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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빠

곰돌이푸 |2016.10.15 17:37
조회 646 |추천 1
안녕 오빠이제는 이름도 부를 수가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네 부를 수 있을 때 많이 불러둘 걸 그랬나봐오빠한테 직접 말로 전할 수 없게 되어버려서 겁도 많고 찌질한 나는 이렇게 못 전할 말을 쓴다.
죽고는 못사는 사이였던 우리가 헤어진지 3일이 지났어.3일이 지났지만 보다시피 나는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어 오빠가 반응을 보인 건 아니지만 내가 페북에 올린 내 일상 오빠가 봤을거라고 생각해. 분명 봤을거야. 이제 연락하던 사람이 없으니까 그 시간 동안 오빠는 페북에 들어갈테니까.요즘 잠을 설치는건지 오빠는 자야 할 시간에 페북을 접속중이라고 많이 뜨더라.
오빠도 봤겠지만 본대로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친구들이랑 학교 생활도 잘 하고 있고, 사진도 예쁘게 찍고 재밌게 잘 지내는 중이야.이렇게 무덤덤하게 말은 하지만 내가 하루에 오빠를 몇 십번이나 생각하는지 오빠는 알까네 번째 손가락이 너무 허전해서 자꾸 손가락을 더듬게 돼. 사진을 찍으면 사진 속에 있는 내 손가락이 너무 허전해서 자꾸 쳐다보게 되고 그래. 근데 내가 이제는 그 반지를 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자꾸 눈물이 난다.

그저께에는 학교가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서랍에서 반지를 꺼내서 다시 손가락에 껴봤어.오빠는 우리가 안 맞는 것 같다고 했는데 야속하게도 반지는 내 손가락에 꼭 맞더라. 너무 눈물나서 반지를 낀 채로 울었어. 내가 얼마나 우울했는지 오빠는 아마 모를거야. 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오빠 욕도 하고 웃으면서 다녔거든. 근데 내 속은 썩어 문드러지더라.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오빠한테 온 카톡 보고 일어났다고 말하면서 준비하고 아침에 깨버려서 잠 못자는 오빠를 재우겠다고 예쁜 말들로 가득한 카톡을 보내고 오빠가 일하러 갈 시간에 맞춰 전화해서 꼭 밥 챙겨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일이 끝나는 새벽까지 졸음 참고 기다리다가 짧은 전화 한 통을 하고 잠드는 게 내 일상이였어서 그래서 너무 허전하더라. 내 하루에는 항상 오빠가 있었어서 내 친구들도 모두 오빠랑 관련이 된 친구들이였고, 어디를 가도 오빠와 관련된 곳이라서 그래서 난 지난 3일이 너무 힘들었어.

비밀연애 였어서 어느 누구한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것도 너무 힘들었고, 무덤덤하게 끝낸 마지막이 너무 무서웠어. 말이 너무 횡설수설 하지? 알잖아 나 말 잘 못하는거. 오빠는 말을 되게 잘 했었는데. 그래서 내가 오빠 말솜씨에 넘어갔잖아. 맞춤법은 잘 못 맞췄지만, 콩깍지가 씌였던건지 맞춤법 못 맞추는 그 하나하나도 다 귀엽고 내가 고쳐주는 게 너무 좋았어.

오빠는 항상 오빠같이 어느 하나 잘난 것 없는 사람이 뭐가 좋냐고 그랬지만, 내가 보기에 오빠는 장점이 차고 넘쳐서 내가 항상 부족했어.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일찍부터 알바를 시작하고 힘들게 지내온 어린 시절에도 밝게 잘 자라왔잖아. 의리 하나는 끝내주고, 도움 주고 싶어하고, 부상 때문에 운동은 접었지만 운동도 열심히 해왔던데다가 목소리도 좋고 키도 크고,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오빠는 잘생겼고, 나한테 만큼은 누구에게보다 잘 해줬다고 생각해.게임을 할 때 조차, 나한테 집중하려고 답장은 늦지 않았던 오빠니까. 그런 남자 흔치 않다고 주변에서 나한테 그랬거든. 나를 보겠다고 강원도에서 아침 일찍부터 첫차 타고 안산까지 나를 만나러 와 줬던 오빠에게 너무 감사해.
나한테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비싼 커플링을 한 번에 결제한 오빠한테 너무 고맙고 힘든 와중에도 어떻게든 연락해주려고 노력해준 오빠한테 너무 감사해. 몸도 많이 안 좋은데 내가 걱정할까봐 티 안내려고 해준것도 너무 고마워.내가 오빠한테 그 동안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오빠랑 지내 온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


나 마지막에 오빠가 헤어지자고 그랬을 때, 내가 그랬잖아. 오빠한테 마음 안주려고 노력한게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그거 사실 거짓말이야. 잘 했다는 생각 전혀 안 들어. 더 마음 많이 줄걸. 더 많이 표현해줄걸 그랬나봐.나한테는 아직도 오빠가 너무 많이 물들어있어. 오빠랑 나랑 봄, 여름, 가을을 함께 했는데 앞으로 겨울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빠가 없는 겨울은 너무 춥고 외로울 것 같아. 오빠가 없는 겨울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 난 아직 오빠가 필요해.



내가 너무 우리 사귈 때 얘기만 했지. 오빠한테 전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데, 막상 쓰려니까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래서 나한테는 말 잘하는 오빠가 필요했던 건데.음 일단 결론부터 바로 얘기하자면 오빠가 나한테 다시 연락한거에 대해서 원망하지 않아.이제는 오빠가 밉지도 않고, 더 이상 오빠한테 연락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도, 다시는 오빠를 보지 않겠다는 것도 거짓말이야. 다시 연락해줬으면 좋겠고, 후회한다고 미친듯이 힘들다고 나를 보러 와달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이게 내 진심이야.오빠한테 후회 안하냐고 마지막까지 나는 자존심을 부렸지만 나는 오빠를 그렇게 보낸걸 미친듯이 후회해. 그 날 저녁까지만 해도 약을 챙겨주고 껴안고 뽀뽀하던 우리인데 어쩌다 우리가 그렇게 싸우게 된걸까.내가 말을 좀 더 예쁘게 했더라면, 내가 오빠를 좀 더 이해하고 다독여줬더라면 우리는 지금도 함께하고 있었을까.

나 딱 일주일만 오빠를 욕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오빠를 욕 할 자격이 없어.오빠가 나한테 상처를 준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오빠도 나를 만나는 동안 받아온 상처들이 수도 없이 많을테니까. 내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나는 그렇게 너를 깎아 내렸으니까. 미안해 너무 힘들게 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우위에 있는게 당연하다고 느꼈었나봐. 네가 나를 챙기는 게 당연하다고 느꼈나봐. 내가 생각이 너무 어려서 나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네 앞에서 어리광을 피우고 싶었었나봐.
있잖아, 너를 욕하면서 네 마인드가 어리다는 얘기를 들었어. 근데 너는 마인드가 어리지도, 이기적인 사람도 아니야. 넌 열심히 버텼어. 나를 위해서 너를 포기했고, 나한테 많은 걸 해주려고 넌 노력했어. 많이 힘들었을텐데 지금까지 버텨줘서 고마워.내가 나한테 너무도 과분한 너를 지치게 해서 너는 몸도 마음도 많이 다쳤을거야.몸살에 걸리고 일에 지쳐있는 너한테 소홀하다고, 밉다고 구박해서 미안해. 네가 미운게 아니야. 그냥 사랑받고 싶어서 너를 재촉한거야. 내 이기심에 너를 부추긴거야. 너는 최선을 다했는데 내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거였어.
오빠는 나한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행복하다고 그랬는데 나는 나중에 다가올 미래가 너무 무서워서 표현도 안해주고 사랑하는 마음도 꽁꽁 숨겨버렸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가장 후회되는 일인 것 같아. 매번 나는 다 끝나고서야 후회하고는 해. 오빠가 매번 나한테 말하던것 처럼 나 진짜 바보인가봐.
다음에 술이나 마시자는 핑계로 너를 다시 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이겨내고 싶다는 오빠의 대답이 나를 막아버렸네.
밥 잘 챙겨먹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 그래도 다행이다. 나 지금 오빠한테 전화걸면 진짜 나쁜 애겠지? 내가 연락하지 말라고 그래놓고 이제 와서 오빠한테 연락해서 이런 말 하면 못된거겠지?
끝내자는 이유가 내가 아닌 오빠가 힘들어서라는 게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된다. 아직은 나를 좋아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이름도 많이 불러주고, 예쁜 말도 많이 해주고 그 동안 못했던 고맙다는 말도 많이 해줄걸 그랬나봐 같이 하고 싶다던 서든도 많이 해주고, 오버워치도 해주고, 알리오올리오도 만들어주고, 남들보다 너를 더 챙겨줄걸.
고맙다는 말 제대로 한 적 없던 것 같은데, 오빠가 나한테 해 준 하나하나가 나는 매번 너무 고마웠어.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오빠는 나한테 너무 멋진 사람이였어.나한테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나서, 처음에는 오빠가 너무 미웠어. 결국은 예전이랑 똑같구나 싶었는데 정말 오래 견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루라도 더 빨리 오빠를 받아줘서 하루라도 더 오래 함께한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그 동안 고생 많았어 오빠. 이제 밥도 잘 챙겨 먹고, 약도 잘 먹고, 잠도 설치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마지막에 보낸 이름 부르지 말아달라는 말, 마지막으로 부린 자존심이야. 오빠가 내 이름 불러주는 게 너무 듣기 좋아서 내 마음이 무너질까봐 부린 자존심이야. 오빠가 내 이름 다정하게 불러줄 때가 나는 가장 행복했어.
정말 너무 아쉽고 너무 속상하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여기까지인 것 같다.내가 마지막에 조금이라도 더 좋게 얘기했다면 그래도 예쁜 사이로 남았을 텐데. 내가 아픈 오빠한테 너무 모질게 굴었네. 나는 마지막까지 정말 나쁜 사람이야. 오빠한테 잘해준 사람도 아니고, 정말 나쁜년이니까 착한애였다고 기억하지 마.마지막까지 미운 말만 전했어서 미안해. 지금이라도 좋은 말들 전해주고 싶은데 전할 수 없어서 더더욱 미안해.
오빠 이름도 많이 불러주고 애칭도 많이 불러주고 머리도 많이 쓰다듬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미안. 오빠가 믿을 사람은 나 밖에 없었는데 믿음 주지 못해서, 기대지도 못하게 해서 너무 미안해.
오빠 있잖아, 나 그 동안 말은 안했는데 오빠랑 다시 만난 한 달 동안 오빠가 있던 하루하루가 행복했어.
너무 고마워. 반지는 추억으로 가지고 있을게. 처음으로 맞춘 커플링이 나라서 너무 고마워.모든게 다 처음이던 첫 사람이였고 첫 사랑이였던 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였어.보잘것 없는 나를 이만큼이나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렇게나 예쁜 너를 숨겨서 미안해.마지막까지 나는 용기도 없고 찌질해서 정말 미안해. 혼자 이겨내려고 술을 멀리하겠다는 너를 본받으려고 나도 술을 피해볼까 해.
나는 마지막까지 오빠를 생각하면서 본받으려고 하네. 오빠는 나한테 이렇게나 큰 존재가 됐어.어딜가든 오빠랑 함께 한 추억들 간직하면서 지내볼게. 정말 너무 고맙고 미안해.정말 정말 너무 고마워. 내가 겁이 많았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 그리고 정말 사랑했어.이건 정말 진심이야. 네가 있었던 모든 것에 감사해. 아프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나랑 헤어져서 네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쩌면 이게 내 바램일지도 모르겠지만 다 무시하고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 좋은 여자를 만나라고 한 건 내 진심이야. 아프지 마. 내가 너무 미안해.
이제 더 이상 오빠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해. 내 주변 사람들한테도, 오빠 주변사람들 한테도. 내가 힘들다고 기대는 게 내 주변사람들을 지치게 하는거더라. 그래서 이제 그만 하려구. 말이 점점 길어지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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