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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서 미안해.

슴일곱 |2017.01.06 17:40
조회 121 |추천 1

안녕, 나야. 잘 지내? 아마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제 2017년이야. 2016년도 길지는 않았지만 잠시 동안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설렘도 너로 인해서 느껴봤고, 다시는 못할 줄 알았던 사랑이라는 것도 해봤네. 내게는 너는 진짜 특별한 사람이었어. 동갑이었지만 배울 점도 많았고 생각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던 나를 성장시켜준 것도 너였어. 근데 말이야 참 이상하다. 오래 사귀지도 않았는데 한참을 잊지 못했어. 물론 지금도 완벽히 잊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네 전화번호를 기억할 때 잠시 생각을 하는 것 보면 이제는 조금 무덤덤해진 건지도 모르겠네.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찾아올 때, 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계절에 널 처음 본 날이 아직도 기억나.친구 들에게 항상 말하던 이상형이 내 눈 앞에 있는데 정말로 한눈에 반할 수 있다는 말을 그때 느꼈어.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 솔직히 눈을 땔 수 없을 만큼 예쁘더라. 그래서 나 계속 쳐다봤잖아 네 눈만. 나중에 너도 처음에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고. 그 뒤로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면서 우리는 연인이 되었는데. 흔히 ‘봄이 찾아왔다’ 라는 말들을 쓰잖아. 딱 그거였어 내 기분이. 그렇게 봄날만 계속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넌 내게 정말 과분한 사람이었던 만큼 나도 그에 따라 맞춰가려 노력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어. 그래서 사소한 거짓말들과 또 너를 크게 실망시키는 거짓말도 했었어. 정말 후회해. 언젠간 내게 너는 이런 말을 했었어. 난 너의 겉모습과 배경을 보고 만나는 게 아니고 너라는 사람이 좋아서 만나는 거라고. 그때 아차 싶더라. 내 솔직한 모습을 좋아해줬던 네게 나는 더 괜찮은 사람이고 싶어서 너를 속이고 신뢰를 잃게 하고 그로 인해서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가는 너를 왜 나는 알지 못했을까. 처음으로 내게 그만 만나자고 했던 날도 기억나네. 한참이나 생각에 빠져서 아파트 계단에 앉아서 너와 오랜 시간을 통화했어. 그때는 붙잡는 내게 다행히도 머물러줘서 정말 고마웠어. 또 나는 네게 투정도 많이 부렸어. 남자인 친구들이 많은 네게 만나지 않으면 안되냐는 어린애처럼 행동했고, 그로 인해서 불안해하기도 했어. 그런데 참 이기적이지 나도 널 믿지 못했음에도 왜 나를 믿어주기를 바랬을 까. 정작 넌 나를 믿어주었는데 나는 왜 너를 믿지 않았던 걸까. 아니 믿지 않았다기 보다는 왜 그렇게 계속 불안해 했을까. 네가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은 마음에 너를 가둬두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많이 답답했지? 늦었지만 정말 미안해. 나를 이해하고 또 이해하는 너를 보면서 네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 나로 인해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또 나도 그걸 원했어. 문득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참 잘 맞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바람이 차가워져 가을을 떠내 보낼 시기에 너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기억도 나. 그때 서로 속 깊은 이야기도 하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느꼈어. 서로의 아픔도 알아가면서 그렇게 나는 너를 더 사랑하게 됐어. 물론 우리도 다투는 날이 있었어 그때마다 너는 나를 이해해주고 화해를 하게 됐는데. 그게 아닌가 봐. 같은 문제로 다투는 너는 어느새 지쳐갔었고 나는 그걸 알지 못했어. 내가 더 잘해야지 라는 생각은 네게 더 이상 아무 소용이 없어지게 된 거야. 진짜 후회된다 넌 나를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봐줬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왜 그렇게 했던 걸까. 왜 나는 매번 욕심을 부리면서 네게 더 좋아 보이려 했던 건지 모르겠다. 너와 함께 놀러 갔던 곳 또 함께 있었던 일. 내게 너에게 해줬던 요리들 또 그걸 맛있게 먹던 네 모습. 모두다 여기에 담고 싶지만 그것도 내 욕심인걸 알기 때문에 꾹 참아볼게. 아마 그런 일들을 쓰다 보면 난 또 한참이나 너를 생각하고 힘들어 질 것 같기도 해. 어쩌면 힘들기를 원하는지도 모르겠어. 우리가 헤어진지 벌써 3달이 되가는 것 같네. 난 어제서야 네 사진들을 지웠어.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음식과 취미 습관 들을 적어둔 메모들도 지웠어. 너무 늦게 지운 것 같아서 미안해. 미리 지웠어야 했는데. 근데 지웠는데도 네가 그립고 보고싶고 좋아하는 감정은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 그래도 잊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할게. 그리고 SNS와 메신저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어, 아니 보지 않았어. 하루에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이나 생각이 났는데도. 참았어. 이거는 잘했지? 아,,, 두서없이 끄적거린 글인데 타자를 멈추고 싶지가 않네.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기억들을 일기처럼 적어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 너만 괜찮으면 만나서 얘기하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버린 게 정말 슬프네. 난 아마 오랫동안 다른 사람에게 머물 수 없을 것 같아. 고마워. 아직 나는 이 기억들을 다 지우기가 싫어. 너만 허락해준다면 조금만 더 머물다가 갈게. 날씨가 추워졌다. 부디 겨울이지만 따듯한 날들이 계속되길 바랄게. 아, 그리고 드라마에 관심 없던 내게. 네가 처음으로 보여준 드라마 있잖아. 그 드라마 정말 재밌었는데. 지금은 종영됐지만 우리가 함께 누워서 보던 그 드라마. 나 너랑 헤어지고 나서는 보지를 못했어. 그 드라마가 끝나버리면 우리도 정말 끝날 것 같아서. 그리고 난 아직도 그 드라마를 보지 못하겠어. 네게 전화를 했을 때 울리던 컬러링도 네 벨소리도 잊지 못할거야. 너와 함께 봤던 영화를 혼자서 몇번이나 다시 봤어. 그 날 영화를 보며 내 손을 잡고 내 귀에 속삭이던 네 말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다시 봤어. 그리고 사실 너 몰래 네가 사는 동네를 한번 다녀왔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1시간 정도 우리가 같이 장을 봤던 곳 또 밥을 먹었던 곳 쉬어갔던 곳을 돌아 다니다가 왔어 우연히 라도 널 봤으면 좋았을 텐데. 또 얘기가 길어지네 미안해 2017년도에는 부디 꼭 행복하기를 바랄게. 정말 미안했어 그리고 많이 고마워 나처럼 못난 친구를 만나줘서 진짜 고마워.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말은 진심이 아니기에 하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너를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하길 바랄게. 몸 조심하고 언젠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고마워. 많이 좋아해 아직. 2017년 1월 6일 오늘도 여전히 보고싶다.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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