 먹고 경극을 관람하였어요.
거기서 채청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젊은 군관 모용패림이었어요.그는 모용사소라 불리우며 요새 공을 세워 조정과 세간의 인정을 받았습니다.미장도 그가 박력 있다며 멋있다고 하는데 채청은 별로였어요.채청은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가 좋다며 패림을 멀리서 구경하는 것도 잠시 미장을 끌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어요.그런데 패림은 잠깐 얼굴을 본 그녀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지요.
채청은 오히려 본인과 같은 지역 출신의 서생 맹각에게 끌렸답니다.학식이 높고 정갈한 미청년이었지요.그녀는 그가 자신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처음으로 느꼈어요.맹각도 그녀가 좋아 둘은 지기처럼 지냈지만 점차 누가 봐도 연인사이가 되었어요.채청을 찾아 경성을 뒤진 패림은 우연히 그녀가 맹각의 어깨에 기대어 웃는 모습을 보곤 질투가 나 홱 발걸음을 돌려버렸어요.하지만 그는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죠.반드시 채청을 갖겠다 다짐했어요.패림은 채청에게 끈질기게 구애했고 그녀는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그래도 그는 그녀를 향한 맘을 접지 못했어요.어디선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고 마음 써주고 심지어 야심을 감추고 있었던 맹각이 이용하기 위해 고관 대작의 딸 곽락라 명옥에게 접근했을 때도 슬그머니 다가와 위로해주었습니다.끝내 맹각의 진면목을 알게 된 채청은 그에게서 완전히 돌아서버렸고 이별을 고했습니다.출세하려 했던 건 맞지만 명옥을 사랑하지 않았고 그저 만났던 것뿐이었던 맹각은 당황하여 그녀를 붙잡았어요.그러나 그녀는 맹각을 믿지 못했고 그렇다 하더라도 날 아프게 하고 명옥도 울려먹은 그가 싫다며 가버렸어요.끈질기게 그가 자신을 잡으려하자 그녀는 홧김에 패림에게 가겠다고,데려가 달라고 말했어요.
패림: 이제 맹각이 싫어진 거야?그렇게 그를 사랑하더니 그놈은 네게 상처만 안겨줬군.
채청: ...
패림: 나만 믿고 따라와.정말 내 여자가 된다면,나는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채청: 당신 부인은요?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는데 날 받아들이겠어요?당신도 똑같아요.여자들에게 상처만 주죠.
패림: 나는 청녕을 사랑하지 않아.그녀도 이미 날 포기한 상태일거야.그녀와의 이혼을 원해?채청,내 아내가 되고 싶어?
채청: 아내자리는 바라지도 않아요.첩으로 만족해요.
패림: 하...!상채청,이제 너는 내 여자야.이 모용패림은 네 남자고.
미장은 채청을 찾아와 다급하게 말했어요.정말 맹각에게 맘이 없는거냐고요.채청은 그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자신과 자신 집안에 희망을 준 건 패림이라고요.미장은 여전히 동생이 걱정이었지만,채청은 다 이겨낼 거라며 잘 살겠다고 엷은 미소를 띠었어요.한편 어차피 능력이 있었던 맹각은 관직에 오르며 태자의 스승 태부까지 됐어요.채청은 미장이 그 소식을 알려주자 정말 원하는 대로 이루었다며 비꼬았어요.맹각과 패림은 각자 본인의 공을 세울수록 조정에서 대립각을 세웠어요.패림의 첩이 된 채청은 그럴 때마다 좌불안석이었지요.
미장: 정말 맹 대인에게 아무 미련이 없는 거야?솔직히 말해 봐.그래,지금 너는 패림의 첩이지만 맹대인에게 회한이 들지 않니?제발 정신 차려.정말 어떡하면 좋니...
채청: 맞아.예전이 좋았지.하지만 그때론 돌아갈 수 없어.우리 옛날엔 진짜 행복했는데.맹각도,패림도 천하도 다 잊고 돌아가서 살고 싶어.
미장: 채청....
채청: 둘 다 다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야.그렇다고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순 없지.이 운명은 내 운명이야.
그녀는 패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말리고 똑같이 맹각도 찾아갔어요.그러나 잘 먹히지 않았고 패림의 본처인 청녕과의 갈등도 심해졌어요.그를 지독히 사랑하는 그녀는 너도 그 남자의 여자라면 마땅히 그를 도와야 하는 게 아니냐며 괴롭혔지요.그 와중에 패림은 맹각을 노골적으로 질투하며 채청에게 아이를 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