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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 얘기좀 들어주세요. 꼭 봐주세요.

에효 |2016.11.12 18:02
조회 270 |추천 0
안녕하세요.

그냥 22살 여자입니다.

연기전공으로 예술대를 졸업해서 대학로에서 공연하나를 채 마무리 짓지못하고 그만뒀습니다.

원래는 그러지않았는데 어느순간부터 무대에 오르면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연습할땐 잘되던 대사가 생각이안나고 관객들이 저를 비웃는것같아 손이떨렸습니다.

저는 공연때 칭찬을 자주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가끔 혼이 나거나 돈주면서 쓰는배우가 그렇게 연기하면 되냐? 너 자르고 다른배우쓴다? 뭐 이런말을 들으면 불안증세가 심해졌습니다.

또 만약 인터넷에 공연에 대한 악플이 올라오면 그날 연기한 배우들은 페이를 지급하지않겠다는 말에 불안해서 매일 인터넷에 댓글들을 찾아봤습니다.

심지어 공연도중에 백스테이지에서 혼나고 무대위에 다시오르면 무대에서 내가 불안에 떠는게 고스란히 드러나는것같았고 이대로는 무대에 다시오르는게 싫어질까봐 계약기간까지 하지못하고 도중에 그만뒀습니다.

그뒤로는 거의 반년넘게 오디션도 안보고 연기연습도 안하고 알바만하면서 집에서 쉬고있습니다.

제가 연기에 자질이없는것같았고 내가 왜 이길을 선택했지 후회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디가서 하소연할수도 없었습니다.

지인들로부터 네가 좋아하는일해서 부럽다는말도 많이들었고 부모님께도 내가 좋아서 선택한 길인데 힘들다고 말하기가 너무 두렵기때문입니다.

저에겐 남동생이 있는데 대학교 1학년에 군입대를 위해 휴학하고 지금은 알바를 하고있습니다.

저번에 남동생이 10만원을 인터넷영어강의에 쓰고 듣지않고있길래 돈아깝다고했더니 그럼 누나는 지금뭐하고있는데? 뭐라도 하고있어? 아무것도 안하고있잖아 이렇게말했고 엄마도 아무말않고 듣고만있었습니다.

네. 결국 저는 무얼하고있는걸까요. 그 누구에게도 제 진짜 속마음을 얘기할수없을것같아서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제 방에 벽지가 살짝뜯어져있는데 부모님이 장보러가셨다가 다이소에들려 벽지에 붙이는 꽃, 나비모양의 스티커를 사오셨더군요.

근데 제방에는 어울리지않는것같아서 그냥 나비모양 스티커하나만 떼서 튿어진부분에 붙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냥 이거면 된다고하고 나중에 다른데 뜯어지면 나머지는 거기다가 붙이자.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내말을 듣지도않고 스티커를 다 떼서 제방에 붙이더군요.

갑자기 눈물이 나더군요.

왜 내말을 들어주지않을까.

아까부터 안붙인다고 안붙여도 괜찮다고. 여기 튿어진곳만 붙이면된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치 못들은것처럼 제방에 붙이고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울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아까부터 괜찮다고. 안붙여도된다고 말했는데 왜 아무도 내말 못들은척해? 내가 아까부터 괜찮다고 놔뒀다가 다른곳 튿어지면 붙이자고 말했잖아!

그랬더니 엄마랑 아빠가 어이없다는듯이 쳐다보시더군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빠는 출장때문에 주말에만 올라오시는데 솔직히 많이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예전에 아빠가 잔소리하시는데 대들었다가 뺨을 맞았었거든요.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제가 우니까 어이없다고 하시는데 정말 관객들 표정이 생각나는겁니다.

그냥 다 모르겠습니다.
뭐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모르겠네요.
사람들앞에선 늘 웃는얼굴로 밝게있었습니다.
근데 이제 사람들과 어떤얼굴로 어떻게 대화하는지 막막하고 힘듭니다.

저 이제 어떡하면좋을까요.
울면서 두서없이 써서 읽는데 불편하시다면 죄송합니다.
꼭 댓글로 많은 조언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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