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짬날때 직장에서 톡을 즐겨보는 사람입니다.
스물 셋 여자이구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저희집은 제가 중학교때 아빠가 사업실패로 건강이 극도로 안좋아지셔서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 후 7년동안 남동생과 엄마와 셋이서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업실패전까지는 아빠 사업이 잘 되어서 풍족하진 않아도
평범하게 부족함없이 살았었구요. 근데 사업실패 후 무너지는거, 그거 한순간이더라구요.
그래서 엄마는 아빠 간병하며 식당일을 시작하셨어요.
결혼 후 직장한번 다닌 적 없던 엄마가, 아빠 병원비를 감당해내기 위해
혼자 열심히 일하셨었구요. 전 학생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네요..
돌아가시기 전에 31kg까지 살이 빠진 모습의 우리아빠.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구요.
그렇게 엄마는 지금까지 쭉 식당일을 하셨어요.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시려 노력했었고, 경제적으로는 힘들지만
제가 전문대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등록금도 어떻게든 잘 마련해서 졸업할 수 있었구요.
주위에서 엄마에게 혼자 애들 키우는데 힘들지 않냐. 원하면 좋은사람 소개해주겠다. 생각해봐라..
하지만 엄만 재혼생각 없다. 그냥 너네랑 이렇게 지내는게 좋다.라며 꿋꿋하셨어요.
그러나 어느 날,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겁니다. 그게 불과 2년전 일인데요.
누군가 했더니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실장 아저씨랍니다.
나이는 엄마와 동갑이구요. 처음엔 정말 싫었어요. 왠지 엄마를 빼앗긴것 같은 느낌과,
절대 재혼할 생각없다는 엄마에 대한 배신감이랄까요.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듣자하니 전 부인과는 이혼했구요. 술,담배 좋아하고
가끔 술먹고 엄마한테 전화하는것도 다 들리고..
얼굴을 언뜻 본적이 있는데 인상... 정말 무섭더라구요..
엄마에게 울면서 난 엄마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거 싫다고,
그리고 만날거면 그래도 괜찮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는데,
왜 맨날 술,담배 좋아하는 그 아저씨냐구요. 엄마는 저에게 말씀하시길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구요. 많이 외로웠고, 일만 해서 힘들었다고.
5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고 하시더라구요..
역시나 전 이해가 되기도 하고, 그동안 힘들었을 엄마생각하니까
같은 여자로써 안스러워보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2년을 그 아저씨와 교제중이신데,
얼마전엔 동네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가는걸 제 친구와 함께 있는데 만났어요..
제 친구도 봤죠.. 그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 어찌나 밉던지..
이제는 엄마를 이해하는 마음이 더 컸는데 다시 아저씨에 대한 미움이 커지네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새벽 늦게 들어오시는 엄마.
굳이 왜 늦게 들어오시는건지 물어보지 않아도 짐작이 가잖아요..
고등학생인 남동생은 그때까지 잠도 안자고 기다린답니다..
그리고 어젠 그 아저씨와 싸우셨는지 집에서 통화하면서 울고 계시더라구요..
어찌나 속상하던지, 그래도 남여가 만나는데 좋고 행복하려고 만나는거지,
그렇게 속상하려고 만나는거 아니잖아요.. 물론 남여가 만나면서 좋은 일만 있는건 아니지만요..
그래서 아침에 출근해서 이렇게 글을 남기네요..
엄마가 그 분과 절대 재혼할 생각은 없는거 알지만,
가끔 그렇게 늦게 들어오시고, 그분땜에 속상해하시는거.
옆에서 지켜보기도 참 힘이드네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엄마를 이해하는것. 그것 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