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처음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서툴러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질 것 같지만 끝까지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중학교 때 이혼을 하셨고
저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버지 곁에 좋은 분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내키지 않았지만
제가 언제까지나 아버지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정말 다행이고 그 분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릴 적부터 많이 싸우셨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폭력적인 상황은 없었습니다.
그저 말로만 다툼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기 전 별거 생활 하셨었는데
그동안 저는 엄마와 살았습니다.
1년 남짓 된 것 같은데. 그 1년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처음 2~3개월은 엄마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기억들입니다.
변명일 지 모르지만, 당시 저는 중학교 2학년이었고, 한참 사춘기 시절에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철없고 어렸습니다.
더군다나 제게는 의지할 형제자매도 없었기에
저는 그저 엄마에게만 의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늘 전화하면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셨습니다.
너한테 이런 가정을 만들어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하지만 깨져버린 가정보다도 저를 더 절망스럽게 했던 건
엄마 였습니다.
엄마는 술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술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를 좋아하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종 새벽에 늦게 들어오시는 엄마가 부부싸움의 원인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버지와의 별거생활 동안에도 여전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없으니 더 늦게 들어오셨고, 새벽 3시 이후로도 종종 들어오시곤 했습니다.
저는 그 텅 빈 집에서 혼자 미친듯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 허전함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제가 12시가 넘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면 거의 받지 않으셨습니다.
받으실 때는 늘 곧 갈게 라는 말만 남기고 끊으시곤 했습니다. 물론 곧 오신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요.
그렇게 저는 거의 혼자 내버려져있었습니다.
저녁에 학원을 마치고 오면,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숙제를 하고. 혼자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엔 혼자 밥을 먹고.
학교에 가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철저한 이중생활.
혼자서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텅 빈 집에서
차가운 거실 바닥에 앉아 우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와 같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고
엄마는 곧 갈게 라는 말씀을 하시고는 끊으신 듯 했습니다.
전화가 끊기지 않았더군요.
끊으려는 찰나,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시끄러운 와중 엄마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뭐가 그리 재밌으신지 웃으시더군요.
녹음을 했습니다. 정말 손이 떨렸습니다.
다음날 녹음본은 들려드리지않고,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얼버무리시며 옆 테이블 소리라는 군요.
그 뒤로 한 번씩 전화가 오면 안방에 들어가 받으셨습니다.
이때까지 단 한번도 그러신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며칠 후 엄마의 핸드폰을 봤습니다.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한 번이 아닌 것을.
별거 기간 중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혼 후가 아닌.
엄마에게 따졌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왜 핸드폰을 보냐며 오히려 제게 화를 내시더군요.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아버지와 살 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텅빈 집에서, 그렇게 목이 쉬어라 울며 두고두고 다짐했습니다. 엄마와 연을 끊겠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다짐한 이후로는 아무런 간섭도 관심도 엄마에게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빨리 모든 게 끝나버리길 바랐고 빨리 아버지와 살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자연스레 저와 엄마간 싸움도 사라졌습니다. 싸울 일이 없었으니까요.
그 와중에도 엄마는 저를 이용하시더군요. 아버지께 이혼 할 때 엄마에게 돈을 조금 더 많이 주라고 말해보라며.
아무렇지 않게 그 말을 웃으면서 하시는 엄마의 얼굴을 보니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지더라고요.
엄마가 친구와 전화하시는 내용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최대한 많이 뜯어내야한다고. 그동안 돈 많이 받아내라고.
아버지와 살게 된 뒤, 들은 얘기입니다.
별거 기간 중 아버지가 생활비를 주셨는데, 제 학원비를 통튼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 정도를 받아가셨답니다. 하지만 막상 아버지가 제 학원비를 알아보니 100만원 정도도 되지 않았답니다. 당시 저는 엄마에게 돈이 없으니 아끼라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는데 말이죠ㅋㅋㅋ
저는 다짐한 뒤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엄마의 전화번호를 수신 거절로 설정하고, 문자도 스팸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버지와 살게 된 뒤로 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스팸을 확인해보면 와있는 구구절절한 문자들과 제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아버지께 전화해 욕하며 난리 치기를 여러번. 배정받은 고등학교를 아무데도 알리지 않았는데도 이미 알아냈더군요. 뿐만 아니라 사촌도 연락이 오고, 저와 조금이라도 연관있던 엄마 지인 분, 엄마 친구에게도 연락이 왔습니다. 물론 답장 않았고요.
잘 지내다가도 엄마 관련 일이 생기면 안정된 상태가 무너져내렸습니다. 학원을 가야하는데 가끔 집 앞에 찾아오면,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쥐죽은듯 있었습니다.
문자로 여러번 장문을 보냈습니다. 제발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하지만 엄마는 엄마얘기만 하시더군요. 너무 힘들다고. 갑자기 왜 그러냐고.
통화를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리 제가 소리를 치며 연락하지말라고 발버둥쳐도, 똑같았습니다. 여전히 제 얘기는 들으시지도 않더군요. 그저 본인이 힘든 이야기만. 심지어는 아버지가 본인과 통화를 못하게 하냡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너를 보내지 않았을거라고. 어이가 없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변한 게 하나도 없으시더군요.
며칠 전 핸드폰을 바꾸며 번호도 바꾸었고, 카카오톡 계정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어제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이젠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혹여나 엄마가 집앞에 있을까 아래층에 내려 조심히 계단으로 걸어올라가고, 모르는 전화는 아예 거절하지도않고 내버려둡니다 꺼질때까지. 크면서 조금은 변한 제 얼굴을 알아볼까봐 사진도 올리지않고, 카카오톡 프로필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번호를 바꿔도 끝이 없고, 이러다 제 학교나 학원까지 찾아와 난리를 치실 것 같네요.
마음같아서는 차라리 한국을 떠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떻게 해야할 지 제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