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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날은 안옵니다.

라푼젤 |2008.10.24 01:56
조회 229 |추천 0

제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취업싸이트를 한참을 보다가
종교는 기독교지만 점이라도 보러 가야하나.... 허한 맘 붙잡고 글남깁니다;

 


제 나이 내년이면 서른입니다.

교사를 하라는 부모님 말씀 안듣고 굳이 미술을 한다고 바락바락 해서 미대를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마냥 미술이 좋았었죠. 나중의 직업을 생각하거나,

나중에 하고 싶은 일따윈 생각지 않았었습니다.

 

졸업후 실내디자인과는 아니였지만 어쩌다 미대라는 명분상 인테리어 설계를 시작하게되었습니다. 위에서 취업싸이트를 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인테리어 설계를 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인테리어 설계를 한지도 6년차... 대리입니다.
맨날 지하철 끊기기전까지나 아님 새벽까지의 야근에, 주말에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 허다하고,

야근수당이나 휴일수당 이런건 당연히 없습니다.

일한 시간에 비해 연봉은 짜디 짜다고 소문이 자자하죠.

 

집은 자러만 들어가고 개인약속 같은건 허다하게 깨야하는 약속이 되버립니다.
칼퇴근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일이 없어도 습관적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야하는 상황이 오죠;
윗사람들 눈치에 시간이 흐를수록 직급이 높아질수록 그 무서운 습관들이 자리잡아 갑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둬야지 그만둬야지 수백번 수천번 다짐합니다.

그러면서 5년이 지났습니다;
차라리 그때 그만 두고 다른걸 찾을껄... 지금은 늦었다고 좀더 버티자 좋을날이 올꺼야 라고 다짐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 후회만 반복합니다.

 

갑에서 일을 받아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해야하는 일의 특성상 언제나 언제나 바쁩니다.
디자인적 생각을 하는 여유따윈 고려하지 않는 시간, 그러면서도 디자인적 요소는 바라는....
그래서 항상 야근을 해야 정해진 시간내에 제출을 할수 있는거죠.

 

아침눈떠 출근때부터 깜깜할때 지하철을 타러 가는 퇴근순간까지

자는 시간 6시간 빼고는 회사의 노예입니다.

 

좀더 버티자 좋을날이 올꺼야
좀더 버티자 좋을날이 올꺼야
좀더 버티자 좋을날이 올꺼야

.

.

그런날은 안옵니다.

 

일이 자신이고 자신이 일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같이 지극히 평범한 개인시간이 간절한 사람이라면 안옵니다.

 

예전엔 직책만 높아짐 편해질꺼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크나큰 착각이죠.
제위 과장님 차장님 설계 총괄 이사님... 어느 한분 제시간 퇴근 하시는 분 없으십니다.
그분들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같이 야근하는데 저만 힘들겠습니까
그분들은 직책의 의무감으로 저보다 훨씬 힘드시겠죠.
일이 자신이고 자신이 일인 사람들 이신가 봅니다. 그래서 그 직책까지 버티시는거겠죠.

 

예전엔 단순히 도면만 그리고 칼라링만 하는게 재밌어서 내일이구나

나한테 맞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제 직책이 올라가면서 다른감각이 필요하더랍니다.
이젠 직업에 대해 매력도 흥미도 잃었고 이제와 느끼는건 감각도 없다는거죠.

 

그래서 이제는 못하겠습니다.

 

또 시간 지나서 후회하는 반복을 이번엔 하지 말이야겠습니다.
이제라도 다른 직업 찾아서 가봐야겠다고 매일 퇴근때마다 다짐합니다.
그러곤 컴터 앞에 앉아서 구직 싸이트를 뒤지다 또 막막해지죠;

 

대학교 내 전공으로 돌아갈까
내가 지금 잘 할수 있는건 캐드 포토샾 일러스트... 이런종륜데
사무직을 하더라도 워드같은 프로그램 다룰수 있어야 하는데 능숙하지 못합니다;

 

많은거 바라지도 않고 그냥 제시간 출근해서 제시간 퇴근하고 일한만큼 돈받는거 바랍니다.
친구들은 인테리어 그거 할거 못된다며 그만두라고 계속 얘기하죠.
차라리 결혼을 하라고 합니다.

 

결혼이 있네요.... 그래도 희망이랍시고 결혼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이 힘들다고 결혼으로 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능력이 늙을때까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버텼습니다.

 

제 판단이 틀린건지... 지금은 몸도 마음도 힘듭니다.
예전엔 몸만 힘들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능력이 부족하다 느껴지니
제 자신이 그렇게 한심할수 없습니다.
이럴꺼면서 그렇게 힘들어 했었나 고집피웠었나 생각듭니다.

 

아직 늦는 나이 아니겠죠
내년에 서른... 다시 처음부터 직장생활 찾아봐야한다는거 늦지 않았음 합니다;
그런데 멀해야 할지... 내가 멀 해야 할수 있을지 그것조차 알지 못합니다.
조언 받고 싶은데 주위에 그럴 분이 없는거 같습니다;

 

제가 스므살땐 십년뒤 제모습이 이런모습은 아니였는데... 말이죠
다시 고등학교때로 부모님 말씀 들을수 있었을 때로 돌아갔음 좋겠습니다.

혹시나 저와같은 경우였던 분들의 조언듣고 싶어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렸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잠시 있었던 대학교 갓 졸업했던 꼬맹이가 한말이 생각나서 덧붙이고 갑니다.

 

"왜 인테리어 시작했어?"
"제가 직접 설계하고 제가 꾸민 집에서 살고 싶어서요~ 그리고 머쩌보이자나요"

 

그렇게 대답하던 꼬맹이... 한달내내 야근하더니 일찌감치 그만두더군요.
전 말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다 싶을때 알고 나갔던 꼬맹이가 기특합니다.

무슨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일이 자신이고 자신이 일인 사람이 되지 않는한
인테리어를 겉멋으로 도전하긴 힘든직업인거 같습니다.

 

이제와서 깨달은 저에게 질책하면서...

그래도 늦게라도 마음먹은 스스로에게 결정 잘했다고 못박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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