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팔다리가 후들거리고 몸이 떨리고 눈물이 멈추질 않지만 한 번 써볼게요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전 올해 18살.. 아직 학생임
최근에 화분 받을 일이 생겨서 요며칠간 화분 배달이 자주 왔었음
일단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은 나는 한국이 아닌 외국에 살고있음. 한국과 되게 가까운 나라.
이곳에서 살았던 기간에 비하면 아직도 이 나라 언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함. 기본 의사소통과 단어 조금씩 알아듣는 정도..
오늘 점심에 엄마랑 동생은 점심약속 때문에 나가고 나는 혼자서 드라마 보면서 공부하는 중이였음
누가 벨을 누르면서 뭐라 하길래 뭐지? 하고 그 문에 달려있는 조그만 구멍으로 봤더니 배달원 같이 보이는 남자가 화분 들고 있었음..
그래서 또 '아 화분 배달 왔네'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열었음 왜냐하면 이때까지 항상 잘 받아왔기 때문에...
배달부 아저씨는 키도 되게 크고 등치도 있었음. 나이는 40대 후반정도?
배달부 아저씨가 화분 어디에 놓냐 얘기하길래 그냥 귀찮기도 하고 집에 혼자 있어서 그냥 문 바로 앞 신발장 위를 가르키면서 여기에 놓아달라고 했음
근데 그런 이상한 낌새가 있잖아요? 자꾸 아저씨가 나 쳐다보는것같고... 거실도 불 꺼져있고 그래서 나 혼자 집에 있다는거를 느꼈나봄
자꾸 시간을 끄는거임.. 정말 이상하다고 느낄정도로.
혼자 있을 때 택배나 배달도 잘 안받지만 정말 가~끔가다 한 번씩 받을 때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정말 낌새가 이상한거임
화분 놓자마자 자기 핸드폰을 꺼내면서 이거 사진 찍어야겠네~ㅎㅎㅎ 이러면서 또 나 한 번 보고... 나 위 아래로 스캔하고... 자꾸 집 두리번거리고...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정말정말 이상했음
나는 남자도 한 번 사귀지 못한 모쏠인데 그냥 이 아저씨가 이러는게 그냥 너무 무서웠음.
최대한 겁먹지 않은 척 하려고 했지만 티가 났나봄. 자꾸 날 보면서 웃음.
진짜 그냥 개무서웠음... 핸드폰은 아직도 방에 있는데... 집 전화로 전화해야하나... 나 엄마아빠 번호 못외우는데... 소리를 질러야하나... 앞집은 여행갔는데... 옆집은 집에 자주 없는데... 정말 별 생각이 다 들었음
은근슬쩍 자꾸 나한테 말걸면서 (난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자꾸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물어보고... 션머션머... 막 그랬음 정말 누가봐도 아 이 사람 시간 끄는거구나 느껴질 정도로...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뜬금없이 '이거 너희 화분 맞아?' 이러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배달 하고 우리 신발장 위에 놓기까지 했으면섴ㅋㅋㅋㅋㅋㅋ 내가 어이가 없어서 응 아마 그럴거에요~ 이제 다 끝났나요? 이랬음
진짜 무서웠고 너무 떨렸지만 그래도 용기내서 말한거였음
그랬더니 아저씨가 잠시만~ 이러면서 또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더니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음
통화하다가 (그 와중에 계속 나 스캔중) 나를 바꿔줬음
"누구세요?"
"응 ㅇㅇ아 그거 받아도돼 아빠 앞으로 온거야"
아빠였음... 아빠였음.............
난 정말 안도감에 다행이라고 느꼈고... 아빠한테 이 아저씨 이상하다고 말할 틈도 없이 그냥 네~ 받았어요~ 이렇게 말하고 그냥 끊음 아저씨가 날 너무 쳐다보고 있었음... 응시하고 있었음
정말 이 분위기와 이 낌새... 그리고 내가 느끼는 이 모든게 너무 싫었음. 사실 싫은것보다는 무서웠던게 훨씬 컸음
아저씨가 또 핸드폰 하면서 혼잣말 뭐라뭐라 하는데 나는 일단 98%를 알아듣지 못했음. 뭐 비밀번호 뭐시기 뭐시기 하는데 그냥 내쫓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음
나도 세게 나가야겠다 싶어서 아저씨 폰할 때 팔짱끼고 아저씨 계속 째려봤음. 무서웠지만 그래도 째려봤음.
그랬더니 아저씨가 한 번 보더니 문 밖으로 나가면서 ㅎㅎ여기 밖에서 하고있을게~ 이러는데 그냥 문을 쾅 닫아버렸음
아마 아저씨 조금 당황했을수도 있을거임 왜냐하면 내 생각에는 아저씨는 문을 닫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그냥 문 밖에서 하겠다는 의미였던 것 같음
문 닫자마자 문 잘 닫혔는지 확인하고 바로 내 방으로 뛰어갔더니 마침 아빠한테 전화가 오고 있었음.. 아빠도 내가 혼자 집에서 그 화분을 받았던게 마음에 걸렸던지 잘 받았냐고 전화 온거였음
전화 받는데 그냥 다리가 풀려버렸음. 너무 긴장했던탓에...
난 아빠 목소리 듣자마자 그냥 안도감에 눈물이 터져나왔음.. 아빠한테 아저씨가 이상했다고 대충 얘기했더니 바로 엄마한테 전화하라고 해서
내가 엄마한테도 전화해서 다 얘기하고... (내가 처음에 오열하면서 아니...흑흑흑 화분 배달 아저씨가.... 흑흑흑 이랬더니 엄마 카페였는데 막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였음... 계속 무슨 일 있었냐고 소리지르고....)
엄마가 금방 오겠다고... 그래서 내가 엄마 혼자 오지 말고 아주머니들이랑 같이 오라고 하고 있는데 또 누가 문을 두드렸음.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울 엄마 또 소리지르시면서 절대 문 열어주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셨음.
난 또 궁금한거 못 참는 성격이라, 그냥 조용히도 아니고 발자국 소리 쿵쿵 내면서 가서 문 구멍 봤더니... 또 그 헬멧 쓴 아저씨였음. 정말 무서웠음....... 엄마 오기 전까지 한 5분동안은 계속 두드렸음.
결국에 엄마와 아주머니들 올 때쯤에는 아저씨는 가고 없었음.
배달한답시고 우리 집에 들어와서 나 계속 기분 나쁘게 쳐다보고... 우리집 둘러보고. 우리집 입구까지 들어와서 계속 시간끌고 이상한 낌새 풍기던 아저씨... 정말 저주하고싶음.
방금도 또 다른 화분 배달에 누가 벨 눌렀는데 나는 이제 벨 트라우마, 배달 트라우마 걸릴 것 같음... 정말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살기에는 너무 무서운 것 같음. 항상 조심해야하고...
그 아저씨가 우리 아빠한테 통화 한 기록이 있어서 그 아저씨 번호는 이제 받았는데, 사실 여기는 외국이기도 하고 말도 그만큼 잘 안통하고.. 무엇보다 경찰에 신고하면 우리 편이 아니라 그 아저씨 편을 들어줄 것 같음. 워낙 애국심이 쓸데없이 강한 개같은 나라라서.
정말정말 기분 더럽고... 우리 엄마 아빠도 정말 많이 화난 상태.......
사실 아까 혼자 집에서 점심 먹고 오랜만에 카페가서 공부할까 했었는데... 하.... 내가 카페 갔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내가 인생 살면서 정말 큰 위기를 느꼈던게 오늘임... 정말로 무서웠음. 무엇보다 말도 잘 안통해서...
정말 그 아저씨가 천벌 받았으면 좋겠음....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