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9세, 고려 무장 출신 도깨비 김신.
그는 수많은 적을 물리쳐 고려를 지켜낸 영웅이었으나 간신의 이간질로, 왕의 질투심으로 인해 자신의 일가와 왕후인 여동생을 죽음에 맞딱드리게 한 운명을 지닌 사내였다. 백성들에게 있어서 그는 왕위의 또 하나의 왕..왕보다 더 사랑받는 자였으나 전지전능한 신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피조물, 그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죄를 지은 죄인임에 분명했다. 그리하여 神은 그가 도깨비로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것은 백성들의 염원이 담긴 상이자, 수많은 생명의 목숨을 앗아간 죄의 벌이기도 하다고 했었다.
900년이 넘는 영생의 삶.
주위 가까운 이들의 생명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그의 삶을 이제는 끝내고 싶었지만, 어디에도 도깨비 신부의 존재는 찾을 수 없었다. 무려 900년동안이나.. 그렇다면 900년 동안은 신의 벌이었고, 은탁이 잉태되는 그 순간부터 신은 그의 벌을 사할 준비가 되어있던 것이 아닐까.
인간은 네 번의 生을 산단다.
씨를 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지은탁은 이제 겨우 첫번 째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연인은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이고..도깨비의 벌은 끝났으나 사랑하는 연인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中天에 남았고. 9년의 방랑 끝에 겨우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 만난 둘의 사랑이 너무나 짧았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희생적 삶을 끝낸 은탁은 분명 하늘로 올라가서 신과 담판을 지었을 것이다. 더이상 도깨비가 외롭지 않게 그의 곁으로 돌아가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아마 배려 깊은 신은 허락해 줬을 것이다. 많은 생명을 죽인 김신에게는 벌을 내렸으나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택한 그녀에게는 분명히 상을 내렸을 테니까. 그리고 그 담판을 짓느라...저승사자와 써니보다 환생이 늦어졌던 게 아닐까
저승사자가 마지막으로 주어진 임무를 마무리할 때, 그 임무가 사랑했던 여인의 목숨을 거두는 것이었지만.. 둘은 슬프지 않았다. 함께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으니까.. 써니의 생은 세번째였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더 함께 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이 또한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
信은 오래 기다렸다. 분명 그녀가 다시 올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렇기에 이전과는 다르게, 쓸쓸함 속의 기다림을 온전히 견뎠으리라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이 또 늙어가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더라도.. 다시 돌아오겠다고 연인의 약속이 있으니까..그리하여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세번의 생이 아직 남아있으니 그는 기꺼이 기다릴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생이 끝나는 날 그 역시도 그녀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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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덕후적 성향이 강한 편이라 영화나 드라마에 한번 빠지면 늘 주구장창 그것에 대해서 골몰하는 편이예요.
어제 드라마의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는 그래..이렇게 끝났구나 했는데...별 느낌 없었는데..
아까 드라마 ost 들으며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거예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해피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긴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힘들어야할 김신이지만 그는 분명 전만큼은 슬프지 않을 거예요.
아직 그녀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불멸의 생으로 인해..아직 세번 더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