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수고했어

gkfakfㄴ09 |2016.10.19 02:14
조회 876 |추천 0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네이트판 글들 보면서 참 마음 아픈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만 했지
내가 그런 사연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될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게 한편으론 참 신기하고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하네.

우리가 벌써 헤어진지 1년이 흘렀다.
1년이란 시간동안 너도 나도 많이 바뀐 것 같아.
네가 너무 좋아서 하루종일 너만 머릿속에 담았던 나는
이제 일주일에 한번 정도 네 생각을 겨우 끄집어내.
네가 나한테 질릴까봐 겁이 나서 서운하단 투정 한번 못한
그 시간이 지금 생각해보니 참 어리석고 바보같았다.

내가 너한테 주는 그 넘치던 사랑은 항상 너한테 당연한 것이였고,
그런 네 연락 기다리면서 마음 졸였던 시간도 나한테는 한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너를 너무 좋아한게 문제였을까 ,
바보같이 내 속마음을 전부 드러내버린게 문제였을까 .

다른 여자들처럼 가끔은 여우같은 여자친구였다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을까.
내가 너한테 한없이 곰같기만 했던 여자친구라서
너는 내가 질려 떠나버린걸까.

그 늦은 밤에 단지 네가 보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집앞까지 찾아가서 무작정 너를 불러냈었어.
겁은 엄청 많아서 혼자 집에 있는 것도 무서워 하는 내가
겁도 없이 너를 보러 그 어두운 길을 지나 너를 찾아갔었다.
널 잠깐 보는 그 5분이 너무 좋았거든.

2년이란 시간을 만났고 우리가 친구였던 시간까지
세번의 봄을 함께 맞이했는데도
그 흔한 벚꽃 한번을 보러간 적이 없었더라.

내 평생 너만큼 좋아해본 남자는 없었고
그래서 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일은 힘들었어.

일주일을 멀쩡한 눈으로 보낸적이 없이 그렇게 보냈어.
한달을 너 말고 다른 생각은 해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보냈어.
몇달을 들려오는 네 소식에 내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한시도 너를 잊어본적 없이 그렇게 보냈어.
그렇게 벌써 일년을 보냈어.

넌 참 이기적인 사람이었지만,
난 그래서 네가 너무 좋았다.

그냥,
손 내밀면 그 손 잡아주는 니가 좋았고
내가 울면 아무말 없이 안아주던 니가 좋았고
품에 안겼을 때 나는 네 향수 냄새가 좋았고
우울한 일 생기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니가 고마웠어.

너랑 걷는 곳은 어디든 나한테 꽃길이였고
은행냄새 때문에 코막고 까치발 들며 걸었던 그 길도
마냥 좋았어.

넌 내가 주는 사랑을 받기만 하고 돌려주는 법을 몰랐어.
널 보고 집에 가는 늦은 시간 너의 걱정 담긴 문자 한 통,
내가 먼저 걸기 전 한번쯤은 먼저 걸려오는 전화 한 통,
내 사진을 보냈을 때 자연스레 나오는 예쁘다는 말 한번.

어쩌면 다른 커플들에겐 당연했던
그 사소한 것들도 나에겐 모두 어려움이였어.

그런데도 곰같은 나는
어렵게 아주 가끔 들었던 네 예쁘다는 말에 설렜고,
오늘도 없겠지 하던 실망 속에 걸려오던 연락에 기뻤어.
고마웠어 너의 사소한 말과 행동, 모든게.

헤어지고 한달이 채 안돼서
니가 나 아닌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음..
슬프지는 않았어 오히려 바라던 일이였으니까.
나 말고 다른 여자도 한번 만나봤으면 싶었거든.
그래야 내가 준 사랑을 한번쯤 그리워하지 않을까
아마도 그 욕심이 제일 컸을거야.

그런데 그 사람 때문에 마음 아파한단 소리를 들었을 땐
혼란스러웠어. 하루종일.

너란 남자도 사랑하는 사람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 복잡해져 보기도 하는구나.

내가 더 화가 났던건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속상해하는 널 보며 마음 아파하는 내가 꼴보기 싫더라.
괴로웠어 뭔지 모를 생각에 사로잡혀서.

하지만

이 끝없는 내 신세한탄과 핑계 속에서
너한테 정말 하고싶은 말은
넌 정말 나한테 지독한 똥차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랑했다고.

다시 만나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걸 알아서
이렇게 끄적여보기라도 해보려고.

쓰다보면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이만 줄일게.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내 마음 다 줄 수 있을만큼 사랑했던 사람이
너여서,

고마웠어.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