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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생각없이 고백하고 연애하고싶다.

|2016.12.29 20:55
조회 4,511 |추천 12

어...
사실 뭐 글같은거 많이 써보지않았고
쓸 일이 있을줄도 몰랐는데 쓰려니까 뭔가 어색하네요.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구랑 저랑 서로 감정이 있어요.

근데 서로 무서워서 연애를 할 생각은 못하는것같고.. 되게 어물쩡한 상태로 일년을 살고있어서.. 조언을 좀 얻고자 글을 써요

여기 이 동성판도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고난 후에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알게된 곳이고요

이 곳도 많이 들어와본 곳은 아니다 보니까 잘은 모르지만..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분들이나 연애하고계신 분들도 꽤 계신것 같고.
고민글 같은거 올라오면 되게 조언도 열심히 해주시길래 한번 올려봐요.

막 진짜 게이카페? 이런곳은 무서워서 들어가보지도 못했어요. 걍찌질..ㅋ

처음부터 말하자면 얘랑은 이제 곧 19년지기 되는 뱃속부터 부랄친구에요.

얘 부모님이랑 저희 부모님 그리고 또 한 가족이 더 있는데 이렇게 6분이서 서로서로 소개해주면서 어느정도 친분만 있다가 나중엔 우연히 다 근처에 집을 구하게 되면서 엄청 가족처럼 친해지게 되셨고

서로 자녀들 낳으시면서 걍 대가족처럼 자랐어요.

서로서로 집이 뛰면 1분 2분 이정도로 가까워서 너집 내집 구분없이 흡사 응팔같이 자란거같아요.

근데 그중에서도 남자인 사람이 저랑 얘밖에 없다보니까 서로 더 마음도 잘맞고 통하는것도 많고 의지하면서 지낸 것 같아요.

근데 저희 나이 차가 다 거기서 거기다보니까 초등학교는 다같이 다니게 되고 그러다보니 어렸을땐 딱히 둘만 있을 시간이 없었는데

중학교를 둘이 같이 남중으로 가게되면서 둘이 있을시간이 부쩍 늘어나게 됐고.
심지어 둘이 성격이 너무 잘맞아서 게임하거나 그럴때빼곤 거의 싸운적이 없던 것 같아요.

그때까진 그냥 친구로써 너무 잘맞는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까지 같이 올라가게 되고하면서 좀 감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처음 고등학교 올라오고나서 얘가 하는 행동이 진짜 이상한거에요.

1학년때 반이 달랐는데 새로사귄 반애들이랑만 있을라하고 전 신경쓰지도 않고
말걸어도 귀찮다치아라 이런식으로 나오니까
서운한것보다도 너무 빡쳤어요 정말

제가 성격이 처음에 조금 낯을가리는 편이라 중학교때도 학기초엔 얘한테 좀 심적으로 의지하고 했던게 있었고 얘도 그런걸 알텐데 도와주는거까진 안바래도 얘까지 나한테 힘들게하는건 아니지않나싶었어요.

그래서 한참 스트레스받고 있다가 얘한테 말을 해야할거같아서 야자 끝나고 할 말 있으니까 집에 같이가자고 했는데 대답을 안하길래 그렇게 하는걸로 안다고 반 앞에서 기다리겠다고했는데

야자 끝나고 지 혼자 애들이랑 가버린거에요.

그래서 아 진짜 뭘까 싶었죠.
그 날 너무 빡쳐서 이모한테 죄송하다고하고 집까지 찾아가서 데리고 나왔어요.

좀 예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뭐 나한테 불만있나 있으면 말로해라 이런식으로 소리쳤던거같아요. 그런데도 얘가 반응없고 아니다
그냥 됐다 이런식으로만 대답을 하니까

뭔진 모르겠다만 나도 더이상 뭘 어떻게 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나도 됐으니까 너 알아서 하라고 했던것같아요.

그러고나서 2달을 넘게 서로 쌩까고 지냈어요.
가족끼리 모일때도 한사람이 나가면 한사람은 안나가고 둘 다 안나가거나 이런식으로 안만날라고 했고.

그러다가 한번 누나들생일에 가족끼리 모이게 됐는데 전 미리 아침에 누나집 찾아가서 선물주고 못갈것같다고 미안하다고 오늘 가족들이랑 시간 잘 보내라고 하고 하고 말았어요.

가족들중에 유일하게 누나들만 얘랑 저랑 사이 안좋은걸알아서 잘 이해해주고 넘어갔고.

전 그냥 할짓없으니까 딴 친구집가서 라면끓여먹고 피시방가서 롤하고 그랬어요.
근데 9시인가 얘한테 막 전화가 오는거에요.

전 놀라기도했고 얘가 뭔데 나한테 전화를 하나하고 처음엔 무시를 했는데 계속 오길래 피시방 시간도 끝나가고 그냥 나와서 전화를 받았더니

어디냐고 집앞으로 오라고 생떼를 부리는거에요.
저희 가족들이 다 개방적이기도하고 어른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저녁에 모여서 밥먹다가 얘한테도 술을 계속 먹이셨나봐요.

얘는 또 주는대로 받아먹고 취해가지고 전화를 한거에요.

그래서 얘 찾으러 갔더니 그냥 인사불성이길래 저희집으로 데리고들어갔어요. 집엔 아무도 없는상태였고.

얘가 막 침대에 앉아서 울먹거리더니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길래 내가 됐고 왜그랬냐고 그러니까 이유를 못말한다고 그래도 미안하다고 다 진심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이런식으로 계속 그러더라고요.

아무리 캐물아도 대답을 안해주고 미안하다고만 하길래 걍 포기하고 괜찮다고 잠이나자라고 하고 재웠는데

이 날을 기점으로 다시 잘해주더라고요.
전보다 훨씬?
저도 그냥 얘도 나름에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말았고.

근데 그뒤로부터 얘가 하는 행동에 좀 설레고?
그랬던거같아요.
그냥 엄청 배려해준다라는 느낌이 계속 들고하니까
자연스럽게 의지도하게 되고.

같은반이 아니다보니까 학교에서도 붙어있고 싶어서 보충 같은거 신청해서 듣고 나중엔 둘 다 심화반들어가게 돼서 야자도 같이하게됐어요.

그때까지도 제가 얠 이성적으로 좋아한다곤 못느꼈는데 개교기념일이었나 얘랑 둘이 놀러가기로 했던적이 있는데

그 전날에 침대에 누워서 내일 뭐 입고가지 뭐 먹지 얘랑 뭐 하지 하면서 혼자 설레하고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순간 느꼈죠. 그게 처음으로 감정을 인식한날?인거같아요.

내 자신한테 뭐지 싶다가도 막상 같이 있으면 좋으니까 그냥 딴거 다 무시하고 같이 있고싶어했던것같아요.

근데 이게 저 혼자 일방통행은 아니었고 어느정도 암묵적으로 서로 감정이 있는것 처럼 행동을 했던거같아요.

그러다가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보충도 다 끝난시기 맞춰서 가족들끼리 여행을 갔어요.

저희는 가족여행을 어렸을때부터 항상 3가족이 같이 갔거든요. 그때도 마찬가지였고.

항상 여행을 가면 2층짜리 팬션을 하나빌려서 놀다 엉켜자고 이랬었는데 이번엔 아는 분이 좀 지원?을해주셔서 호텔같은데에 2인1실을 쓰게됐거든요.

그래서 저랑 얘랑 같은방을 쓰게됐는데
씻고나와서 밑에 오락실이랑 노래방이랑 이런거있길래 갔다가 냉장고 열었는데 호텔에 술이랑 물 이런거 구비돼있잖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이거 먹어도되냐고 한캔씩만 먹겠다고 해서 허락맡고 둘이 침대에 앉아서 먹었는데 많이 마신게 아니다보니까 막 취한건아닌데도 좀 들뜨고 분위기도 꽁기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얘 얼굴 쳐다보고있다가 장난식으로 내니한테뽀뽀하면욕할거냐고했더니 얘가 웃으면서 욕하기만할라고때리기도하겠지 이러길래 저도 웃으면서 됐다 했더니 얘가 정말 0.1초? 입술을 댔다가 떼는거에요.

전 완전 벙쪄서 뭐냐고했더니 되게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이랬어요.

그래서 제가 니나좋아하냐했더니 니는? 하길래 난 잘모르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너랑 같은 마음인거같다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어느정도 마음을 확인을해야할까 처음으로 고백아닌고백을했고
2학년올라오면서 같은반이 돼서 둘이 하루종일 붙어있고 손잡고 싶을 때 손도 잡았고 가끔씩 뽀뽀도 했어요. 그렇게 1년 가까이를 지내면서 설레는일도 너무 많았고 감정도 더 커졌고 내가 얠 진짜 좋아하는구나 하고 인정도 하게됐어요.

근데 그러다가도 어느정도 선을 긋게 되더라고요.
진짜 쓰레기같긴한데 우리가 서로 이렇게 지내고있긴하지만 사귀는건아니야. 이러면서 자꾸 합리화시키게되고..

그냥 사귄다라고 우리사이를 정의하게 되는게 무서운것같아요. 뭔갈 책임져야할것같고 죄책감도들고.

얘도 제가 그런생각을 하는걸알고 이해해준다고 말하는데 너무 미안하고 그래요.
얘 이야기 들어보니깐 자긴 이렇게 될줄알고 처음에 이런감정 느꼈을때 일부로 저 무시하고 그랬던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니까 감정적으로만 생각하면 얘랑 정식적으로 사귀고 애인이다 하는걸 인정받고 싶은데
이성적으로 생각하게되면 그러는게 너무 어려운것같아요.. 특히 얘 부모님을 잘 알고 저한테도 부모님같은 존재다보니.

지금도 좀있으면 얘 만나러가는데 막상 만나면 아무생각도 안나고 너무 좋고 그러는데.

내가 이렇게 좋아하고 날 좋아해주는 사람 만날 수 없을것같은데 그냥 앞뒤 안재고 만나는게 맞는걸까요.

그냥 처음부터 제가 게이였고 성정체성이 잘 정립이돼있는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얘한테 이런감정을 느끼기 전까진 이런적이 없다보니 너무 어렵네요.

일단 쓰다보니까 길이 많이 길어진것같은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혹시나 이런경험이 있으시거나 조언해주실 수 있는 분은 댓글 좀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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