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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재가 만든 캠핑용 전골요리, 밀푀유나베

Nitro |2017.02.02 15:19
조회 111,328 |추천 251

지난번 글에 어떤 분이 댓글로 기숙사 들어가기 전에 부모님께 요리를 해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 하나 추천합니다.


 

예전에 캠핑(http://blackdiary.tistory.com/1142)갔을 때 만들어 먹었던 밀푀유 나베.

캠핑 음식이라면 간단하게 빨리 만들 수 있으면서 조리도구 여러 개 쓸 필요 없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뜨뜻한 국물을 먹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에 선택한 메뉴입니다.

스킬렛 하나에 다 만들 수 있는데다가 재료를 썰어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준비도 간단하고, 국물도 먹을 수 있고, 모자라면 남은 국물을 이용해서 추가로 요리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재료는 쇠고기, 깻잎, 배추, 각종 버섯들입니다.


 

배춧잎을 한 장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줍니다.

고기는 샤브샤브용으로 쓸 수 있는 쇠고기면 다 됩니다. 주로 차돌박이나 우삼겹 부위를 얇게 썰어달라고 해서 사용합니다.

고기 위에는 깻잎을 올려줍니다. 깻잎 외에도 청경채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쌓기를 계속 반복.


 

배춧잎, 고기, 깻잎, 배춧잎, 고기, 깻잎... 이렇게 3층이나 4층 정도 쌓아주면 됩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쌓아놓은 상태로 비닐 랩을 둘둘 말아서 가져오면 더 편했을 것 같네요.

캠핑 나오면 의외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라 집에서 준비 할 수 있는 건 준비 해오는 편이 좋습니다.

아침 먹고 출발하면 점심 먹을 무렵 도착해서, 집에서 만들어 온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으로 식사를 하고, 텐트 펴고 짐 좀 정리하면 어느 새 저녁 식사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오니까요.

편하기로는 당근, 양파, 감자, 햄 등을 다 썰어서 지퍼백에 넣어서 가져온 다음 카레 끓여먹는 게 캠핑 요리중에서 라면 다음으로 가장 간단한 거라던데, 문제는 이 경우에는 밥을 따로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전골 끓여서 건더기 다 건져먹는 동안 국물에 쌀 좀 부어넣고 죽을 끓여먹으면 스킬렛 하나로 다 만들 수 있지요.


 

쌓아놓은 고기와 채소를 약 3~4cm 간격으로 잘라줍니다. 

냄비 깊이가 깊을 경우에는 4~5cm 간격으로 잘라도 되는데, 이번에 갖고 온 스킬렛 깊이를 감안하면 3cm 정도가 적당하네요.

밀푀유 나베는 가지런히 늘어놓은 모양이 예쁜 게 포인트인지라 전골 냄비가 따로 없다면 좁은 냄비를 사용하느니 차라리 후라이팬에 끓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썰어놓은 고기와 채소를 스킬렛 가장자리에서부터 빙 돌아가며 차곡차곡 쌓아줍니다.

가운데에는 손질한 버섯이 들어갑니다. 

원래는 십자로 칼집 낸 표고버섯이 가운데 들어가야 하는데 한인마트에선 말린 표고밖에 안 남아있던지라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양송이를 센터피스로.

채소가 겹쳐진 모습이 천 겹의 나뭇잎 같다고 해서 밀푀유, 전골 요리니까 나베. 합쳐서 밀푀유 나베입니다.


원래 밀푀유(Mille feuille)는 프랑스 디저트로, 파이 크러스트에 크림을 발라 층층이 쌓은 과자나 케이크입니다. 

파이 크러스트가 구워지면서 부풀어오른 밀가루 반죽의 층이 만들어 내는 모습이 수많은 나뭇잎이 겹쳐진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요.

얼핏 보기에는 천 겹이라고 하면 대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펴서 접고, 펴서 접는 것을 열 번만 해도 (2,4,8,16,32,64,128,256,512,1024) 천 겹을 넘어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일일히 쌓아서 칼로 자르는 밀푀유 나베 쪽이 더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나베는 일본어로 냄비(鍋). 냄비에 넣고 끓이는 일본식 전골요리를 말합니다. 

예전에 버섯전골(http://blog.naver.com/40075km/220904305485)을 만들면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식 스키야키와 나베요리와 한국식 찌개와 전골의 구분은 참 애매합니다. 

스키야키와 전골은 재료를 먼저 구워먹다가 소스나 국물을 부어서 먹고

나베요리와 찌개는 처음부터 재료를 끓이는데 아예 국을 끓이는 것과는 다르게 육수를 좀 적게 넣는게 다르지요.

그런데 찌개와 전골의 구분을 얼마나 세게 간을 하느냐, 즉 반찬의 개념이냐 독립요리의 개념이냐로 나누기도 하고

불 앞에서 바로 건져먹느냐 끓여와서 먹느냐로 구분을 하기도 하며

스키야키도 관서 지방 오리지널은 재료를 볶아먹는 반면, 관동 지방에서는 나베요리에 버금갈 정도로 육수나 소스를 부어먹기도 하는 바람에 개념이 이래저래 섞이면서 딱 하나로 정의내리기 힘든 요리의 범주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캠핑 나와서 요리하는게 좋다고 해도, 육수를 우려낼만한 여유는 없는지라 집에서 가져온 육수를 사용합니다.

다시마와 멸치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춥니다. 

좀 더 풍성한 맛을 내려면 마늘과 무, 양파, 대파, 새우, 표고버섯 등을 추가로 넣어서 우려내기도 합니다.

쉽게쉽게 가자면 고향의 맛 다시다, 내지는 마법의 묘약 라면 스프를 섞어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롯지 무쇠팬은 터프한 맛에 사용하는 요리도구라서 그냥 캠프 파이어 위에 올려두고 끓여도 되긴 하지만

그렇게 객기 부려봤자 재와 그을음으로 더러워진 스킬렛 밑바닥 닦을 사람은 정해져 있는 관계로 그냥 얌전히 그릴 위에 얹어서 끓여줍니다.

캠핑한다고 별별 물건들을 다 싸들고 왔으면서도 정작 다들 쓰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안 들고 다닙니다.

캠핑하면 그릴이지! 숯불로 모든 걸 해결한다! 라며 웨버그릴에 숯하고 장작만 잔뜩.

다음에는 휴대용 난방기구를 하나 사면서 부탄가스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레인지도 장만해야 할까 싶습니다.

다들 이렇게 캠핑 장비가 하나씩 늘어가다가 결국에는 핵전쟁 대비용 준비태세 지경까지 도달한다던데 걱정이네요.


 

다 끓여낸 밀푀유 나베.

찍어먹는 소스는 간단하게 간장에 와사비 조금 풀어서 찍어먹을 수도 있고, 달달한 칠리소스를 찍어먹어도 되고, 

샤브샤브에 많이 이용되는 참깨소스(참깨+육수+식초+설탕+간장+마요네즈+땅콩버터)를 만들어서 찍어먹어도 좋습니다.


원래는 건더기 건져먹고 나서 남은 국물에 죽을 끓여먹거나, 우동사리나 국수를 넣고 끓여먹거나, 국물을 졸여서 밥을 넣고 참기름에 김가루 뿌려 볶음밥을 해먹거나 하는 식으로 배 부를 때까지 이것저것 추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게 밀푀유 나베의 매력인데...

12인치 스킬렛에 꽉꽉 채워넣은 음식의 양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건더기만 건져 먹었는데도 다 못 먹어서 결국 남기고, 음식 남긴 걸 그냥 두면 야생동물들이 습격할 수도 있다기에 눈물을 머금고 버렸네요.

다음부터는 소형 스킬렛에 만들어 먹어야 할 듯...

추천수251
반대수8
베플부끄|2017.02.04 15:23
저도 한번 만들어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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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30대|2017.02.04 19:01
저도 시부모님 해드렸는뎅...왕 좋아하고 어렵지 않고 맛없기가 더 어려운...짱이였어요 ㅎㅎㅎ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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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솔직한세상|2017.02.02 18:31
맛있겠다^^ --------- http://pann.nate.com/talk/335748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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