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 조교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평범하지만 교수 덕분에 평범한 날들을 보내지 않고 있는 조교라 쓰고 노예라고 읽는 조교나부랭이입니다.
주변 지인들이 저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 하나같이 당장 때려치라고 하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에 하루하루 버티며 계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신세한탄이라도 할 겸해서 지인들이 네이트 판에 글을 쓰라고 하여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수를 소개하자면 한 마디로 '노답' '완전체' 이런 단어들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2016년 대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조교 일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공지사항을 보고 조교를 신청하였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제 발로 들어간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죠.
그저 공지사항에 있었고, 5일 근무가 아닌 3일 근무에, 여교수로 흔히 교수들의 만행으로 나타나는
사건들인 성추행, 성희롱 등의 문제는 벌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괜찮겠다 싶어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교란 모두 그런 것일 까요.
그저 보조 업무를 돕는 것인줄만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 인지. 학교 업무는 기본. 개인적인 일에.
정말 사소한 것 까지 저를 시키는. 그야말로 '핑거프린세스'의 완전체였습니다.
그냥 조교가 아닌 시다바리였습니다.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너무나 많은 일화에 어디서부터 써야 할 지 몰라 시간 순으로 떠오르는 일들을 옴니버스 식으로 여러 일화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 기본적인 소개(혹시 모르는 두려움에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은 살짝 픽션 있습니다.)
- 교수 : 여교수
- 학과 교수 현황 : 핑거프린세스 교수 / 교수 / 교수 / 교수
- 조교 현황 : 본인 포함 개별 교수 조교 4명 / 학과조교 = 총5명
※ 하루 근무 시 해야 할 일
- 출근. 퇴근. 알림 (문자. 카톡. 전화 등) "출근했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 정수기 물 떠오기
- 우편물 가져와 개봉해서 드리기
- 식물 키우기
#1. 제일 반복되는 일상
24시간 본인이 필요하면 언제든 카톡.카톡.카톡.
카톡 답이 없으면 전화.
전화도 안 받으면 다시 카톡.카톡.카톡.
ㅎㅎㅎㅎㅎ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근무시간 외 카카오톡 금지 법안' 들어보셨나요?
그런걸 보면 조금 찔리기라도 했으면 하는데 되려 이러더군요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쉬는 날 카카오톡 금지법 같은게 나온다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뭐가 자랑인건지 저렇게 당당하게 말하며 연락하더라고요.
근무 할 때는. 인터폰 띡 해서 "내 방으로~"
잠시 화장실이라도 가서 인터폰 안 받으면 바로 학과조교에게 연락해서 00조교 어디갔니?~
그와 동시에 제 핸드폰으로 카톡. 전화 ㅎㅎㅎㅎㅎ
그래서 방으로 달려가면 시키는 건 정~말 간단한 것들.
"물 좀 떠다줘~" "이거 복사해줘~" "토너 좀 갈아줘" “책장에서 00책 좀 찾아 꺼내줘”
ㅎㅎㅎ그냥 이런 식입니다. 연락은 무조건 받아야 하고. 안 받으면 받을 때 까지 하고.
별것도 아닌 것으로 연락하는. 말 그대로 지옥의 연락입니다.
이것이 가장 평범한 일상입니다.
아, 하나 덧붙이자면 교수 방은 7층 저는 3층입니다.
호출 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본인이 오르락 내리락 안 하니 아주 마음껏 불러댑니다.
#2. 굳이 두 번 일하게 만듦
우리 핑거 프린세스님은 강의 때 출석도 평범하게 부르지 않아요.
출석 까짓꺼 이름 부르고 체크하면 되는데.
굳.이.굳.이 출석부가 아닌 다른 것에 체크합니다.
체크 방법도 가지가지. 어떤 날에는 저 명단에.
어떤 날에는 유인물 나눠주고 다시 걷어서 그걸 출석으로.
어떤 날에는 출석표란 것을 만들어서 나눠주고 다시 걷어서 그걸 출석으로.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다른 명단에 한 것은 제가 출석부에 옮겨 적어야 하는 것이고.
유인물은 다시 걷은 것 하나하나 제가 확인하여 출석부에 옮겨야 하는 것이고.
출석표는 굳이 제가 또 출석표란 것을 만들어서 나눠주고 다시 걷은 것을 하나하나....... 아시겠죠?
다른 명단은 그나마 낫다쳐도
걷은 것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매우 화나는게.
가-끔 체크하고 숫자 세면 다를 때........................Aㅏ............
내가 잘못 한거지만 근본적으로 왜 이렇게 출석을 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만 듭니다.
#3. 책 심부름
학교에 도서관 ‘책 배달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저에게 책 심부름 시키는 클라스.
도서관을 가기 위해서는 높디 높은 언덕을 지나야 해서 너무나 싫은데 말이죠.
한 번에 10권 넘게도 빌려보았네요.
그 무거운 것들을 짊어지고 빌려오면, ......................그 다음은?
네. 그렇습니다. 그 열권 반납도 다시 제가............................ㅎㅏ 글쓰면서도 화가나네요.
한 번은 ‘책 배달 서비스’를 몰라서 그러나 싶어 나름 잔머리 굴려서 그 서비스를 알려주었는데.
한 세 번 사용했나.
“이 책은 급하니까 지금 갔다와주렴.”
그리고 다시 제게 시킵니다....
그러다 원래는 책이름/저자/출판사 등 검색하고 정리해서 보내주다가
이제는..... 책이름 띡 보내고 검색하고 있으면 가져다 달라고...^_^....................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건 학과조교에게 들은 내용입니다.
제가 쉬는 날에 학과조교에게 책 심부름을 시켰다고 합니다.
근데 그것이 가관인게......
그 때가 주말 지나고 였는데, 학과조교에게 본인이 주말에 학교에 나와서 검색했었는데 대출가능이었다며 빌려다 달라고 한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주말에 본인이 검색해서 대출 가능이었으나, 조교가 없으니 빌릴 수 없어 평일에 조교 나올 때까지 책을 빌리지 않은 것입니다. ^_^
다른 교수님들도 이러시냐고요..? 다른 조교들에게 물어보니 직접 가시거나, 서비스 이용하신다하며 저보고 하나같이 “도서관 책 심부름을 시킨다고요?”하십니다............
ㅎ말하기 전까지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저만 그러는 줄은...............
이게 끝이면 섭하죠ㅎㅎㅎㅎ
책 빌려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꼭 구매를 하는데, 인터넷 구매도 저에게 시키는 경우가 다반사........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는 사이트에서 구매해달라며.....그리고 또 구매해서 책이 오면. 본인이 빌린 책에 표시해 둔 것들 새책으로 옮겨달라 합니다.
정말 손 하나 까딱 안 한다는 것 이쯤 되면 다들 아시겠죠? ㅎㅎㅎㅎㅎ
-------------
음. 어마무시한 일화들이 많은데. 처음부터 터뜨리기엔 아까워서.
나름 필터링하여 글을 적어보았는데. 시덥지 않게 보일 것 같기도 하네요.
어떻게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쓰고 보았는데.
쓰면서 생각나는 부분들도 있고 하니 계속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혹시라도 모르는 두려움에 말투도 딱 정석대로 쓰다 보니 재미가 없는 게 함정이네요.
다음부터는 글도 좀 다듬고. 역대급 소리 들었던 일화들을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저 말고도 갑질교수에 힘든 조교들 모두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