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조언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 들어서 여기다 써요.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대생입니다. 작년 작년 이맘때쯤에 너무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차마 어디다가 털어놓을수도 없어서 여기다가 써봐요.
저는 어릴때부터 외모 컴플렉스가 있었어요.
네 성형으로도 고칠수 없는 외모입니다.
피부는 까맣고 광대는 앞으로 심하게 튀어나와있고 비율은 5등신이나 될까 말까.....피부는 선천성 아토피에 눈은 눈동자 반 이상이 가려지는 심한 안검하수, 피부 문제로 성형 수술도 어렵습니다.
어릴때부터 외모로 인한 놀림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남자애들에게는 물론이고 여자애들 사이에서도 왕따를 당했어요.
하긴 저같아도 보기만 해도 밥맛 떨어지는 얼굴을 친구로 두고 싶지는 않을겁니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이런 제가 그나마 따뜻한 관심을 받을수 있느건 공부뿐인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국제중 특목고 그리고 명문대 합격까지.......
대학교 들어와서는 제2의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좋은 사람들만 만났고 저를 외모가 아닌 성격과 성실성으로 봐주는 동기들을 만나 잘 지냈습니다.
주말마다 마음이 맞는 동기 3,4명이랑 격주로 장애학교로 봉사를 갔어요.
원래 장애학교에서 저희의 업무는 청소,중고등학생 장애우들과 피구,지하실에서 장애우들의 부업(예를 들면 양말 상자에 넣기,나사 끼우기 등등 장애우들이 용돈 벌이로 하는 수작업)을 도와주는것 입니다.
그 날도 항상 하던 그런일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저희를 담담하시는 관계자 선생님께서 기존에 주기적으로 오시던 성인봉사자들이 그만두셨다고 저희에게 장애아동과 같이 놀아주는 봉사를 부탁했습니다.
사실 이 봉사는 단기적으로 오는 사람들 한테는 잘 맡기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도 잠깐 왔다 가는 사람에게 정을 주고, 그 사람들이 다시 장애학교를 방문하지 않으면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한다고 해서 저희에게 앞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계속 방문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정말 설레는 마음이였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제껏 해왔던 청소나 피구 부업도와주기는 직접적으로 의미있는 봉사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인형을 가지고 놀아주는 봉사는 제가 항상 상상해오던 봉사였기때문입니다.
장애아동이 있는 건물로 이동하면서 저는 얼마나 설렘으로 가슴이 부풀어 있었는지 모릅니다.
저희가 담당하는 아이들은 6~7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 4명 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약 20평 조금 넘는 가정집 같은 곳에서 있었습니다.
저희를 인솔해주신 선생님은 저희와 아이들을 1:1로 짝지어주고 아이들과 놀아주라는 말은 하신뒤 잠깐 볼 일이 있으시다면서 나가셨습니다.
제가 담당하게된 아이에게 "ㅇㅇ아 안녕~언니 이름은 ㅇㅇㅇ이야~~"라고 말울 건 순간 그 아이는 저한테서 확 돌아서서 "이 언니는 못생겨서 싫어"라고 소리지르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서는 제 동기중 하나를 가르키면서 "나도 저 예쁜 언니랑 놀고싶다고!"라고 울부짖었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표정관리가 안됐습니다.
그 동기가 굉장히 당황해서 제 눈치를 막 보는 와중에 제가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그럼 ㅇㅇ이는 저 언니랑 놀고 ㅁㅁ이(예쁜 동기가 담당했던 아이)는 언니랑 놀아볼까? 언니 인형놀이 엄청 잘해~"라고 말했더니 갑자기 ㅁㅁ이가 울면서 저를 가르키더니 "나도 못생긴 언니 싫어!!! 지금 예쁜 언니가 좋다고!!!"라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럽고 또 이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너무 놀라고 정말 참혹스러웠습니다.
속으로는 이미 울고싶었지만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들이 뭣 모르고 하는 얘기라는걸 알기에 그래도 제가 수습해야겠다 싶어서 다른 동기 2명이 담당했던 아이들과 제가 담당하는 아이를 바꿔보려고 했으나 그 둘 역시 제가 놀아준다는 말 한마디에 '나도 못생긴 언니랑 하는 인형놀이는 싫다'라는 말과 함께 친구들을 따라 울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상자 안에 있는 인형을 꺼내서 공주 흉내도 내보고 시녀 흉내도 내보면서 다가갔지만 제가 다가올수록 더 큰 소리르로 아이들은 울었습니다......
순식간에 제 못생긴 외모로 울음바다가 된 방 안을 보며 정말 당혹스럽고 비참했습니다.
아이들이 악의가 없다는것을 알기에 더 비참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아이한테 나는 인형놀이를 정말 잘한다고 인형을 꺼내들며 달래보았지만 아이는 못생긴 언니는 쳐다보기도 싫다면서 아예 드러누워서 팔다리를 휘두루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아이가 계속 예쁜언니랑 할꺼라고 울었고, 예쁜동기가 담당했던 아이는 이 언니는 나랑 놀꺼라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기는 중간에 껴서 제 눈치를 보면서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그 동기가 더 이상 곤란해 하지 않게 제가 , 제가 담당했던 아이한테 "그럼 ㅇㅇ이 ㅁㅁ이랑 같이 저 예쁜언니랑 놀까? " 라고 말해주었더니 이내 울음을 그치고 그 동기한테 가버렸습니다.
동기한테는 미안하지만 너가 2명을 담당해줄수 있겠냐고 물어봤더니 ,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기는 정말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한바탕 소란이 끝난줄로만 알았습니다....
예쁜 동기쪽으로 가버린 ㅇㅇ이가 갑자기 저를 가르키면서 못생긴 언니는 방 안에 있는것도 싫다고 우리집에서 나가라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가 울기 시작하니 이내 나머지 3명의 아이 모두 그 아이를 따라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4명의 아이가 못생긴 언니 내보내라고 우는 그 혼란속에서 저는 너무 당혹스럽고,비참하고, 죽고싶은 마음이였습니다.
다른 동기들이 제 눈치를 보고 쩔쩔매면서 아이들에게 그런말은 하는게 아니라고 나무랐지만 그 가르침이 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못생긴 제가 한공간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4명의 아이가 짜증을 내니 제가 거실에서 부엌쪽으로 문을 닫고 나갔습니다.(거실과 부엌 사이에는 옆으로 열고 닫을수 있는 미닫이 문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부엌으로 다 뛰쳐나와서 거기 있는거 다 안다고 아예 우리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쫓겨났습니다.
이미 충분히 비참하지만 그 곳에 더 있으면 죽고싶어질것 같아서 나왔습니다.
동기들의 괜찮냐고 묻는 문자가, 아이들은 우리가 잘 교육시킬테니 조금만 있다가 들어오라는 문자가 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30분도 안된 사이에 일어난 이 모든일들이 제 인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그 뒤로 장애학교를 더 이상 찾지 않았습니다.
동기들에게는 장애학교 측에 그 날의 일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장애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제 외모로 인한 그 날의 일이 다시금 오르내리는것이 저에게 더 상처였습니다.
그 동기와도 한동안은 어색했지만 겨울방학이 지나고 다시금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저는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그 날의 일은 악몽이 되어서 저에게 찾아옵니다.
꿈 속에서도 아이들은 못생긴 제가 싫다고 울고, 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보기 위해서 인형을 들고 어설픈 공주와 시녀 흉내를 내면서 다가가지만 다시금 버림받습니다.
외모는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 일까요?
저는 노력해도 영영 한계가 있는 사람일까요?
다들 그 날의 일을 잊은것 같지만 저는 영영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